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웃을 일도 있네
현대·기아차, 웃을 일도 있네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8.12.0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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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해외판매 첫 연 200만대…기아차, 11월 내수 점유율 35% 돌파

불황으로 인해 감산 조치에 들어간 현대·기아자동차가 두 가지 호재로 모처럼만에 활짝 웃었다. 현대차는 사상 최초로 해외판매 연간 200만대를 넘어섰고, 기아차는 월간 내수시장 점유율이 15년4개월만에 35%를 돌파했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11월까지 국내생산 수출 100만6915대, 해외공장 판매 102만8513대를 합해 총 203만5428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4% 늘어난 것이고, 작년 한해 동안의 해외판매 197만7047대보다도 3% 많은 수치다. 해외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것만 따져도 지난해에 비해 무려 23.9%가 늘어 최초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자동차측은 사상 유례 없는 불황 속에서 현대차 이 같은 선전을 펼친 데 대해 “현대차는 소형차에서 대형차, RV에 이르기까지 경쟁력 있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은 물론 중국, 러시아, 인도, 아프리카, 중동 등 지역별 판매비중이 비교적 고른 편”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소비심리의 급속한 냉각, 자동차 할부금융의 위축 등으로 3만5902대에 그쳐 전년동기 대비 34.4%나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의 여파가 선진국은 물론 신흥시장까지 확산되고 있어 전세계 자동차 수출시장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며 “최근 급변하고 있는 차종별 수요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고객 선호도가 높아진 소형차와 경기침체가 상대적으로 약한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최대한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자동차는 11월 내수시장 점유율 35.0%를 기록해 지난 1993년 7월 37.2%를 기록한 이래 15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아차의 지난해 내수시장 점유율은 22.3%였다.

기아차는 지난 1월 22.6%의 점유율로 출발해 로체 이노베이션, 포르테, 쏘울 등 신차효과에 힘입어 상반기 25%선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이어 7월에는 25.6%였고 9월에 30% 벽을 돌파했으며, 10월 31.8%에 이어 11월에는 35.0%를 기록했다.

효자 모델은 역시 모닝이었다. 모닝은 11월에만 7596대가 팔려 단일차종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기아차의 성장은 2005년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디자인경영의 성과”라며, “앞으로도 기아차의 독특한 디자인 DNA를 갖춘 신차들을 계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아차의 내수시장 약진이 장밋빛 전망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선전했다기보다는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등 경쟁 업체들이 '죽을 쒔기 때문'에 반사 이익을 얻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