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돌봄 노동자는 영웅이 아니다
의료·돌봄 노동자는 영웅이 아니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5.18 00:00
  • 수정 2020.05.18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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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최전선, ‘버텨낸 노동’이 ‘헌신’으로 포장된 현실
의료와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지금 다시 생각해야

커버스토리 ➏ “SAFE WORKERS, SAVE LIVES” 안전해야 구한다

한 장의 포스터는 ‘지금’을 보여주고 있다. 환자는 간호사의 품에 안겨 힘겹게 숨을 쉬고 있다. 간호사는 동료가 기대는 버팀목이기도 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대유행인 현재, 만국의 간호사들이 하고 있는 역할이다. 그래서 간호사들은 영웅이 됐다. 박수를 받는다. SNS 인스타그램으로 ‘덕분에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 #의료진덕분에. 문재인 대통령도 지목을 받아 캠페인을 이었다.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는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에게 힘이 될 것이다.

같은 포스터는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환자를 품에 안은, 동료의 버팀목이 된, 그래서 박수를 받는 간호사의 눈에 초점이 없다. 박수를 받고 있다고 보기에는 기쁘지 않은 얼굴, 이마에는 땀이 흐른다. 간호사는 사실 영웅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인간이다. 포스터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SAFE WORKERS, SAVE LIVES : 노동자가 안전해야 목숨을 구한다. 격려와 응원, 그리고 일하는 의료노동자가 안전해야 의료진에게 진짜 힘이 될 것이다. 비단 간호사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코로나에 취약한 아이와 노인과 장애인에게 가장 밀접해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번지니 ‘다시’ 의료와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리고 ‘노동자 안전 - 공공성 강화 - 목숨을 구하는 것’ 이 세 가지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묻고 있다.

PSI 국제공공노련 포스터
PSI 국제공공노련 포스터

코로나19 최전선, 의료와 돌봄 노동자
‘버텨낸 노동’이 ‘헌신’으로 포장된 현실

① 코로나19, 대구 동산병원에서의 한 달
만 29세, 올해로 5년 차, 서울 소재 대형병원 중환자실에서 계속 일해 온 숙련 간호사 A씨는 3월 한 달 동안 대구 동산병원으로 파견을 갔다. 스스로 코로나19 최전선으로 향했다. 그처럼 두 팔 걷고 대구로 향한 간호사들이 많다. 그들의 노동이 코로나19의 폭발적 확산을 막았다. 그러나 많은 코로나19 환자를 살린 그들의 노동이 정작 자신들의 영혼을 살리지는 못했다.

“파견 다녀와서 소진됐다고 하는 간호사들이 많아요. 소모품이라는 생각을 하고 학을 뗀 간호사들이 많거든요. 다시 이런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누가 나설까요?”

A씨는 소진과 소모라는 말을 꺼냈다. 그가 다녀온 대구 동산병원의 경우 두 시간씩 일을 하고 교대를 했다. 교대로 간호 현장에서 환자를 돌본 시간은 총 4시간이었다. 준비와 마무리 시간까지 합하면 시간은더 늘어난다. 준비를 위해 레벨D 보호복을 입고 필요한 짐을 챙기기 위해서는 30분이 걸린다. 마무리 시간에 소독하고 보호복 벗고 씻는 데 30분 정도가 걸린다. 1시간이 추가되는 셈이다. 중환자 긴급 상황이 걸리면 와중에 인수인계를 할 수 없으니 노동시간은 1~2시간 더 늘어난다. 보호복을 입고 일하면 땀이 얼마나 많이 나고 힘든지 이미 많이 알려졌다. 찜질방에서 몇 시간을 집중해 환자를 돌본다.

