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솔한 교육부'의 방과후학교 법안, 상처와 분노만"
"'경솔한 교육부'의 방과후학교 법안, 상처와 분노만"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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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방과후학교 법안 철회 비판
교육부 "법안 철회 아닌 입법과정 보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초등돌봄정책 근본문제 해결 촉구와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초등돌봄정책 근본문제 해결 촉구와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교육부가 돌봄교실 등 방과후학교 운영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교원단체의 반발에 이틀 만에 추진을 보류하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책임하다"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앞서 교육부가 지난 19일 교육부장관 명의로 법제처에 입법예고한 내용을 보면 초·중등교육법 제23조에 2항이 신설되면서 ▲학교는 돌봄교실 등 방과후학교를 운영할 수 있고 ▲이를 교육감이 지원하도록 책임이 명시됐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좋은교사운동 등 3개 단체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교육부가 입법예고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안 철회를 주장했다.

전교조는 "학교는 보육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으로, 학교와 교사들이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철회하고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업무를 지역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총은 "사회적 요구의 무분별한 학교 유입"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교원들의 반발에 교육부는 "입법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본부장 이윤희)와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위원장 박미향)은 22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의 무책임한 입장 변경을 비판했다. 

이들은 우선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의 법적 근거가 필요한 이유를 다시 강조했다. 교육공무직본부는 "방과후학교(돌봄교실 등)는 학부모 등 사회적 요구가 매우 높고 주요 국정과제로도 다뤄져왔지만 최소한의 법적 근거조차 없었다"며 "이에 따라 교육당국의 지원과 책임은 부실하였고, 아이와 학부모는 물론 특히 실행 주체인 돌봄전담사, 방과후학교전담사, 방과후학교강사 등 관계자 모두가 고충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학비노조도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법률이 없다 보니 코로나 위기상황에 복무지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방역과 마스크 등 최소한의 안전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여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의 법적근거를 마련한 것은 코로나 시대에 최소한의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두 노조는 입법예고 이틀 만에 법안을 보류한 교육부를 비판했다. 학비노조는 "교육부는 초등돌봄교실의 관리자 역할을 하는 교사들의 업무 가중 우려와 지자체 이관 주장에 굴복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학비노조는 "학교와 지자체를 분리하고,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교육’이 아닌 ‘보육’이라며 학교 밖으로 나가라는 교원단체들의 논리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며 "학교 자체가 법적으로 생활 공간적으로도 지자체의 대표적 공공영역인 것은 모든 국민이 안다. 학교를 교사들만의 성역으로 한정하는 교사중심 사고가 이번 반대 여론의 본질이 아닌지 되묻는다"고 밝혔다. 

교육공무직본부도 "단 이틀 만에 법안 추진을 중단한 교육부는 뭐하는 곳인가? '다시 추진하지 않겠다'며 마치 의도하기라도 했듯 전광석화 철회로 남은 건 결국 학교비정규직의 상처뿐이고 희망의 붕괴이며, 불신과 분노"라며 "분노를 삼키며 촉구한다. 교육주체 간 소통이 필요하다. 특히나 교육당국은 당사자들을 배제한 채 경거망동을 벌일 게 아니라, 오해와 억측이 없도록 관계자들과 직접 협의를 통해 근거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판에 교육부 방과후돌봄정책과 관계자는 "입법예고는 이해당사자들에게 의견을 묻는 취지도 있다. 법안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입법과정을 보류한 것"이라며 "향후 입법 절차를 진행하는 데 있어 추가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부적인 의사결정이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