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노동운동은 담 허물고 나가 시민과 함께해야”
“이제 노동운동은 담 허물고 나가 시민과 함께해야”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9.04.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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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시민들과 연대했으면 그렇게까지 냉대 받았을까?
노동운동은 전문직…인정받으려면 사회적으로 동참해야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박남식 의장

지난 2월 27일, 이화수 의장의 국회의원 당선으로 공석이 된 경기지역본부 의장자리를 놓고 벌어진 보궐선거는 그야말로 치열한 접전이었다. 결선투표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 끝에 단 10표 차이로 힘겹게 당선이 된 박남식 의장을 <참여와혁신>이 만나보았다.

선거에서는 간발의 차이로 이겼지만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그가 이겨 나가야할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적은 표 차이로 당선된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박남식 의장은 인터뷰 내내 지역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참여와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과연 그가 말하는 참여는, 또 통합은 과연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박남식 의장(오른쪽)과 허원 사무처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변화에 대한 책무를 넘겨받은 것 같은 느낌

이번 선거는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총 네 팀이 경쟁하는 가운데 결선투표에서 10표 차이로 승리했는데, 승리의 요인은 무엇인지.

“조합원들이 한 번 쯤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들을 하신 것 같다. 이화수 전 의장이 국회로 떠나고 빈자리가 남다 보니까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후보 네 명 중 셋은 집행부에 있었던 사람들이고 나는 야권에 있던 사람이었다. 변화를 줘야 한다는 책무를 나에게 넘겨준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1차 선거 때 졌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결국 2차 개표하고 나서 당선이 확정됐을 때 ‘책임이 무겁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표도 10표 차이밖에 안 났고, 제일 먼저 ‘책임이 무겁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하나라도 바뀌는 모습, 더 전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질타가 나올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허원 사무처장과 선거운동하면서 대의원을 만나고 사업장을 갈 때마다 했던 얘기가 있다. ‘2월 27일 선거 끝나고 경기지역본부를 나가는 순간 모두 잊고 나가달라. 단지 경기지역본부가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 해 달라. 만약에 내가 떨어져도 선두에 서서 모두가 하나 되는데 앞장서겠다.

조직원이 아닌 여러분이 해주셔야 된다. 내년에 복수노조가 도래하는데 이렇게 분열되어 있다가는 경기지역본부가 끝날 수밖에 없다’ 이런 얘기를 인사 끝마무리에 꼭 했다. 그런 얘기에 대해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통합과 전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노동자 대통합으로 다함께 전진하는 통합노동운동”이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가.

“네 명이 후보다 보니 잘못하면 한쪽 집행부에 나머지 세 명이 등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탈락한 후보들을 배제시키는 것이 아닌, 고루 포진을 시켜서 같이 가자는 의미로 그런 슬로건을 썼다. 또한 기존 노동운동 틀에 있던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끌어안고 사회단체들하고도 연대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러한 움직임으로 노동 운동의 목소리를 바깥에 전달해야 한다. 서로 입장이 다른 단체들끼리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민주노총하고도 여건이 되면 같이 대화를 하고 같이 맞출 수 있는 부분을 맞춰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현안문제가 도래했을 때 같이 힘을 합쳐서 갈 수 있었으면 한다.

예를 들어 평택 같은 경우 실제로 한국노총이 필요하다 싶으면 같이 도와줄 수 있지 않겠나? 쌍용자동차 같은 경우 애석했던 것이, 한국노총이 진작 시민단체들과 연대가 되어있었으면 시민들이 그렇게까지 냉담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작 연대가 되었으면 같이 고민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

활발하게 대화해야 몫이 돌아온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한국노총이 그 하청업체를 조합원으로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쌍용차 문제는 단지 민주노총만의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 자체의 문제이고 인근 아산까지도 연결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노총이 같이 싸우자고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런 부분을 공동 대응할 수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서로 공동대응 할 수 있는 부분은 하되 각자 갈 길을 가면 된다. 각자의 업무를 중심사업으로 잡고 나머지 뭉칠 수 있는 사업은 같이 묶어서 진행했으면 한다. 한국노총이 통일사업도 하고 이북에 쌀도 보내고 하지 않는가? 이런 일들을 하는 이유는 바로 국민과 함께 하기 위해서다. 국민 속에 묻히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경기 도민 속에 묻히려고 한다. 경기도민과 함께 같이 갈 수 있는 부분은 통합해서 진행하겠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옛날에는 노동운동하던 사란들이 빨갱이란 소리를 많이 들었다. 우리 부모님도 남들이 아들 뭐하냐고 물으면 말꼬리를 흐리시고 떳떳하지 못하셨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노동운동은 전문직이다. 전문직으로 대우받고 인정받으려면 사회적으로 동참하고 같이 가야한다.