환자만 돌보면 다행이었다. 코로나19 환자와의 접촉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역설적으로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하는 간호사들은 더 많은 접촉을 한다. 환자실 청소, 환자 식사 운반 및 정리, 엑스레이 보조, 서류 업무 등 다른 직무까지 다 맡아야 했다. 의사가 환자와 대면해 결정해야 할 것들을 대신하기도 했다. 노동 강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숙련 간호사가 부족해 문제를 겪기도 했다. 대구 동산병원에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한 중환자실을 만들면서 각급 병원에 인력을 요청했다. 사실상 몇 명 보내지도 않았고 보낼 수도 없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어느 정도 숙련된 중환자실 간호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여타 병원에서 자신들의 중환자실을 운영하기 위해 간호사를 지원할 수 없었다. 부족 간호 인력을 정부에서 충원했다. 급하니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일한 간호사가 아니라 간호 면허는 취득했지만 몇 년 동안 일을 안 한 간호사들이 현장으로 왔다. 현장 경험이 없는 갓 임관한 간호장교들이 파견오기도 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충원된 간호 인력들이 중환자실 경험이 없거나 짧으니 중환자실 장비는 물론이고 중환자에 맞는 간호를 제공하지 못했다. A씨는 그렇게 4주 간 대구 동산병원에서 노동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을 쉬었다. 2월 후반 코로나19 감염이 급증세를 보였을 때, A씨 동료 간호사의 경우 10일 연속 근무 혹은 8일 연속 근무 이후 휴일이 주어지기도 했다.

그나마 마스크 지급은 제대로 됐을까?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 정부에서 물량을 조절했던 시기(2월 후반)에 마스크가 가장 필요한 간호사들에게 마스크는 돌아가지 않았다. 영웅적 헌신이라 포장된 A씨와 그의 동료들의 노동은 ‘버텼다’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간호사들의 잔혹한 현실로 이뤄졌다.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간호한 파견 이후 자가격리는 잘 이뤄졌을까? 다행히도 A씨가 파견 간 대구 동산병원의 간호사들은 2주의 자가격리를 받았지만, 자가격리를 받지 못한 간호사들도 있었다고 A씨는 동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리고 A씨는 자신이 보낸 3월 한 달에 대해 한 마디로 표현했다.

“간호사가 방패였어요.”

② 돌봄 노동자의 성실함?
지난 5월 1일, 노동절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은 SNS에 ‘제130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코로나19’의 힘겨운 일상도 새벽부터 거리를 오간 배달·운송 노동자, 돌봄과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성실함으로 지켜질 수 있었습니다”라는 문장이 담겨 있는 글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감사 표시를 했다시피 돌봄 노동자들의 노동은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영유아·장애인의 생활과 활동 지원하면서 코로나19에도 모두가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돌봄 노동자의 성실함으로만 인정받기에 그들의 희생은 컸다. 전덕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사무국장의 한 마디로 알 수 있었다.

“마스크까지 지급 안 되는 것은 심하지 않나요?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2011년부터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성동구에서 일한 전덕규 사무국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한 2월 말부터 현재까지 ‘마스크 한 장’과 ‘손소독제 하나’를 받았다. 전덕규 사무국장은 보건복지부에 문의했다. 돌아온 답은 “활동지원예산은 장애인 이용자 예산이지 노동자 예산이 아니다”라는 말이었다. 노인을 돌보는 시설요양보호사와 재가요양보호사, 영유아를 돌보는 보육교사의 현실도 마찬가지였다. 마스크는 없거나, 본인이 직접 구매하거나, 빨아 쓰거나였다. 장민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재가요양지부 지부장은 “아들이 받은 공적마스크를 뺏어 썼다”고 웃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을 들려줬다. 심지어 “어르신 집에 방문하면 어르신들이 마스크가 없어서 사비를 털어 마스크를 사서 씌워드린 적도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실직과 수입 감소가 발생하고 있다. 장애인활동지원사와 재가요양보호사의 경우 ‘이용자(=장애인과 노인)’가 코로나19 감염을 걱정으로 돌봄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아 돌봄 노동을 할 수 없고 실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직은 곧 돌봄 노동자의 수입을 감소시키는 직접적 원인이다. 또한 한 명의 돌봄 노동자가 다수의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경우 코로나19로 이용자가 서비스를 거부하게 되면 당연히 이용자 수가 줄고 수입도 줄게 된다.

