교사 절반이 "과중한 행정 업무가 문제"
교사 절반이 "과중한 행정 업무가 문제"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0.05.12 21:25
  • 수정 2020.05.13 0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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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업무 과감히 덜어내기 위한 사회적 논의 필요”
현장의 어려움은 "스스로 해결한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이 '과중한 행정업무'를 교육활동에 방해가 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교육활동에 집중하기 위한 일 순위 과제 또한 ‘행정 업무의 교육지원청으로의 이관’이라고 답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2일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 교원들의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을 수렴하기 위해 2019년 10월 1일부터 12월 6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전교조 교사뿐 아니라, 전국 유치원 초‧중‧고‧특수교사 49,084명이 참여했다. 결과는 당초 2월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늦춰졌다.

교육활동에서 힘든 점으로 유치원 초‧중‧고‧특수교사 모두 과중한 행정업무(50%)를 꼽았다. 특히 유치원 교사 비율이 79.5%로 가장 많았다. 정성호 전교조 사무처장은 “유치원에는 행정실 직원이 없어서 예산과 집행을 교사들이 진행해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2년간 교육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경험에 대해서도 과도한 행정업무와 국가의 잘못된 교육정책(66.2%)을 택했다. 학생의 폭언, 폭행(41.0%)이 다음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집중하기 위한 과제도 ‘행정 업무 교육지원청 이관으로 교육활동 보장’(62.3%)으로 나타났다.

학교 현장에서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교사가 스스로 해결한다’는 답변이 43.8%로 가장 많았다. ‘동료 교사에게 도움 요청(22.4%)’, ‘공개되거나 논란이 되는 게 힘들어 포기(10.5%)’가 그 뒤를 이었다. 정성호 사무처장은 “교사의 교육활동 문제는 학교 공동체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며 “교사가 현장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학교 내부에서 어려움을 밝히고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정성호 사무처장은 “어렵게 교원에 임용되고도 교육현장을 떠나는 선생님이 많다. 현장의 선생님이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을 알기 위해 시작한 조사”라며 “학생을 가르치고 학부모와 관계를 맺는 등 교사 본연의 역할을 하는데 부수적인 행정 업무가 많은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권정오 위원장은 설문조사를 근거로 “과중한 행정업무 폭증과 학부모 민원이 교사의 역할을 방해하는 요인”이라며 “행정업무를 과감히 덜어내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학교 내 교육활동 향상을 위한 사업 계획도 발표했다. ▲교사의 학교 행정 업무 폐기 및 이관 ▲실효성 있는 민원 해결 방안 마련 ▲학교 내 노조 간 소통을 위한 협의체 결성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을 위한 교육 제도 개혁 ▲학습량 감축과 교육과정 적정화 ▲교원 1인당 학생 수 감축 ▲입시제도와 대학 교육체제 개편 등을 추진해서 교사는 양질의 가르침을 제공하고, 학생은 보다 즐거운 교육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다.

12일 열린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기자회견 ⓒ 참여와혁신 백승윤 기자 sybaik@laborplus.co.kr
12일 열린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기자회견 ⓒ 참여와혁신 백승윤 기자 sybaik@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