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고용보험, 소득 기반 전환이 필요하다
전국민고용보험, 소득 기반 전환이 필요하다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0.0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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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임금 중심 고용보험제도로 사각지대 해소 못해
‘코로나19 + 4차 산업혁명’ 노동위기, 소득 기준 보험료 부과로 대응해야
2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국민고용보험제 도입을 위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2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국민고용보험제 도입을 위한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전국민고용보험제도 실현을 위해 기존의 ‘임금’ 기반 고용보험제도를 ‘소득’ 기반의 보편적 고용보험제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현행 고용보험제도가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을 포함하지 못해 전(全)이라는 의미를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21일 오후 2시 정의당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국민고용보험제 도입을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고 소득 기반의 보편적 고용보험제도 설계를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한 경제위기가 고용위기로 이어지면서 전국민고용보험제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사회적으로 형성됐고, 정부와 정치권도 시민들의 바람을 이어받아 적극적으로 공용보험제도 체계 변화를 해나가는 중이다.

다만 현재 정부는 단계적으로 고용보험을 전국민에게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었던 직종을 하나씩 포함시킨다는 뜻으로 단계적 방식이라 이름 지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코로나19 경제위기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다시 대유행이 찾아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직종을 하나 하나 기존 고용보험제도 체계 안으로 넣는 것(단계적으로)은 적절한 위기 대응 방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체 취업자의 1/4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로 상당 기간 동안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전면적’이 아닌 ‘단계적’ 방식을 취하는 이유가 있다. 현행 고용보험제도가 사용자-임금노동자 관계가 확실한 전통적 노사관계에 기초하기 때문에 특수고용노동자 혹은 플랫폼노동자의 사용자를 찾을 수 없고, 자영업자는 사용자가 없다는 문제에 봉착한다.

토론회 주제 발표에 나선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사용자성 논란에 부딪히면 누가 사용자인지 확정하는 오랜 시간 동안 해당 노동자들은 사회보장의 밖에 머물러야 한다”며 “현 고용보험제도 체계를 소득 기반 전국민실업보험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모든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고용보험제도를 전환한다면 일하는 사람들에게 노동자로써 지위를 따지는 한계를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고용보험제도 적용 확대의 또 다른 문제는 고용보험기금의 재정건전성 문제다. 홍민기 실장은 “(실업급여 등) 지출에만 집중하는데, 고용보험 밖에 있던 사람들이 고용보험 안으로 들어오면 수입도 당연히 느는 것”이라고 재정건전성 문제에 대해 기우라고 설명했다.

토론회 참석한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용하는 ‘단계적 추진’이라는 말은 고용보험 적용 직종의 확대에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고용보험제도 운영과정에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국민고용보험제도의 본 취지인 전(全)의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 소득 기반 고용보험제도를 도입하고, 소득 기반 고용보험제도 운영에서 발생하는 논의 지점들을 단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소득 기반 고용보험제도를 도입할 경우 일하는 사람들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에 각각 어떤 비율로 고용보험 기여금을 부과할지, 사용자의 기여금은 매출과 이윤을 기준으로 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택해야 할지,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부담은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등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생긴다.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실업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갈수록 심화되는 일자리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사회안전망 안에 일하는 모든 시민을 포괄하기 위한 소득 기반 고용보험제도 도입이 시급함을 확인하면서 정리됐다.

토론회는 정의당에서 주최했다. 토론회 주제발표는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이 맡았다. 지정토론자로 이정훈 민주노총 정책국장, 홍춘호 한국중소상공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정책본부장,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김병권 정의정책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