옛날처럼 주먹구구식의 투쟁만 하는 것이 아닌, 인정받는 노조를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경기도의 노사민정 여러 단체와 교류하면서 꾸준히 우리의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조건 투쟁하기 전에 경기도본부장으로서 경제단체의 장들한테 부탁하고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려고 하고 있다. 87년도쯤에는 관리부랑 얘기만 해도 어용소리를 들었다. 나도 예전에 어용시비 걸려봤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활발하게 대화해야 몫이 돌아온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조직화 사업을 최우선 과제로 하는 조직혁신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기존 사업은 밀고 가는 가운데 조직담당을 따로 둬서 여성, 비정규직, 중간노조에 조직화교육을 해나갈 것이다. 조직담당이 따로 있으면 의장, 처장이 서로 자기 맡은 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 이화수 집행부 뿐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노총 당선자들은 조직역량 강화를 내세웠다. 그러나 본부의 명칭을 변경하거나 새로 신설한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었던 것 같다.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활동가 조직이 중요할 듯하다.

“지역의 전문요원들이 있지 않나? 그런 활동가들을 꾸준히 교육시키려 한다. 그들로 하여금 지역본부에 지원사격을 할 수 있게끔 하려 한다. 열악한 곳은 활동가들이 없는 곳도 있다. 그런 곳의 경우 부의장 등의 인력들에게 직책을 맡기고 교육하다 보면 그 중에 성과가 보일 것이다.

다들 여력이 없다고 한다. 사업장이 휘청하니까 다들 힘들다고 하는데 이런 때일수록 활동가들이 움직여줘야 한다. 계속 미팅을 하고 지원을 해서 활동가교육을 수시로 하려고 한다. 기본적인 법률 교육부터 차근차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본부들이 산별과 같이 복수노조에 대비해야 된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경기지역본부는 가장 많은 조합원과 지역지부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노총 내 위상은 그리 크지 않다는 인식도 있다. 이에 대해 내부에서 조직 민주화와 선도적인 활동을 요구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는 한국노총 내부의 문제보다 경기도 지역의 문제에 더 신경을 써온 것이 사실이다. 정부와 노사민정회의를 거치면서 다른 지역의 고용창출문제를 함께 의논하면서 동시에 우리 지역의 실업대책에 대한 해결책 강구와 더불어 사회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우리는 한국노총 내부의 문제보다 경기도 지역의 문제에 더 신경을 써온 것이 사실이다. 정부와 노사민정회의를 거치면서 다른 지역의 고용창출문제를 함께 의논하면서 동시에 우리 지역의 실업대책에 대한 해결책 강구와 더불어 사회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최근에는 노동계에서의 양성평등 쪽도 고민 중에 있다. 16개 시도지역 본부 중에 여성상임부장이 있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경기지역본부는 여성본부를 별도로 두고 있다. 경기지역에 여성노동자가 25%를 차지한다. 여성비례대표제를 실시하고 있긴 한데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시각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 조금 있다. 여성동지들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노총위원장 선거 때 처음으로 여성할당제가 생기지 않았는가? 여성위원장들이 좀 많이 나와 줬으면 한다. 하지만 희한하게 여성대의원이 후보로 나오면 여자들끼리 안 뽑아준다. 앞으로 세대가 바뀌고 정부, 노동계에서 양성평등을 부르짖고 있기 때문에 점차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16개 지역본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는 곳이 경기지역본부다. 사실 노동운동은 산별이 중심이 돼야한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산별 쪽에 업종분야가 많이 나뉘지 않는가? 하지만 지방화시대가 됨으로써 지역에서 산별을 묶어 관리하면서 지역지부로 끌고 가는 움직임도 필요하다. 이런 부분들이 경기지역본부가 빨랐다.