이러한 일뿐만 아니라 부당한 일도 돌봄 노동자에게 발생했다. 일명 ‘페이백’이라고 불리는데, 개별 노동자가 월급을 받고 다시 사용자에게 일부를 강제적으로 돌려주는 상황이 보육 노동 현장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었다. 함미영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보육시설 원장들이 급여를 주고 현금으로 다시 돌려달라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페이백 불법을 신고하면 지자체에서 감사가 나오는데, 어려우니 자발적으로 결정한 일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서명을 강요한다”고 밝혔다. 어린이집이 휴원을 하는 경우 보육 노동자의 개인연차 소진, 무급휴가 등이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코로나19로 보육 노동자가 부당 대우나 노동 조건 악화를 겪지 않기 위해 영유아들이 어린이집을 퇴소한 만큼 보육료를 지원하겠다고 했음에도 말이다.

돌봄 노동자들의 성실함은 돌봄 노동자들의 ‘희생’과 ‘강요된 헌신’으로 아슬아슬하게 지탱되고 있었다. 그러나 돌봄 노동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분노는 하지만 한두 번 있었던 일이 아니라고 했다. 코로나19로 더 드러났을 뿐이지 돌봄 노동자들의 부당한 노동 과정이 코로나19로 갑작스레 생긴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전에도 이미 보육현장은 아수라장이었는데…”

“재가요양보호사들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에 둔감할 수밖에 없어요. 뭐 워낙 자주 있었던 일이라…”

3월 24일 오전 국회 앞에서 진행된 ‘코로나19 사태, 제대로 된 감염병 대응을 위해 공공의료 대폭 확충하라’ 기자회견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4월 2일 국회 앞에서 '코로나19+21대 총선,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이 요구한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민간 영역에 맡겨진 사회서비스

경쟁이 모든 걸 해결해줄 것이라는 시장의 신화는 국가의 사회서비스 공급에도 전파됐다. 사회서비스 공급을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다수의 민간기관이 시장 내에서 경쟁을 하다보면 서비스 질이 올라 갈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러다보니 현재 사회서비스 공급 거의 대부분이 민간에 맡겨져 있다.

사회서비스 민간기관의 난립은 돌봄 노동자들이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민간기관은 수많은 동종 업체와 경쟁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이용자의 모든 요구를 돌봄 노동자가 받아들이게 하기 때문이다. 한 명의 이용자라도 뺏기면 결국 기관의 수익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기 때문이다. 돌봄 노동자가 부당한 대우에 개선조치를 하는 경우 실직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당신 아니어도 할 사람 많다’는 것이 이유이다. 장민화 지부장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말이 있다. 재가요양보호센터장들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아유… 선생님, 그런 건 그냥 해주셔도 되는데…”

노인 요양을 위한 돌봄 서비스의 범위를 넘어선 가사 노동을 요구받는 경우에 센터장에게 현장의 현실을 토로하면 돌아오는 말이었다. 이용자의 손자 운동화 빨래와 같은 일, 화장실 청소, 설거지, 마늘 까기 등. 장민화 지부장은 “전 가정부가 아닌데 말이죠”라고 말끝을 흐렸다. 정부가 규정한 돌봄 서비스 범위를 넘어선 노동은 물론 성희롱·성폭력 사례도 빈번하다. 그래도 센터는 돌봄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돌아오는 센터장의 말은 같다.

“아유… 선생님, 어르신이 농담으로 하신 건데…”

