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코리아지부, “노동절 토요일이라 주 6일 일해”
샤넬코리아지부, “노동절 토요일이라 주 6일 일해”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1.04.19 18:15
  • 수정 2021.04.19 2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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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휴일’ 아니라 ‘근무일’인데 휴무 하루 날아가··· 고용노동부가 제대로 조사해야”
ⓒ 샤넬코리아지부
샤넬코리아지부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5.1 노동절 때문에 주 6일 근무?! 샤넬코리아 규탄 및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샤넬코리아지부

샤넬코리아 판매서비스 노동자들이 올해 노동절(5월 1일)이 토요일이라 주 6일 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사측이 휴무일(토요일)은 법정휴일(노동절)로 대체되므로 노동절이 낀 주엔 평소보다 하루 덜 쉬어야 한다고 주장해서다.

문제는 샤넬코리아 노동자들에게 쉬는 날은 주로 평일이란 점이다. 백화점과 면세점은 대부분 연중무휴로 돌아가고 주말에 더 바쁘기 때문이다. 이들은 토요일이 쉬는 날도 아닌데 노동절이 토요일이란 이유로 하루 휴일을 줄이는 건 부당하다며 사측을 고용노동부에 진정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샤넬코리아지부(지부장 김소연)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5.1 노동절 때문에 주 6일 근무?! 샤넬코리아 규탄 및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샤넬코리아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올해 노동절이 휴무일(토요일)과 겹치므로 노동절에 일하는 노동자들은 해당 주에 하루만 쉬라고 지시했다. 법정휴일인 노동절이 휴무일과 겹치면 회사는 추가로 휴일을 더 줄 의무가 없고, 노동절은 5월 1일을 기념하는 목적이라 휴일 대체가 허용되진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샤넬코리아 노동자들은 반발했다. 이들에게 토요일은 휴무일이 아닌 근무일이기 때문이다. 현장 노동자들은 백화점·면세점이 영업하는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등 소위 ‘빨간 날’에는 쉬지 못하기에 평일을 휴무, 휴일로 정해서 쉬고 있다. 따라서 노동절을 휴일로 갈음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김소연 샤넬코리아지부 지부장은 “5월 1일이 달력상 토요일과 겹친 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그간 토요일에 쉰 노동자도 아니고, 이번 노동절에 쉬는 것도 아닌데 휴무 하나가 갑자기 날아간 셈”이라고 이야기했다. 

회사의 계산대로라면 주 6일 근무로 인해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노동도 발생한다. 샤넬코리아 노동자들은 매장 오픈 전 준비시간과 마감 후 정리시간까지 포함해 하루 약 9시간 30분씩 일한다.

샤넬코리아지부는 초과노동 문제를 노조가 지적하자 사측에선 특별유급휴가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다리다 받은 회사의 회신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 휴무를 줄 수 없지만, 0.5일(4시간)을 유급휴가로 부여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장을 이해하고 직원을 위한 검토가 아닌 노동자들이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하게 되는 상황을 감추기 위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브랜드의 상황은 어떨까? 김소연 샤넬코리아지부 지부장은 “클라란스코리아는 노동절이 있는 주에 주 3일을 쉬도록 했다”며 “백화점면세점노조 내 다른 지부들도 노동절에 일하면 휴일근무수당을 받고 해당 주에 주 2일씩 쉰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사측을 진정한 샤넬코리아지부는 “노동절이 토요일이란 이유로 하루 덜 쉬어야 하는 문제를 바로잡지 않고 초과근무를 감추려고 특별휴일이란 잔머리를 굴리는 샤넬코리아를 규탄한다”며 “고용노동부의 제대로 된 조사와 합당한 결과를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샤넬코리아 측은 “근로자의 날이 토요일인 올해는 이날이 5월 1일의 휴일로 인정되고 별도의 휴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다만 리테일 특성상 근로자의 날에도 매장은 운영되므로 근로자의 날에 근무한 직원은 휴일에 근무한 것으로 처리돼 별도의 휴일근무수당이 지급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2021년 근로자의 날을 맞이하여 특별히 올해만 모든 리테일 직원에게 0.5일의 특별유급휴가를 부여할 예정”이라며 “근로자의 날과 별도의 휴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장 직원들의 노고를 고려해 모든 리테일 직원에게 특별유급휴가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