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10.20 총파업, 어떤 목소리 나왔나?
민주노총 10.20 총파업, 어떤 목소리 나왔나?
  • 정다솜·강한님·손광모·박완순 기자
  • 승인 2021.10.21 06:48
  • 수정 2021.10.21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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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민주노총 총파업 예정대로 진행···
산업별 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요구안은?

민주노총이 불평등·양극화 해소와 사회대전환을 촉구하며 20일 서울을 비롯한 14개 지역에서 총파업을 진행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에서 내건 5대 요구안은 ▲비정규직 철폐 ▲모든 법적 권리로부터 배제된 5인 미만 사업장 차별 철폐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쟁취 ▲돌봄, 의료, 교통, 교육, 주택 공공성 쟁취 ▲산업전환기 일자리 국가책임제 쟁취 등이다.

코로나19 시기에 총파업을 강행해서라도 내고 싶었던 민주노총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무엇이었는지 정리했다.

■ 건설노조 “안전한 건설현장 위해 위험작업 거부한다”

19일 오전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하루 2명 예고된 죽음, 위험작업 거부를 선포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설노동자가 기자회견에서 피케팅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지난 19일 오전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하루 2명 예고된 죽음, 위험작업 거부를 선포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설노동자가 기자회견에서 피케팅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박완순 기자 wspark@laborplus.co.kr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이영철, 이하 건설노조)은 19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208명의 건설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산재사망을 당했다. 여전히 건설노동자는 하루에 2명, 예고된 죽음을 맞고 있다”며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촉구 및 안전한 건설현장 만들기를 위해 일손을 놓고 7만 전 조합원이 10월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 조합원 약 7만 명 중 8,368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산재사망 예방을 위해 정부가 여러 대책을 발표했으나, 노동자들이 죽고 다치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이냐’라고 묻는 질문에 ▲불법다단계하도급(57.6%) ▲최저가낙찰제(50.2%) ▲빨리빨리 속도전(40.9%) 등을 1~3순위로 응답했다. 건설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응답자 8.368명 중 83%는 건설안전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건설노조는 해당 법이 건설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현장 건설노동자들의 필요성이 설문에 반영된 결과라고 봤다. 건설안전특별법의 주요 내용은 건설 공사 발주자부터 적정한 공사비용과 공사기간을 제공하도록 하고, 시공자가 안전관리를 책임지도록 하는 등 건설공사 참여자별 권한에 상응하는 안전 책임을 부여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건설노조는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을 시작으로 건설안전특별법 연내 제정 투쟁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20일 민주노총 총파업 서울 대회에서 “4년 전 문재인 대통령은 산업재해를 절반으로 줄인다고 했으나 건설현장에서 지금도 매년 600명씩 죽어나간다 ”며 “건설안전특별법을 반드시 연내에 건설노동자들의 힘으로 통과시키겠다 ”고 강조했다. 

■ 공공운수노조 “코로나19 시기 ‘코로나영웅’, ‘필수노동자’라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공공운수노조가 12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공공운수노조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nbsp;hnkang@laborplus.co.kr<br>
공공운수노조가 지난 12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공공운수노조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br>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현정희, 이하 공공운수노조)도 총파업에 돌입했다. 공공운수노조에는 학교, 의료, 사회복지, 철도, 화물, 에너지 등 필수노동자라고 불리는 노동자들이 조직돼 있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20일에 ▲전국교육공무직본부(3만 8,000여 명)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1,000여 명)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직(740명) ▲경북지역지부(공무직, 사회복지시설, 민간위탁 환경미화노동자 등 250여 명) ▲대전일반지부 국민은행콜센터지회(280여 명) 등의 조직이 총파업에 참여했다. 이 외에 조합원들은 다음달 27일까지 각 사업장의 요구안을 가지고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공공운수노조는 밝힌 바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교육·의료·돌봄·주택·교통 등 공공성 강화를 주요 요구로 내걸었다. 공공성과 공공부문 노동자의 노동권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보장되면 안정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국민의 삶의 질도 향상될 것이라는 것이 공공운수노조의 주장이다. 따라서 공공운수노조는 공공부문 노동자들과 정부가 협상하는 노정교섭 테이블이 제도화돼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2일 총파업을 선언하며 “이렇게는 못 버틴다. 의료, 돌봄, 물류, 콜센터 등의 현장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노동자들이 과로에 쓰러지고 있다. 재난 속에 국가의 역할과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20일 민주노총 총파업 서울 대회에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코로나19 시기 (공공부분노동자를 가리켜) ‘코로나영웅’, ‘필수노동자’라고 했지만 말뿐이었다”며 “개인이 책임질 수 없는 공공분야 문제를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무원노조 ‘10.20 12시 멈춤!’

