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무급휴직’ 연장에 STX조선해양 노조 전면파업
‘순환무급휴직’ 연장에 STX조선해양 노조 전면파업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6.02 15:03
  • 수정 2020.06.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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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고통 분담 그만”… 정규직 노동자 515명 1일부터 일손 놓아
사측, “임금 등 고정비 줄여야”… 수주잔량 7척으로 일감 부족해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해양지회는 전날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정문 앞에서 ‘STX조선 합의 불이행 지회 입장발표 및 금속노조 경남지부 규탄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해양지회는 전날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정문 앞에서 ‘STX조선 합의 불이행 지회 입장발표 및 금속노조 경남지부 규탄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순환무급휴직 연장에 반발한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해양지회(지회장 이장섭)가 무기한 전면파업을 선포했다. 노조는 “지난 2년간 고통을 분담한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무급휴직과 같은 형태의 희생이 요구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2일 STX조선해양 노사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지회 소속 생산직 정규직 노동자 515명은 6월 1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018년 4월 노사확약 이후 지난 2년간 생산직 정규직 노동자를 250여 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6개월 순환무급휴직을 진행했다.

노조는 지난 4월부터 6월 1일 전원 복귀를 위한 조직 개편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일감이 없어 전원 복귀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사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TFT를 설치해 약 두 달간 대화를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회사는 순환무급휴직을 연장해야 한다는 최종 입장을 밝혔고, 이에 반발한 노조는 전면파업을 선택했다.

회사는 현재 수주잔량이 7척밖에 되지 않아 전원 복귀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수주잔량 7척은 내년 1/4분기까지 작업할 수 있는 물량인데, 당장 8월부터는 일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한다”며 “그사이 수주를 해서 물량을 늘리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에 차질을 겪고 있어 신규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STX조선해양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 안에서 수주를 해야 하는 제한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또한, 선박 건조 대금이 에스크로 계좌(3자 중계 매매방식)에 묶여 있는 등 현금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 수주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고정비를 줄여 수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현재로선 임금으로 나가는 고정비를 줄여 선박 건조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조는 지금까지 임금삭감, 복지축소, 순환무급휴직 등의 고강도 자구노력을 충실히 이행해온 만큼 이제는 노동자들의 고통 분담을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무급휴직 시행에 동의했지만, 무급휴직으로 조합원들이 생계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수주잔량 등 현실적인 문제로 전원 복귀가 어렵다면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한 ‘유급 휴직’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으나, 회사는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게 첫 번째이기 때문에 이마저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에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간과할 수 없으니 현재 조합원들에게 가장 큰 고통인 ‘무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측에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한 유급 휴직을 요청했지만, 회사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5일 열리는 ‘경남도 조선산업 발전 민관협의회’에서 이번 STX조선해양 순환무급휴직 연장에 대한 경남도의 입장을 확인하고 이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