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너마저도?
현대차, 너마저도?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8.12.0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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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확산…울산 1,3공장 제외 잔업 중단ㆍ하청업체 계약해지
“명분에 얽매이지 말고 노사 함께 위기 돌파할 해법 찾을 때”
자동차 업계가 잇단 감산 조치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현대자동차도 감산을 본격화하는 등 불황의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2월부터 울산 1ㆍ3공장, 엔진ㆍ변속기 공장을 제외한 전 공장에서 잔업 및 특근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클릭과 베르나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은 잔업만 실시하게 되고, 아반떼 HD와 i30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은 잔업ㆍ특근을 모두 한다.

울산 2공장(싼타페, 베라크루즈)과 4공장(스타렉스, 포터), 전주 공장((버스, 5톤 이상 트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작업 물량이 부족한 상태였고, 최근 5공장(제네시스, 투산)과 아산 공장(그랜저TG, NF쏘나타)도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타격이 심한 울산 2공장의 경우 에쿠스 단종으로 270여명이 제네시스 생산라인(5공장) 등으로 배치전환 중이고, 12월부터는 하루 4시간 근무 후 4시간은 교육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수출 물량의 경우 배로 선적할 경우 통상 2개월 정도가 소요되는데 2개월 전의 세계 금융위기 상황이 지금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더 심각한 것은 부품업체와 하청업체들이다. 이미 울산 2공장의 에쿠스 단종으로 115명의 비정규직이 계약해지된 데 이어, 이번에는 울산공장 CKD가 하청업체 4곳 중 두 곳과 계약을 해지함에 따라 14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나머지 두 곳의 하청업체도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상태로 퇴직 희망자가 없을 경우 정리해고 하겠다고 공고했다.

울산 지역 부품사인 덕양산업도 정규직을 대상으로 12월 8일까지 50여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완성차에 비해 부품업체에 위기가 훨씬 빠르고 심각하게 몰려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 일단 내부 동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노동조합 활동가는 “비단 현대차만 그런 게 아니라 자동차 업계 전반과 세계 경제 자체가 불황이기 때문에 큰 동요는 없는 편”이라고 전했다.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는 것.

이 활동가는 “다만 ‘모 공장에서 30%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등의 유언비어가 난무하면서 이에 대한 내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공장 생산부서 관계자는 “잘 팔리는 차종과 그렇지 않은 차종이 있는 상태에서 투입 비중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협의를 통해 위기 극복 방법을 함께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장조직 관계자도 “이런 상황에서 노사가 괜한 명분만 내세우는 파워 게임을 할 게 아니라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 해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면서 “생산과 고용에 대한 빅딜도 그 방법 중 하나”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