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119, 사각지대 놓인 물류센터 노동자 상담·법률지원 나선다
직장갑질119, 사각지대 놓인 물류센터 노동자 상담·법률지원 나선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6.04 14:32
  • 수정 2020.06.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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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쉬지 못하는 일용직·비정규직 노동자… 정부 방역수칙 ‘그림의 떡’
ⓒ 직장갑질119
ⓒ 직장갑질119

직장갑질119가 정부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들을 위한 상담 및 법률지원에 나선다.

4일 직장갑질119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지인 쿠팡과 마켓컬리의 수도권 물류센터와 비정규직 노동자 출근길에 현수막 150개를 걸고 일용직 노동자들의 제보를 받아 상담과 법률지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 코로나19 집단감염이 4일 0시 기준 119명(물류센터 근무자 74명, 접촉자 45명)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이어 마켓컬리 물류센터 노동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물류센터발 확진자가 증상이 나타난 이후 검사를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점 등을 들어 ‘아프면 3~4일 집에서 머물기·쉬기’ 등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수칙이 물류센터에서 지켜지지 않아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했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 상당수가 단기간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 혹은 비정규직 노동자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증상이 있어도 쉬지 못한다는 지적도 따른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4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직장인 3,7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프면 3~4일 쉴 수 있을까’ 직장인 휴가사용 실태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회사에서 자유롭게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43.4%(1,640명)로 나타났다. ‘아프면 3~4일 쉰다’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방역수칙이 ‘무급’일 경우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은 44.9%(1,697명)에 불과했다.

정부는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두 팔 간격 건강 거리두기 ▲30초 손 씻기, 기침은 옷소매 ▲매일 두 번 이상 환기, 주기적 소독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를 생활 속 거리두기 5대 방역수칙으로 만들었지만, 비정규직에게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는 그림의 떡이라는 게 직장갑질119의 목소리다.

직장갑질119는 “코로나19로 인해 급성장한 언택트 물류센터는 모두 정규직은 극소수이고,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이 비정규직(계약직, 일용직)인 현장”이라며 “계약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이 되기 위해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고, 일용직은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쿠팡과 마켓컬리의 수도권 물류센터 등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제보를 받아 상담 및 법률지원을 진행한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일하고 있는지, 고용보험에는 가입해 있는지, 관리직 노동자들에게 갑질을 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수당은 제대로 받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상담 과정에서 확인한 불법을 바로잡을 계획이다.

 

ⓒ 직장갑질119

한편, 직장갑질119는 지난 2017년 11월 1일 출범한 시민단체로, 140명의 노동전문가, 노무사, 변호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민주노총 법률원(금속법률원, 공공법률원, 서비스연맹법률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희망법 등 많은 법률가들과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노동건강연대 등 노동전문가들이 바쁜 일정을 쪼개 오픈카톡 상담, 이메일 답변, 밴드 노동상담, 제보자 직접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