모든 것을 노동자가 감내하는 구조를 만든 사회서비스 공급의 민간화로 인한 폐해는 이전부터 있었고, 코로나19로 드러난 폐해 역시 돌봄 노동자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치부됐다. 그리고 그것이 돌봄 노동자의 헌신으로 포장된 것이다.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의료 강국인 대한민국이 숙련된 간호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현실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숙련 간호 인력 부족 현상을 낳은 것이 아니라, 애초에 숙련 간호 인력이 부족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대처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대구 동산병원으로 파견을 다녀온 A씨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대부분이 민간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간호사 교육훈련 비용을 사립 병원들이 감당하기 싫은 거죠. 그래서 주먹구구식으로 중간 연차의 간호사들이 신규 간호사의 교육을 떠안는 거죠. 매뉴얼도 보상도 없는 상황에서요. 그러다보면 일은 일대로 있고 지치고, 금방 그만 두게 되고요.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예요. 그렇게 또 대충 교육받은 저연차 간호사들이 중환자실 맡고 신규 간호사 교육하고. 병원 입장에서도 연차가 쌓인 숙련 간호사보다 신규 간호사들이 있는 게 인건비도 절감하고 좋죠.”

“재난 상황이 오면 이 인력으로 대처를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자기네 환자들 보기 바쁜데 파견 보내겠어요?”

의료와 돌봄의 사회화
공공성을 강화하자

코로나19로 의료와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꽤나 익숙하다. 지난 메르스 사태에서도 똑같이 나왔던 말이다. 메르스 사태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대한민국의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문제는 오랜 숙제였다.

의료와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는 무분별하게 시장화, 민간화된 의료와 돌봄 서비스 체계에 공적 규제를 강화하자는 요구를 시민들에게 설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두 분야의 공공성 강화가 오랜 숙제였지만 아직까지 현실화되지 않은 이유는 공공성 강화 여론이 시민의 입에 계속 오르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공공성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비슷한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코로나19의 효과적 대응은 민간병원 덕분이라고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현실은 다른데도 말이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 교수는 “분석 결과 전체 병상의 10%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 4명 중 3명을 진료한 반면, 전체 병상 중 90%를 보유한 민간병원은 나머지 1명만 진료하는 데 그쳤다. 평소 질이 떨어지고 적자를 낸다고 찬밥 취급을 받던 공공병원이 위기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살펴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이 계속 높아져 가는데도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이른바 ‘빅5’ 병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는 채 10명이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론에 기고했다.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장도 같은 의미의 질문을 던졌다.

“대구·경북 지역에 4만여 개의 병상이 있었는데, 입원이 필요한 코로나 환자 5천여 명을 왜 입원시키지 못했을 까요? 민간병원이 환자를 제대로 안 받았기 때문 아닐까요?”

“대구 동산병원이라는 민간병원이 엄청난 역할을 한 것처럼 이야기가 되는데, 물론 대구 동산병원이 역할을 했죠. 아시다시피 대구 동산병원의 대부분은 이미 대구 성서 지역으로 이전했고요. 130병상 정도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남아있던 수백 개의 병상을 질병관리본부가 직접 관리했습니다. 대구에 내려가 코로나 환자 진료를 지휘한 거죠.”

“땅만 민간병원 땅이었지 공공의료 체계나 다름없습니다.”

돌봄 서비스의 경우도 공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노인, 장애인을 위한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돌봄 노동자가 격리 시설에 함께 입주해 생활을 지원한다. 정부와 서울시라는 지방 정부의 지원과 계획 관리에 의해서 운영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긴급돌봄서비스에 대한 추가 노동 수당 등을 지급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간 영역이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는 없었다. 의료와 돌봄은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부분이다. 민간화된 기관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낮아지는 처우로는 숙련 인력을 양성할 수 없다. 노동자들이 계속 헌신으로만 해당 노동시장 안에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시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노동의 비숙련화는 결국 시민의 생명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취재를 위해 만났던 의료와 돌봄 노동자들이 모인 노동조합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공공성 강화를 다시 강하게 제기할 것이다. 조합원들로부터 직접 모은 현장성 넘치는 사례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공공성 강화의 필요성을 증명할 계획이다.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이다. 어떤 사람들보다 자신의 삶을 설명하는 데는 자기 자신을 따라갈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포스터 문구 “SAFE WORKERS, SAVE LIVES” 밑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Public Health, Once and For All” 공공의료, 지금 즉시 모두를 위해. 의료와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는 모두를 위해, 이용자와 노동자 모두를 위해 지금 즉시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