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정면충돌한 기륭전자
또다시 정면충돌한 기륭전자
  • 이현석 기자
  • 승인 2008.10.2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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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철탑 쌓고, 회사는 그 철탑 에워싸고‥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김소연 분회장이 10m 철탑에 다시 올랐다. 시청 앞 조명탑과 구로공단 역 CCTV철탑이 이어 올해만 세 번째 고공농성이다. 이들이 철탑을 쌓은 것은 기륭전자 회사측의 농성장 강제 철거 등 노사의 물리적 충돌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충돌은 20일에도 계속됐다. 20일 오전 7시 30분에는 기륭전자가 고용한 용역과 노조원들이 충돌해 코뼈와 앞니가 부러지는 등 네 명이 다쳤다.

이어 오후 4시엔 기륭전자 분회와 노동ㆍ시민사회단체 소속 200여명이 폭력사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회사 앞에 10m 높이의 철탑을 쌓았다. 김소연 분회장과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이 철탑을 올라 비정규직 해결을 외치며 고농농성을 시작했다.

철탑을 쌓는 과정은 거의 전쟁에 가까웠다. 철탑을 쌓기 시작하자 경찰, 용역경비원이 차례로 들이닥치고 철탑 완성 후 김소연 분회장이 철탑 위로 올라간 뒤에는 정문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제일 앞에서 밀어붙이는 것은 용역경비원이었고 바로 뒤로 푸른 색 작업복을 입은 회사 직원들이, 그 뒤로는 전투 경찰이 자리 잡고 철탑을 둘러쌌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는 시만 한 명은 경찰에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한 뒤 공장 안으로 끌려들어갔고 기자는 이 장면은 촬영하다 카메라 플래시가 깨지고  옷이 찢기는 사고를 당했다.

최근 노조가 기륭전가 납품하는 미국의 시리우스사에 압박하기 위해 미국 원정 투쟁단을 보내고 사측도 이에 맞서기라도 하듯 농성장에 용역 경비원을 투입하면서 양측의 갈등을 점점 악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15일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강제 철거한 기륭전자와 이를 비호한 경찰을 폭행ㆍ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각각 검찰에 고발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