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산별전환 완성’ 한 발자국 전진
화섬식품노조, ‘산별전환 완성’ 한 발자국 전진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06.16 15:17
  • 수정 2021.06.1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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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5개 사업장 산별전환 투표 … ‘최대 조직’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조 가결
​​​​​​​하반기 산별전환 투표 남아있어, “2022년 산별노조 운동 동참할 것”
ⓒ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동조합
ⓒ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동조합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위원장 신환섭, 이하 화섬식품노조)의 산별노조 전환이 가속되고 있다. 15일 화학섬유연맹 산하 5개 노동조합(조합원 7,160여 명)이 산별전환 투표를 진행한 결과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조와 한국바스프노조가 산별전환에 성공했다. 산별전환 대상 조합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은 2000년 화학연맹과 섬유연맹이 통합하여 출범했다. 이후 민주노총의 방침에 따라 산별노조 건설이 추진됐고, 2004년 화학섬유노조(현 화섬식품노조)가 설립됐다. 하지만 모든 사업장의 산별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화학섬유연맹과 화섬식품노조가 공존하는 채로 운영됐다.

화섬식품노조가 산별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은 지난 2019년 2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였다. 화섬식품노조가 2017년 파리바게뜨 조직화, 2018년 네이버, 카카오 등 IT업계 조직화 등에 성공하면서, 조직 규모면에서 산별전환 사업장과 산별 미전환 사업장의 격차가 뚜렷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이었던 노동조합 명칭도 2017년 11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으로 변경했다.

화섬식품노조는 2022년 산별노조 완성을 목표로 삼고 산별전환 사업을 진행했다. 2021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2021년 10월까지 산별전환 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규약상 산별전환을 위해서는 투표인 수의 2/3를 넘어야 한다.

산별전환 투표 대상 노동조합은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동조합, LG화학대산노동조합, LGChem노동조합, LG생활건강노동조합, LG하우시스노동조합, KRCC노동조합, 대성산업가스노동조합, 대한시멘트노동조합, 한국바스프노동조합, 바이엘크롭사이언스노동조합, 씨텍노동조합, 베올리아워터코리아노동조합, 한화토탈노동조합, KCC여주노동조합, 코카콜라음료노동조합 등 총 15개다. 조합원 수로 따지면 총 1만 700여 명에 달한다.

15일 투표에 참가한 노동조합은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조, LGChem노조, LG화학대산노조, 한국바스프노조, 씨텍노조 등 5개 사업장이다. 이 중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조는 67.96%(총원 3,465명, 투표수 2,715명, 찬성 1,845명), 한국바스프노조는 73.19%(총원 279명, 투표수 276명, 찬성 202명)의 찬성률로 산별전환에 성공했다. 7,160명의 조합원 중 3,416명에 해당하는 규모다. 나머지 3개 노동조합의 산별전환은 부결됐다. 한화토탈노동조합 등 일부 사업장은 16~17일 산별전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이 지난 5월 충북 청주시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동조합을 찾아 산별전환 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동조합

상반기 산별전환 투표 미실시 노동조합과 상반기 산별전환이 부결된 노동조합은 하반기 다시 산별전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투표에서 미전환 사업장 중 최대 조직인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조가 산별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에, 향후 투표에서는 좀 더 많은 노동조합이 산별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화섬식품노조로부터 ‘화섬 산별노조 전환 전략 의제 수립 연구’를 의뢰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화섬식품노조는 단순히 조직전환을 하는 게 아니라 현재 조직 내 다양하고 이질적인 업종 구성까지 염두에 두고 산별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종진 부소장은 “산업별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조직형태 중 조직력이나 교섭력, 산업정책, 미조직-비정규 관련해서 가장 유효한 형태로 판단된다. 장치산업의 스마트 팩토리화가 진행되면서 종사자 규모도 감소하고 있다.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산별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산별전환 과정에서 금속노조나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등도 작지 않은 갈등과 진통을 거쳤다. 슬기롭게 전환 과정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섬식품노조는 “현재의 결과가 부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2019년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바와 같이 ‘2022년 연맹해산’과 ‘산별완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다시 열심히 뛰겠다. 화학섬유연맹과 화섬식품노조는 2022년 단일한 화섬 산별노조를 출범시켜 산별노조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