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명의 땀과 눈물, 그리고 좌절
267명의 땀과 눈물, 그리고 좌절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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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하승립
길고 힘든 8월이 이제 끝이 났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더위와 불쑥 찾아드는 태풍은 고단한 일상을 더욱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의 더위가 예년에 비해 심한 편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덥지 않은 여름과, 유난히 침체된 경기에 따른 심리적 위축 같은 것들이 ‘심리적 체감 기온’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입니다.


그나마 잠 못 드는 8월의 밤을 견디게 해 준 것은 신화의 땅, 아테네에서 벌어진 올림픽이었습니다. 어디 하나 소중하지 않은 땀방울이 있었을까요? 올림픽에 나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땀의 결실이었겠지요. 사람들이 TV 너머 환호하고 탄식하는 그 순간순간 마다 경기장의 선수들은 마음 졸이고, 아파하고, 좌절하고, 쓰러지고 했을 것입니다.


왜 짜릿한 쾌감과 환호의 순간은 빠트렸냐구요?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선수들은 모두 267명입니다. 그렇다면 메달을 따지 못하는 선수들이 200명이 넘는다는 얘기입니다. 온나라가 떠들썩할 정도로 관심을 집중시킨 축구대표팀의 8강전 이면에는 쓸쓸히 눈물을 삼키던 여자하키대표팀의 8강전이 있었습니다. 집중 중계되던 메달 유력 종목 경기 뒤편에는 참가비용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훈련장 바닥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던 조정대표팀이 있었습니다.


승자의 환호를 기억하십시다. 그들의 감동의 드라마에 함께 기뻐하십시다. 그러나 잠깐은, 적어도 4년에 한 번 십 여일 동안은 그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던 무명의 땀과 눈물에도 눈을 돌리기를 희망합니다.


이제 곧, 완연한 가을이 오겠지요. 여름의 끝자락에 기억합시다. 이 땅의 경제를 일구어가는 이름 없는 노동자, 그리고 중소·영세기업 경영인들의 ‘무명의 땀’도 있다는 것을.

 

이번 호에서는 ‘대한민국이 늙어간다’는 주제로 산업고령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분석, 진단해 봤습니다. 고령화의 언덕을 넘지 못하면 산업의 내일도 없습니다.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클로즈업, 작업장진단 시리즈에서는 ‘조합원’을 집중 조명합니다. 경제적 실리주의 속에서 ‘자기 편’ 의식이 강한 조합원들의 현실을 풀어갈 대안을 모색합니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들의 노동정책에 대한 생각도 들어봤습니다. 비정규직 보호법안, 공무원노조법 등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기회입니다. 아울러 노동문화를 진단하는 기획으로 ‘노동계의 조끼 문화’에 대한 심층해부 했습니다.


또 새로운 시대의 혁신적 리더십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순신의 리더십’을 집중조명 합니다. 옛 영웅으로부터 위기 돌파의 해결책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