전국공무원노조가 18일 오후 2시 민주노총 12층 브리핑룸에서 '10.20 12시 멈춤! 조합원 총투표 결과 보고 및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nbsp;hnkang@laborplus.co.kr<br>
전국공무원노조가 지난 18일 오후 2시 민주노총 12층 브리핑룸에서 '10.20 12시 멈춤! 조합원 총투표 결과 보고 및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nbsp;hnkang@laborplus.co.kr<br>

공공부문 사업장도 다양한 방식으로 총파업에 함께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전호일, 이하 전국공무원노조)은 ‘10.20 12시 멈춤!’을 통해 공무원의 의제를 국민과 정부에게 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무원들은 그간 점심시간에 교대로 일을 해왔지만 20일 점심시간에는 민원행정을 멈췄다.

이날 전국공무원노조는 점심시간에 민원업무 대신 온라인 조합원 총회를 진행했다. 조합원 총회에서 전국공무원노조 임원들은 빈 민원실을 찾아가 일손을 놓은 조합원들과 만났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지난 14일 ‘10.20 12시 멈춤!’ 계획을 조합원 총투표에서 93.9%(6만 3,315명) 찬성률로 가결시킨 바 있다. 총투표에는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 9만 9,776명 중 6만 7,428명이 참여했다.

전국공무원노조가 ‘10.20 12시 멈춤!’으로 말하고자 하는 5대 의제는 공무원의 정치기본권·노동기본권 보장, 노동조건 개선, 보건의료·소방인력 확충 및 처우개선, 공적연금 강화 등이다. 공무원은 노동3권을 모두 보장받지 못하고, 정치기본권도 제한돼 있다. 또한 코로나19를 겪으며 많은 공무원들이 과로로 공직사회와 세상을 떠나자 전국공무원노조는 보건과 소방분야 인력이라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온라인 총회에서 “이 시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모든 지부에서는 12시 멈춤을 하고 있다. 노동존중 정부라 칭하는 문재인 정부는 이미 반노동 정부이며 촛불의 염원을 짓밟았다. 무엇보다 공무원 노동자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정치기본권이다. 또한 공직사회 비정규직은 폐지돼야 하고, 소방 보건인력을 확대하고, 연금은 정년에 바로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제 우리의 요구를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우리 스스로 무기가 있어야 지킬 수도 있다. 이제는 15만 조합원이 한발 더 나가는, 선을 넘는 투쟁과 공무원이 행정의 주체가 되는 투쟁을 해야 할 때다. 그 시작이 12시 멈춤”이라고 말했다.

■ 금속노조 “재벌과 대기업이 독주하는 산업전환은 불평등 키우는 또다른 역병”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20일 민주노총 총파업 서울 대회에서 투쟁 발언 중이다. ⓒ 노동과세계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20일 민주노총 총파업 서울 대회에서 투쟁 발언 중이다. ⓒ 노동과세계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김호규, 이하 금속노조)은 이번 민주노총 총파업에 전국 90여 개 사업장 5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주된 참여 단위는 대우조선해양, 삼호중공업, STX조선 등이다. 약 3만 3,0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였다. 9월 30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합병 관련하여 오는 12월 말까지 4번째 인수계약기간을 연장하면서 노조의 반발이 커졌다. 특히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20일부터 산업은행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하기도 했다.

