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노동자, 장시간 노동 대책 마련해야”
“금융 노동자, 장시간 노동 대책 마련해야”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8.12.0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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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하루 13시간 이상 근무…근골격계 질환, 우울증 등 유발

▲ 9일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한국노총 산업환경연구소가 주최한 '금융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IMF 당시 은행들의 퇴출과 구조조정, M&A로 금융권 노동자들이 급격하게 증가된 노동강도와 장시간 노동에 의해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한국노총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융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토론회’에서 한국노총 산업환경연구소 조기홍 국장은 발제를 통해 “금융 노동자들의 주당 노동시간은 53.6시간으로 나타났고, 평균 퇴근 시간은 20시 12분으로 조사되었다”며 “이는 하루 13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노총 산업환경연구소(본부장 정영숙)와 한양대 산업의학과가 올해 공동으로 조사한 ‘금융노동자의 직무스트레스 및 건강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 은행 노동자들이 근골격계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가 조사대상자의 71%로 나타났고, 위염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도 4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금융노동자의 장시간 노동과 노동강도 강화의 원인에 대해 조기홍 국장은 “IMF 이후 거시적으로는 은행의 기업지배구조와 조직구조의 변화, 미시적으로는 극심한 경쟁 환경에서의 일선 은행 업무의 성격변화”가 주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 고객상담 및 금융상품 판매 위주의 영업 변화 △ 원스톱뱅킹과 그에 따른 실적 경쟁, ‘1인 다역’체제 △ 사업부제와 주주가치 위주의 경영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충남대학교병원 대전지역암센터 김인아 교수는 “금융 노동자의 건강관련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근골격계질환의 발생 감시대상이 81.%, 이중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55%로 나타나는 등 대다수의 금융노동자가 근골격계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조기홍 국장은 △ 지속적인 사업보건 관리 △ 작업공간에 대한 인간공학적 설계 및 배치 △ 심리상담 등 직무스트레스 예방 프로그램 시행 △ 지속적인 안전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이러한 방안보다는 노동시간 단축, 노동강도 완화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CS 강화 등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고객만족도 평가에 대한 개선대책과 함께 지속적인 경쟁 체제의 완화를 주장했다.

한편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을 대신해 참석한 백헌기 사무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금융권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에 대한 현실을 정확히 알려내고 대책을 마련하는 토론회가 되길 바란다"며 "한국노총도 근무시간 단축 등 금융권 노동자의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법 개정 및 제도개선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