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 노동자의 정신건강은 안전할까?
사무금융 노동자의 정신건강은 안전할까?
  • 임동우 기자
  • 승인 2021.02.19 17:08
  • 수정 2021.02.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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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성과주의가 노동자 정신건강 위협…노동자 관점 실적체계 필요’
19일 오후 3시 서울 정동 소재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19일 오후 3시 서울 정동 소재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
ⓒ 참여와혁신 임동우 기자 dwlim@laborplus.co.kr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이재진, 이하 사무금융노조)이 사무금융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논의하는 비대면 토론회를 열었다. 

19일 오후 서울 정동 소재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는 사무금융노조가 지난해 7월 2일부터 약 두 달 동안 1,181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진행됐다. 설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자살 고위험군에 속하는 종사자는 남성의 경우 보험업 종사자(133명 중 55명, 33.5%)가, 여성의 경우에는 여수신업 종사자(76명 중 36명, 47.4%)가 가장 높았다.

발제를 맡은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KPI제도 등 금융권 내 성과주의가 금융권 노동자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선 연구위원은 “(금융권 종사자의) 자살 시도 경험이 다른 업종 대비해 높게 드러났고, 모욕이나 직장 내 괴롭힘, 남성주의적인 조직문화가 얽히면서 각종 차별을 재생산하고 있다”며 “여러 문제들이 중층적으로 교차돼 있음에도 사무금융노동자들은 성과압박에 대한 스트레스를 조직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보다 스스로 감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선 연구위원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신건강 증진 체계 수립 △노동자 관점 실적주의체계 마련 △감정노동 및 고객폭력 근절 실질화 △(교육 등을 포함한) 노동조합의 중장기 전략 및 정책 수립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형렬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감정노동 측면에서 얼마나 많은 고객을 만나고 시간을 얼마나 쓰는지에 대한 감정부조화가 사무금융노동자들에게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조직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보호장치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며 “인센티브제도가 조직의 책임을 면제하고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점을 잘 이해하고, 성과주의가 조직 발전에 과연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조직적으로 개입해 건강관리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NH투자증권이 노조의 요구로 2019년 KPI를 폐지한 바 있다. 회사가 실적압박 잣대로만 KPI를 이용해온 점을 고려할 때 바람직한 사례“라며 “이 외에도 노조가 회사와 정부를 상대로 노동자의 건강권을 요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