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경제지도 새로 그린다
동아시아 경제지도 새로 그린다
  • 참여와혁신
  • 승인 2004.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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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민간 손발 ‘척척’

조기 체결 목소리 높여

한일 FTA 실무협상이 속속 진행되면서 우리 정부의 협상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대응이 주목된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향후 동아시아 각국 및 기타 국가와의 협상력에서의 전문성과 통합성 강화를 위한 일본 정부의 행보다.

 

지난 2월 일본 경제산업성은 기존 5명이던 경제연대협상추진실(FTA추진실) 정원을 한꺼번에 80명으로 대폭 늘렸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에 관해 한국을 비롯한, 멕시코, 필리핀, 대만 등과의 FTA 협상에 통합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의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외무심의관이 지난 2003년 외무성에 보고한 ‘일본의 FTA 전략’ 보고서는 ‘지역 FTA 네트워크를 통한 일본기업의 동아시아 생산네트워크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공세적으로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는 한일 FTA가 양국의 경제구도와 동아시아 내에서의 일본의 경쟁력 및 경제 패권 장악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일본을 중심축으로 한일 FTA를 추진하고 대만, 아세안 5개 국가와의 쌍무 및 다자간 협상을 통해 동아시아 네트워크 구축 지도를 완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상 결과에 따른 업계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조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정부의 FTA 대책기능을 대폭 강화한 데 이어 민간차원에서도 ‘일본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FTA 추진 국민회의’를 발족, 산업계와 관련 노동계 등 산업정책 관련자들의 정책제언 수렴, 대 국민 홍보 등의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 등 각종 변수를 염두에 두고 한일 및 한중일 FTA의 실질적 효과를 각국별로 분석해 보는 등 대비도 철저하다. 지난 2000년 일본 경제기획청은 ‘FTA의 정책효과분석 리포트’를 통해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각국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일 FTA 체결 일본은 우리나라의 3.46배인 616억 달러, 중국은 2.65배인 473억 달러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표참조>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일본 내에서는 한일 FTA 조기 체결을 희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쓰비시물산 경영연구소에서 올 4월부터 한달간 주요기업인 109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현재 일본이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 중국, ASEAN, 칠레 등과의 FTA 체결에 관해서 큰 지역차 없이 FTA 체결의 ‘이득이 크다’라는 답변이 70%를 넘어 ‘불이익이 크다’는 답변보다 훨씬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전경련의 한 임원은 “일본 정부는 10년, 20년을 내다보고 동아시아 전략 속에서 우리나라와의 FTA를 구상한 반면 우리는 한일 FTA 하나에도 허덕대고 있는 실정”이라며 “큰 그림도, 업계 의견 수렴도 없는 데다 국민적 공감대까지 부족해 앞으로의 논의가 난항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한일 FTA 효과와 대응 방안에 대한 일본 재계·학계 리포트

통상정책 속에 위치한 일본의 FTA는 공격적인 FTA와 수비적인 FTA가 있다. 수비의 FTA는 현재 정부간 교섭의 중요 포인트인 일본-멕시코 FTA를 뜻한다.

멕시코는 NAFTA에 가맹하여, EU와 FTA를 체결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은 멕시코와 관세 없이 무역이 가능하지만, 일본은 멕시코와 무역에서 관세를 내야한다.

일멕 FTA에는 그 불이익을 없앨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한편 공격적인 FTA에는, 이미 발효되어 있는 일본-싱가포르 EPA(포괄적 경제연계협정)나, 이제부터 정부간 교섭에 들어갈 일한 FTA 등, 동아시아와의 FTA를 뜻한다.

최근 동아시아의 사람, 상품, 자금, 정보의 흐름은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공격적 FTA는 이 흐름을 제도로 보증하는 것으로, 일본의 경제성장을 한층 더 신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2003년 8월 미쓰비시 물산 전략산업 연구소 리포트 中

 

한국 산업계는 FTA를 체결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일본측만이 가시적인 메리트를 향유하게 될 것이며, 대일무역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은 나머지 FTA의 효과를 의문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일한 FTA가 한국의 규제개혁추진에 기여함으로서, 장기적으로는 한국산업계의 국제경쟁력강화로도 연결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여 조기 체결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 2001년 11월 일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회원사 보고 中

 

일본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총체적으로 보면, 한국의 관세·비관세장벽의 철폐에 의한 수출확대, FTA를 계기로 한 국내 산업구조개혁의 진전 등의 면에서 이득이 불이익보다 크게 상회한다고 예상된다.
개별산업에서는 철강,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운송기계, 전기전자 등의 기기기계 및 금융과 통신 등의 기타 서비스 분야에서 이득이 크다.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산업은 일본의 압도적인 기술우위성에서 대폭적으로 생산과 수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은행, 증권, 보험의 금융분야에서는 FTA가 지역에서의 금융자유화, 국제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일본기업의 시장참여기회가 증대하고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2003. 6. FTA구상과 일본경제의 영향 - 신금중앙금고 종합연구소 리포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