또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기아차지부, 한국지엠지부 등 전기차 전환과 관련한 우려가 큰 완성차업체 조합원 1만 7,000여 명도 교육총회를 여는 형식으로 총파업에 참여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20일 민주노총 총파업 서울 대회에서 “불평등은 재앙이다. 재벌과 대기업이 독주하는 산업전환은 불평등을 키우는 또다른 역병”이라며 “노동의 참여는 한국사회가 불평등에 대한 면역을 기르는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일하는 사람 모두의 행복을 위해 노동참여 산업전환의 시대정신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 서비스연맹 “산업전환 시기, 고용안정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 가전통신노조
20일 오전 가전통신노조 코웨이 공투본이 서울 구로구 코웨이 본사 앞에서 사측에 성실교섭 이행을 촉구했다. ⓒ 가전통신노조

코로나19 위기, 디지털 산업전환,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비스 노동자들은 이번 민주노총 총파업에서 ‘5대 의제 21대 요구안’을 내걸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위원장 강규혁, 이하 서비스연맹)이 산하 조직의 목소리를 모은 결과인 5대 의제 21대 요구안은  ① 코로나 위기 서비스 노동자 생존권 보장(▲코로나 위기, 산업전환에 대한 총고용 보장 ▲고용유지지원금 연장, 생활임금 보장 ▲관광산업 부지를 이용한 부동한 투기 규제 ▲요양보호사 위험수당 지급 ▲면세사업자-공항공사 MOU이행 강제)  ② 유통산업 구조조정 저지(▲일자리위원회 유통 TF구성, 일자리 대책 마련 ▲유통산업발전법 전면 개정으로 온라인 규제, 의무휴업확대 ▲투기자본규제법 마련) ③ 비정규직 없는 학교(▲교육공무직, 초등돌봄, 방과후 법제화 ▲학교예술강사 시수제한 폐지, 법적 지위 보장 ▲학교비정규직 차별해소, 모든 직종 무기계약직 전환 ▲초등돌봄전담사 전일제 전환)  ④특고·플랫폼 생존권 보장(▲노조법 2조 개정으로 노조할 권리 보장 ▲원청의 교섭의무 부여 ▲가전통신서비스 노동자 산안법 적용 ▲이륜차 유상운송보험료, 대리운전 보험료 인하 ▲플랫폼 업체 독점 규제, 공정운임 보장 ▲온라인 배송 노동자 생물법 적용) ⑤돌봄 국가책임제 실현(▲돌봄노동자 기본법 제정 ▲요양보호사 인건비 법제화 ▲사회서비스원 노동자 정규직화 및 처우개선)이다. 

총파업 당일 가전통신노조 코웨이 공동투쟁본부 조합원 약 7,000명은 일손을 놨다. 이날 오전 코웨이지부,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코웨이CL지부 조합원 약 300명은 서울 구로구 코웨이 본사 앞에서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항의 행동을 진행했다. 가전통신노조 관계자는 “대표이사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본사 앞에 모였지만, 회사를 철통같이 둘러싼 1,000여 명의 경찰들과 먼저 맞닥뜨렸다”며 “전국의 코웨이 7,000 조합원들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항의행동에 함께했다”고 전했다.

서비스연맹에 따르면 학교비정규직, 마트노동자, 전세버스 노동자 약 200명, 택배노동자 약 1,700명, 온라인 배송노동자 약 2,000명 등이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함께했다. 

이날 서비스연맹의 관광레저노동자들은 소산별 관광레저산업노조 출범식을 열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 세종호텔, 제주 칼호텔, LEK(신화월드 카지노) 등 우리는 일터에서 구조조정과 폐업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관광레저산업노조는 큰 고비를 함께 건너고 있으며, 서비스연맹의 역사와 함께하는 저력 있는 단위인 만큼 규모를 키워 업종 전체의 대표노조로 성장하자”고 말했다.

민주노총 총파업 서울 집회에서 강규혁 위원장은 “(사모펀드 등 투기자본이)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어떻게 되든지 상관 없이 기업을 사서 구조조정해 팔아치우고 있다. 사모펀드는 기업가의 양심도, 사회적 책임도 없다. 돈이 된다면 다 하는 괴물이다. 노동자들은 귀신과 싸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 구조조정도 일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자리의 형태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내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내 자식들의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 노동자들은 걱정이 태산인데 정부는 일자리가 소수의 전문직과 다수의 비정규직으로 나뉠 것이라며 겁박만 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산업전환 시기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겠다, 투기자본을 철저히 규제해서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약속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교조, 노동인권수업으로 총파업 동참

전교조가 24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 포기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전교조&nbsp;
전교조가 지난 8월 24일 국회 앞에서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 포기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전교조&nbsp;

교사들은 민주노총 총파업을 맞아 지난 18일부터 학교에서 노동인권수업을 진행했다.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노동3권이 온전치 않은 교사들이 할 수 있는 실천부터 하겠다는 것이다.

