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차 연말부터 열흘간 휴무
GM대우차 연말부터 열흘간 휴무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8.11.1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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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장 가동 중단…경제 위기 자동차업계로 확산
금융위기 소용돌이 자동차업계까지 덮칠지 주목

GM대우차가 다음달 말과 내년 1월에 걸쳐 열흘 간 전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

GM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사장 마이클 그리말디)는 “다음달 22일부터 열흘 간 부평, 군산, 창원의 전 공장 생산라인에 대한 임시휴무 조치를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GM대우차에 따르면 이번 휴무는 12월 22일(월)부터 2009년 1월 2일(금)까지 8일간(법정휴일인 12월 25일, 1월 1일 제외, 휴일인 토, 일 제외) 먼저 실시된다. 휴일을 모두 포함할 경우 12월 20일(토)부터 1월 4일(일)까지 16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설 연휴가 있는 2009년 1월 24일(토)부터 2월 1일(월)까지 열흘간 가동을 중단한다. 설 연휴 다음날인 1월 28일(수)이 단협에 의한 약정 휴무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 휴무는 1월 29일(목), 30일(금) 이틀간이다. 따라서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모두 열흘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셈이다.

휴무에 들어갈 경우 생산 라인 정규직과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은 평균 임금의 70% 수준의 휴업급여가 지급된다.

이와 함께 사무직에 대해서는 리프레쉬 휴가를 공장 가동 중단 기간 중 사용하도록 권장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차 관계자는 “사무직의 경우 연월차를 소진하는 리프레쉬 휴가가 될지, 아니면 생산직과 같은 휴무가 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일단 팀 단위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재고량이 많은 부평2공장과 군산공장의 경우 휴무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GM대우차가 이렇게 임시 휴업에 들어가는 것은 최근 국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 이어지면서 재고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GM대우차는 모기업인 GM의 위기가 심화되고 미국의 자동차 판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도 “GM대우차는 생산량의 95%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을 전후해 휴무를 갖고 있고, 판매도 부진하다”면서 “따라서 이 기간에 굳이 생산을 하기보다 재고를 관리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대우차는 이미 위기를 감추다 더 큰 위기를 맞은 경험이 있다"며 "차라리 위기일 때 위기라고 말하는 것이 낫다. 지금은 감량 경영을 통해 버틸 수 있는 여력을 만들 때"라고 밝혔다.

이런 사정은 다른 완성차 업체도 크게 다르지 않다. 10월 28일 쌍용자동차는 생산 라인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생산 직원을 전환배치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잉여 인력 350명에 대해서는 휴업에 들어가고, 사무직도 휴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것으로 알려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는 에쿠스를 단종하면서 울산 2공장 사내협력업체 6곳과 맺은 계약을 해지해 115명의 비정규직이 일자리를 잃었다.

기아자동차도 판매 부진이 계속되면서 소하리 공장의 물량이 부족해 화성 공장의 오피러스를 소하리로 옮겨오는 문제를 노조와 협의하고 있지만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주로 소형차에 판매가 집중되고 있는데 물량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형차와 SUV는 판매 부진 때문에, 소형차는 생산 부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런 위기 상황과 관련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 경색이 장기화되면서 특히 할부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자동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최근 업계에서는 건설업계 다음 차례는 자동차 업계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08년 10월 자동차생산은 40만4478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4% 줄었고,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생산은 324만2408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3%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