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지부, 비정규직과 한솥밥
KB국민은행지부, 비정규직과 한솥밥
  • 성지은 기자
  • 승인 2008.12.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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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가입 조합원 총 투표, 87.6% 찬성
12월 중 단체교섭 통해 정규직화 추진될 것
▲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KB국민은행 무기계약직 노동조합가입 찬반투표 가결 기자회견이 열렸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한국노총은 산하 조직인 전국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유강현)는 지난 11월 27일 실시한 무기계약직의 비정규직 가입여부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에서 전 조합원의 88.8% 참여, 87.6%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12월 1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 날 한국노총 김동만 부위원장은 “역사의 진보는 깨어있는 자에 의해서 이뤄진다”며 “KB국민은행지부의 사례는 경제 위기 속에서 구조조정 이야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850만 비정규직에게 희망의 소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노동계의 이같은 노력은 100만 명 이상의 비정규직 대량 해고를 예상하며 비정규직법 개악을 추진하는 노동부와 정책 당국의 생각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며 “한국노총은 이러한 비정규직법 개악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양병민 위원장은 “금융노조에서는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을 공허한 당위성만이 아니라 구체적 대안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 왔다”며 “99년에는 비정규직 양산을 막기 위해 산별 임단협에서 비정규직 비율 동결에 합의하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펴 왔고 2006년에는 우리은행 3000명 가까이 정규직이 됐으며 각 지부에서도 지속적으로 비정규직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단협을 맺고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지부는 이 날 비정규직의 정규직 노조 가입에 대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추진에 대한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2004년부터 ▲ 정규직전환 시험제도 운영 ▲ 매년 정규직 임금 인상률의 2배 수준 적용 ▲ 모든 대부분의 복지항목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적용해 왔으며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공감대 형성 및 교육, 근로조건 개선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의식을 변화시킨데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KB국민은행지부 유강현 위원장은 “2008년 임단협 교섭을 12월 중에 개최할 예정”이라며 “무기계약직의 온전한 정규직화를 위해 현행 4직급으로 구성된 직급체계에서 새로운 직급을 신설하여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인사보수 체계를 운용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지부는 이후 비정규직 5006명의 조합 가입 원서를 전국분회에서 접수할 예정이며 원서접수가 마무리되면 총 조합원 1만9575명으로 확대된다. 또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나머지 3 177명의 기간제 계약인력 직원들도 지난 2007년 말에 합의한 ‘노사간 비정규직관련 합의’에 따라 3년 도래 시점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자동 전환돼 노조 가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한국노총 김동만 부위원장, 백헌기 사무총장, 금융노조 양병민 위원장, KB국민은행지부 유강현 위원장, 한국비정규연대회의 이상원 의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정규직의 비정규직 공동 투쟁을 의미하는 조합원 총투표가 대기업 노조에서 계속해서 부결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총투표를 두고 한국노총 및 금융노조에서는 정규직 전체 조합원의 직접적인 참여 아래 이뤄진 조직화의 성공이라 평가하며 비정규직 투쟁 및 조직화에 역할 모델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