유·초·중·고 교사로 구성된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전희영, 이하 전교조) 조합원들은 초등학교에서 그림책으로 노동3권을 이야기하고, 고등학교에서는 노동3권과 노동조합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에서는 노동인권, 정규직과 비정규직, 교육불평등, 노동자의 총파업,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자의 삶에 대한 주제가 다뤄졌다.

수업을 마친 뒤에는 동료 교사들과 결과를 나누고, 가능한 교사는 조퇴 후 총파업 대회에 참여했다는 게 전교조의 설명이다. 전교조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불평등과 양극화로 가정 경제가 무너지고, 부모의 소득격차는 학생들의 교육격차로 나타난다. 노동자들이 차별당하고 죽음으로 내몰리는 세상이라면 우리 학생들이 꿈꿀 수 있는 미래는 무엇인가. 전교조에게 총파업은 바로 교육의 희망인 학생들의 현재와 미래를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번 총파업에 교육불평등 해소, 대학서열 철폐, 교원업무 정상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 쟁취 등의 요구를 가지고 있다.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 화섬식품노조, 총파업 일환으로 한국팩키지 앞 결의대회 

지난 9월 6일 화섬식품노조가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 조직화를 위한 전국 지역 간담회를 열었다. ⓒ 노동과세계
지난 9월 6일 화섬식품노조가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 조직화를 위한 전국 지역 간담회를 열었다. ⓒ 노동과세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위원장 신환섭, 이하 화섬식품노조)은 민주노총 총파업의 일환으로 경기도 안산시 한국팩키지 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한국팩키지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팩키지는 올해 경남 김해의 원창포장공업을 인수하여 내년 합병을 앞두고 있다. 안산 공장은 100여 명 규모이며, 김해 공장은 230여 명 규모다. 두 공장의 임금체계가 상이한 상황에서 한국팩키지가 김해공장 복수노조 설립을 이유로 임금 개악안을 한국팩키지지회에게 강요했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주장이다.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한국패키지지회 지회장은 “합병을 앞두고 회사는 지회에게 교섭권을 줄 테니 임금개악을 받아들이라고 한다”면서 “회사가 김해공장에 복수노조를 세웠다는 명백한 근거가 있다. 오늘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회사를 인수했을 때 상식적으로 임금을 높은 데에 맞추는 게 맞다. 그러나 여전히 국회에서 바뀌지 못한 교섭창구단일화라는 제도를 통해서 인수회사에 세워진 노동조합과 교섭을 통해서 임금을 깎고 고용을 줄인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의 큰 걸음으로 학교와 사회 대전환을 시작하자!”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에서 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총파업의 큰 걸음으로 학교와 사회 대전환을 시작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연대회의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여성노조의 학교비정규직 공동교섭단이다.

연대회의는 “17개 시‧도교육청 및 교육부와 지난 8월부터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의 불성실교섭으로 인해 파업에 이르렀다”며 “학교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도 어기고, 국가인권위 공무직위원회의 비정규직 차별 격차해소 권고도 무시하며 파업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감을 총파업으로 강력히 규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총파업 참가 인원은 약 4만 명이다. 총파업 당일 교육공무직본부는 시민호소문을 통해 학교비정규직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파업은 잘못된 세상에 던지는 노동자들의 질문이며, 차별에 맞선 몸부림입니다. 파업을 앞두고 서로 한 발 물러서서 교섭하자고 해도, 시도교육청들은 단 한발도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교육청에 요구하는 것은 단지 임금만이 아닙니다. 교육의 공공성, 교육복지의 확대를 촉구합니다. 안전한 급식, 더 확대되고 질 좋은 돌봄, 학습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와 건강까지 보살피는 교육복지의 손길이 차별 받지 않길 바랍니다.” _ 교육공무직본부 시민호소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