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 “MB정부 시장친화성 아직 미흡”
자유기업원 “MB정부 시장친화성 아직 미흡”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8.11.26 14:42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동계 “기가 차서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다” 비판
보수적 경제 연구기관인 자유기업원(원장 김정호)이 이명박 정부의 시장친화성을 10점 만점에 6.41점으로 평가하면서 아직 미흡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노동계는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유기업원은 26일 ‘이명박 정부 정책평가 세미나’를 열어, 경제관련 14개 부처 정책에 대한 시장친화성을 평가했다. 이 자리에서 자유기업원은 “중앙정부 부처 정책의 시장친화성은 평균 6.41점으로 분석됐다”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방향이 시장친화적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시장친화적이라고 말하기는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획재정부를 포함한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의 평균점이 6.76점이었다며 “경제 관련 부처 역시 시장친화적인 정책에 적극적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이 매긴 부처별 평가점수는 외교통상부가 8.18점으로 가장 시장친화적이었고 행정안전부(7.75점), 기획재정부(7.70점) 순이었다. 반면 노동부는 4.77점으로 12위, 교육과학기술부 4.32점으로 13위, 환경부 4.17점으로 14위를 기록했다.

자유기업원은 “외교통상부가 시장친화성이 높은 개방적 정책을 추진했다”고 평가했으며, “경제문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에서 내놓은 정책이 주로 시장친화적이었던 점은 상당히 긍정적” “법치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무부, 행정안전부의 시장친화성 점수가 높은 점도 바람직” 등의 평가를 내놨다.

반면, “교육과학기술부, 환경부, 노동부의 점수는 다소 낮게 나왔으며, 이는 보다 시장원리에 충실한 친시장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자유기업원의 주장에 대해 노동계는 “기가 막힌다”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노총 강충호 대변인은 “시장경제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장경제를 추구하느냐의 문제”라며 “신자유주의 때문에 전 세계 경제가 100년 만의 위기를 맞고 있는 판국에 더 시장친화적으로 가야한다는 것은 정말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고의 가치도 없고, 나라를 망치자는 얘기”라는 지적이다.

강 대변인은 또 법무부가 높은 점수를, 노동부가 낮은 점수를 받은 것과 관련 “노동관련 제도나 법을 시장자본주의의 걸림돌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발상인데, 지금의 노동부가 노동부가 아닌 자본부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판에 말도 안 되는 분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우문순 대변인도 “시장만능으로 인해 경제 붕괴 사태를 맞이했고 시장만으로는 안 된다는 담론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그야 말로 철저하게 신자유주의 시장독재 정권인 이명박 정권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리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