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현대제철노동조합
<21> 현대제철노동조합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8.12.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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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공장 통합이 살 길
고용보장 통한 조합원 복지향상에 주력
가족, 지역과 함께하는 노동조합

현대·기아차그룹에 소속되어 있는 현대제철은 포항ㆍ인천ㆍ당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1953년 대한중공업공사로 출발한 현대제철은 이후 인천제철과 강원산업, 한보철강을 흡수하면서 INI스틸에서 현재의 현대제철로 변화했다.

현대제철은 2008년 3/4분기 매출 3조2677억원, 영업이익 4449억원, 경상이익 2758억원, 당기순이익 2201억원의 실적을 달성했으며 당기순이익의 경우 전년도 대비 116%나 상승한 수치다. 올 10월까지 물건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수익상황이 좋았다. 그러나 현재 경제위기 상황에서 재고 물량의 과다로 인천?포항공장에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일시 휴업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 현대제철노동조합 제공

2개의 노조, 통합이 관건

현대제철의 인천공장은 과거 인천제철을 흡수한 것이고 포항공장은 과거 강원산업을, 당진공장은 한보제철을 흡수한 것이다. 현재는 똑같은 현대제철이지만 노동조합은 조금 다르다. 인천ㆍ포항공장은 현대제철노동조합(위원장 김용관)이란 이름으로 5년 전에 통합했지만, 당진공장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지회장 이경연)란 이름으로 산별 지역지부 소속이다. 인천ㆍ포항공장은 산별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기업별 노조를 고수하고 있고 당진공장은 산별체제를 선택한 것이다.

현대제철노조는 당진공장과의 통합이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50년, 40년이 된 인천공장과 포항공장보다 당진공장 투자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당진지구에 고로 3기를 건설을 추진 중이며 2010년 고로 1기를 완성할 예정이다. 고로가 완성될 경우 현재 포스코만이 유일하게 생산하는 압연코일을 현대제철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고로의 완성은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생산설비가 노후화되고 있는 인천?포항공장의 조합원을 당진으로 일부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고용안정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현대제철노조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이 시범케이스로 당진공장으로 옮겼지만 현재 당진공장 현대제철지회에서는 조합원 이전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현대제철노조는 내년에 있을 금속노조 산별전환 이전이라도 3개 공장의 통합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나의 사업주에 2개의 노조는 노노 갈등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크고 전체 조합원의 권익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현대제철노조 김용관 위원장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통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동호회 활동은 우리의 자랑

현대제철노조는 업무강도가 강한 철강업종이란 점에서 조합원의 복지 부분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조합원들의 여가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동호회 지원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에는 등산, 축구, 배구, 농구, 볼링에서부터 바둑, 스키, 인라인, 음악 등 약 25개 정도의 동호회가 있다.

현대제철노조 금희준 조직실장은 “새롭게 창립하는 동호회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한 동호회가 회원 30명 이상으로 1년 이상 활동할 경우 그동안의 활동내역을 검토해 창립 1주년부터 회사의 지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회비를 따로 걷지만 장소가 필요한 동호회에는 임대료 등을, 등산 등 차량이 필요한 동호회는 차량지원비 등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이 동호회 중 다물회라는 봉사동호회의 경우 현대제철 인천공장이 소재한 인천광역시 동구에 있는 무의탁 노인, 불우청소년들에게 쌀과 라면 등을 지급하고 집수리 등을 진행한다. 현대제철 정선기 홍보실장은 “동호회 활동은 지친 일상에 활력소로 자리 잡았고, 조합원들의 호응 또한 매우 높다”고 전했다.

가족ㆍ사회와 함께하는 노조활동

매년 가족의 달인 5월이 되면 현대제철노조는 바쁘게 돌아간다. 5월 5일 어린이날 행사와 5월 8일 효행사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매년 어린이날은 현대제철 여자축구단 ‘레드엔젤스’의 전용구장인 인천 원창동 구장의 문이 활짝 열린다. 어린 자녀를 둔 조합원들은 이날 가족들과 함께 이 구장에 모여 현대제철노조가 주최하는 어린이날 행사에 참여한다.

금희준 조직실장은 “각종 게임과 레크리에이션으로 흥겨운 하루를 보낸다”며 “유원지나 놀이공원에 간다고 고생하는 것보다 넓은 잔디구장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조합원들에게 훨씬 더 기쁨을 주고 있다”고 자랑했다.

ⓒ 현대제철노동조합 제공
이어 3일 후에는 조합원들의 부모님, 처부모님을 모시고 현대제철노조가 주최하는 효행사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이했던 효행사는 인천지역의 호텔 컨벤션 센터를 빌려서 1년 동안 회사의 성장 모습과 자식들이 일하는 곳이 어떤 곳인지를 설명한다. 이후 월미도에서 유람선을 타고, 유명 가수를 초청해 여흥의 시간도 갖는다.

그런데 이 행사를 기뻐한 것은 부모님보다 조합원들이라고 한다. 현대제철의 한 조합원은 “아들이 다니는 회사가 계속 성장하고 있고, 내가 거기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 드리는데 내가 더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당시 행사소감을 전했다.

또한 현대제철노조는 ‘끝전 모으기 행사’를 통해 겨울철 쌀 나누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조합원들이 받는 월급에서 천 단위 밑의 금액을 절사해 적립한 후 이를 연말에 지역 불우이웃에게 쌀로서 기부하는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 또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노동조합이란 모토 하에서 조합원의 호응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