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근골격계’ 질환, 10년 새 60배
급증하는 ‘근골격계’ 질환, 10년 새 60배
  • 참여와혁신
  • 승인 2008.10.0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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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질병 발생 중 67.3% 차지
일부에서 전체 업종으로 확산 추세

산업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조사된 근골격계 질병 발생 건수는 7천 723건으로 이는 전체 업무상 질병의 67.3%를 차지하는 수치이다. 또한 98년의 발생 건수가 124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10년 새 60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선진국형 재해’라고 불리는 근골격계질환은 2000년 이후 급속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증가 추세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게 제기된다. 컴퓨터 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종일 컴퓨터 앞에서 반복 작업을 하는 경우 등의 산업과 근무 형태의 변화를 꼽기도 하고 ‘다치는 것’ 외에도 일하면서 생기는 질환 역시 ‘산업 재해’라는 인식으로 잠재돼있던 근골격계질환자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무상 질병의 대명사

근골격계질환은 신체의 일부분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무거운 물체를 들기 위해 무리하게 힘을 주거나, 반복되는 동작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근육이나 뼈의 조직이 손상되어 목, 어깨, 허리, 손 등에 나타나는데 특히 자신의 직업 때문에 생긴 근골격계질환은 작업관련성 근골격계질환(Work-related Musculoskeletal disorders)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손목에 있는 정중신경(손을 움직이는 신경)이 접촉 스트레스나 손목을 과다하게 움직여 손상을 입는 수근관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골격근 양쪽 끝에 뼈와 연결된 ‘건’에 염증이 생기는 건염(Tendonitis), 근육을 싸고 있는 막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근막통증후근(Myofascial Pain Syndrome), 척추의 디스크 조직이 과도하게 굽혀지거나 반복적으로 움직이면서 손상 받아 생기는 요추추간판탈출(Lumbar Disc Herniation) 등이 있다.

근골격계질환은 화학물질 취급에 의한 중독, 위험한 기계에 의한 안전사고와는 달리 직종이나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발생될 수 있으며, ‘빨리빨리’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상 외국에 비하여 향후 발생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남보다 더 많이 일하는 사람, 남보다 더 빨리 일하려는 사람이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근골격계질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근골격계질환의 발생 원인으로는 작업적 요인, 작업자에 따른 요인, 그리고 사회심리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이 중 일을 하는데 무리한 힘을 써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취급하거나 장시간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하는 경우, 또는 반대로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일을 해야 하는 경우 우리 신체가 누적된 피로를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 등의 작업적 요인이 근골격계질환의 가장 큰 발생요인이다. 또 다른 발생요인으로는 작업자 개인의 과거 병력, 연령 및 성별, 키, 몸무게 등 주요 발생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작업에 대한 만족도나 장기간 작업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 회사 내 인간관계 등 사회 심리적 요인이 있다.



근골격계, 전 직종에 확산

과거 근골격계질환은 주로 제조업종에서 나타났지만, 향후 비제조업종에서의 근골격계질환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01년의 통계를 보면 제조업 65.7%, 비제조업 34.3%로 제조업에서 주로 발생했다. 특히 2002년부터 자동차, 선박 등의 제조업에서 집단적 근골격계질환 발병으로 인해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처음에는 제조업에서 극단적으로 나타났으나, 2006년을 기점으로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발생 비율이 비슷해졌으며 지난해에는 제조업48.2%, 비제조업 51.8%로 비제조업에서 근골격계질환이 더 많이 발생했다.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무거운 것을 자주 들어야 하는 곳에서는 물건을 포장 할 때 어느 정도의 무게인지 알 수 있도록 중량별로 색깔을 다르게 하고 무게중심을 표시해야 한다. 또한 물건을 옮길 경우에는 인력으로 옮기기 보다는 운반대차 등 운반보조 장비를 이용하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 등은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보관해 부담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컴퓨터 작업의 경우, 바른 자세를 유지, 어깨나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고 일정시간 작업 후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하며 근육의 유연성 및 관절가동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 준다. 또한 근골격계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사업장에서는 질환을 유발하는 부담 작업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사업장 내의 근골격계질환이 발생되는 요인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는 근골격계질환이 집단적으로 발생한 사업장의 근골격계질환 예방관리 프로그램 수립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근골격계질환의 근원적인 예방을 위하여 인체측정장비, 푸쉬풀게이지, 동영상 촬영 및 분석장비 등 다양한 기술장비를 활용한 인간공학적 작업환경개선 전문기술을 지원하고 중·소규모 사업장은 ‘03년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 제도인 근골격계부담작업 유해요인조사의 정확한 실시방법을 전파한 정밀유해요인조사 및 평가지원사업 등의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