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이미지 회복 위해 최선”
“실추된 이미지 회복 위해 최선”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9.02.0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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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사장 구속·매출 하락으로 위기감 높아져
조합원 고용안정 위해 노사 상생의 길 찾아야
KT노동조합 김구현 위원장

지난해 12월 9일, KT노동조합 10대 위원장 선거에서 기호 1번 김구현 후보는 총투표수 2만7397표 중 1만8635표(득표율 68.02%)를 획득해 기호 2번 조태욱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남중석 전 사장의 비리혐의 구속과 지속적인 매출 하락으로 위험에 처한 KT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기 위해 ‘현장과 함께하는 노동조합’을 모토로 내세운 김구현 신임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상생을 통한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을 외쳤다.

또한 이석채 사장의 취임과 동시에 발표된 조직개편안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도 함께 내비쳤다. KT노동조합 김구현 신임 위원장을 만나 선거 과정에서의 소회와 앞으로의 다짐을 들어봤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 먼저 취임을 축하합니다. 이번 선거 승리의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자리를 빌려 먼저 KT 3만 조합원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승리의 요인은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고용안정을 바라는 조합원들의 간절한 염원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들이 4명의 후보 중에 그래도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신분보장 등 여러 사안을 지켜줄 수 있는 후보는 김구현이라는 판단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조합원들이 고용불안을 막아낼 힘이 있는 노동조합, 중도합리노선을 가진 노동조합, 마지막으로 풍부한 정책대안과 경험을 갖춘 노동조합을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런 염원에 답하는 위원장이 될 것을 다시 한 번 선언합니다.”

- 선거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결선 투표에서 경합을 벌인 민주동지회 소속 기호 2번 조태욱 선본에서 김구현 위원장이 회사의 조직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개표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역별 개표가 아닌 통합개표를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상대 후보 비방이나 흠집내기가 여전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태욱 선본의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남중석 사장의 구속으로 경영주체의 공백이 있었던 상태에서 진행된 노조위원장 선거였는데 어떤 지원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미 선관위가 이에 대해 조태욱 선본에 경고도 하고, 허위라는 사실을 지적 했습니다.

또한 조태욱 선본이 속한 민주동지회는 지난 8대 위원장 선거부터 이러한 식상한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부정, 부정’을 외치지만 이제 조합원들은 속지 않습니다. 진상조사도 해보고 법원에도 가보았지만 결국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저는 역대 어느 위원장보다 깨끗한 위원장으로 당선됐다고 자부합니다. 조태욱 선본 측에서 주장하는 통합개표에 대해서는 그들이 현재의 방식(지역별 개표)을 주장했었다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통합개표를 안 해서 문제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입니다.

어떤 주장을 하든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주장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통합개표가 노동조합의 민주성에 도움이 된다면 신중하게 검토할 생각입니다. 다만 어떤 단체나 어느 후보 쪽에 유리한 선거제도를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경영 참여 통해 경영진 견제 방안 강구

- KT는 남중석 전 사장의 구속 등으로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방안은 무엇입니까?

“우선은 신임 경영진이 해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사장 취임과 동시에 조직개편과 KTF 합병, IPTV 활성화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계획이 발표되고 있는 데 반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대책은 상대적으로 미진해 보입니다. 사장을 비롯한 신임 경영진은 국민기업인 KT의 사회공익 실현과 이미지 제고를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노동조합에서는 앞으로 신임 경영진 쪽에서 KT의 떨어진 이미지 제고에 많이 노력 할 것과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에 노력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다만 두 번 다시 이러한 회사 이미지의 실추가 없도록 계속 경영진을 견제할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며, 회사 경영에 직간접으로 간섭해서 기업 이미지가 상승할 수 있도록 많은 역량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 외부에서는 정치적 압력이 KT를 흔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충분히 이해되는 사항입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외부의 시각차를 논할 때가 아니라 안정된 직장이 되기 위해 회사를 발전시켜 조합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도 내부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매출을 향상시켜 고용안정을 도모하고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노동조합과 회사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동조합의 경영참여가 허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노조의 이러한 믿음에도 신임 경영진이 일방적인 고통분담을 강요할 경우 노조도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 2009년은 구조조정 등 정부와 경영진의 다양한 압박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노동조합의 대응방안은 무엇입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합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선거과정을 통해서도 확인됐듯이 조합원 민심이 고용안정에 있기 때문에 만약 조합원의 염원을 저버리는 행위는 절대 묵과될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은 매출 정체와 경제 위기로 인해 사측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생을 위해 협력할 일이 있다면 함께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신임 경영진이 단기 경영성과와 외국인 대주주 배당만을 의식해 일방적 구조조정을 감행한다면 노동조합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시급히 현장조직을 정비하고 노동조합의 단결을 꾀할 예정입니다. 특히나 대규모 조직개편이 진행된 만큼 하루 빨리 조직을 정비하고 태세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합니다.”

- 이석채 사장의 취임과 동시에 조직개편안이 발표됐습니다. 그런데 조직개편안이 노조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됐습니다. 노조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지 않나요?

“회사가 사장이 바뀌면서 급하게 취임식과 맞추어 조직개편안을 내놓았고, 조합도 사전에 안을 고민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KT가 처한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새롭게 조직이 개편되지 않으면 현재보다 더 어려운 경영환경이 도래할 것이라는 염려라고 생각합니다.

조합원들이 고용안정과 더 나은 혜택을 받으려면 현재의 방법보다는 고객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해서 매출 향상을 꾀해야 한다는 점에서 노조도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수용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다만 조직개편에 따른 조합원들의 재배치 과정에서 피해라든가 인사 불이익이 절대 없어야 한다는 전제는 분명합니다.”

▶ 1985년 한국통신 인재개발원 입사 ▶ 2000년 인재개발원 지부장 ▶ 2008년 본사지방본부 위원장 ▶ 현 KT노동조합 위원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현장에 뿌리내린 튼튼한 조직 만들겠다

- ‘현장과 함께하는’ 집행부를 표방하셨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현장과 함께하고 소통하는 열린 집행부를 만든다는 것은 조합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제일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 어떤 집행부도 ‘현장과 함께’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KT노조도 지난 8대와 9대 집행부가 6년 동안 복지 제도, 인사 제도 등에서 많은 성과를 이루었지만 소통과 공유의 부재로 인해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열린 집행부가 되지 못하고 폐쇄된 집행부가 돼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10대 집행부는 △서비스하는 집행부 △소통하는 집행부 △공부하는 집행부 △연대하는 집행부 △투명한 집행부 등 5대 활동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열린 노동조합을 만들고 현장 조합원 속에서 뿌리 내린 튼튼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 조합원과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상은 절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독불장군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없습니다. 여럿이 함께 힘을 합해서 하나로 뭉쳐야 무슨 일이든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조합 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세상은 절대 혼자서 살 수 없습니다. 조합원들도 개개인으로서는 권리도 역할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전 조합원이 일치 단결 했을 때 우리는 우리가 얻고자 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조합원 개개인의 삶의 질이 발전되기 위해서는 노사가 상생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되어져야 합니다.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KT노동조합은 어려운 시기를 돌파하기 위해, 조합원들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