지역이라고 지역에만 국한되지는 않겠다. 산별과 지역이 어우러져서 같이 가야한다. 지역이라고 지역의 일만 하면 안 되고 산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도 같이 봐야한다. 특히 앞으로는 복수노조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 그렇게 되면 중앙에 있는 산별 본부들이 과연 밑에까지 지도가 되고 원활히 뭉쳐지겠는가? 이건 내가 보기에 힘들다고 본다. 나도 연맹에서 상임부의장, 사무처장을 해봤기 때문에 예상할 수 있는 문제다.

이제는 지역본부들이 산별과 같이 어울려서 복수노조에 충분히 대비를 해야 된다. 서로 활발한 교류 및 정보교환, 회의 등을 꾸준히 함으로써 각자의 사업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들과 함께 연맹이 충분하게 하지 못하는 교육은 지역에서 하고 세미나도 같이 함으로써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것들을 묶어가야 한다.

지역과 산별의 단결을 시작으로 지역에 있는 많은 사회단체들하고도 연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운동은 담을 뛰어넘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 김장을 도와주고 연탄도 나르면서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노동운동이 돼야한다. 대중들과의 교류가 없기 때문에 우리 노동운동계가 이익단체로 오인 받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운동이라는 현장에서 운동을 하면서 바깥사람한테 욕을 먹는 형태가 되기도 했다.

대기업 노조의 경우, 혹자들은 귀족노조라는 말도 했었고, 조건이 좋은 곳과 상대적으로 제조업, 최저임금 받는 곳, 어려운 곳하고는 빈부의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이다. 노조가 있는 곳은 최저임금을 받더라도 노조가 투쟁을 해주지만 비정규직이나 일용직 근로자들은 그나마 그런 것도 없다. 그런 사람들을 감쌀 수 있는 곳이 어디겠는가? 우리가 같이 가야한다. 우리 노동계가 여력이 있다면 비정규직 근로자들도 불러서 같이 노동법교육도 시켜주고 해야 한다.

우리 같은 경우 취업나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법률교육을 시킨 지도 6년 정도 됐다, 직장에 갔을 때 노조가 없어서 보호 받을 수 없는 경우를 위해 <직장인 길라잡이>란 책도 만들었다. 따로 직장 예절, 노동 3권 등 기본적인 것들을 교육시키는데 호응도가 높다.

또한 상황이 어려워서 법무사, 변호사, 노무사에게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 가지 노동 관련 상담도 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와서 상담을 받고 어려운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런 분들은 상담 받으러 오기까지 얼마나 마음속으로 고생이 심했을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한 사람이라도 더 상담 받을 수 있게끔 노력한다.

실제로 이러한 부분들이 도민 속으로 뻗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도민들과 같이 하는 노동운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이런 많은 일들을 다하는 곳은 경기지역본부밖에 없다. 난 여기에 대해 분명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노총의 경우 규모가 큰 업무들을 해나가지만 이렇게 세부적으로는 하지 못한다.”

산별은 끄떡없고 지역만 힘들 것이라는 사고방식은 버려야

산별체제로의 전환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지역운동이 사그라들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지역운동, 특히 지역지부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가

“거꾸로다. 산별의 경우 지역운동이 활성화 돼서 자신들은 소외당한다고 말한다. 지역은 인원도 많고 행사도 다양하지만 연맹은 중앙위원회, 대의원대회, 체육대회밖에 없다. 해외연수를 해도 지원이 없어서 자기 돈으로 가야 된다. 하지만 시나 도는 돈을 보조받기 때문에 이쪽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고 불평이다. 연맹은 해줄 게 없다고 한다.

산별에서 불만이 많다. 실제로 산별과 지역이 같이 가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런 잡음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어느 한쪽만 나서는 게 아니고 같이 뭉쳐야 되지 않겠는가? 복수노조가 생기면 산별은 끄떡없고 지역만 힘들 것이라는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 둘 다 같이 고민할 부분이다.”

정치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는데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과의 정책연합이나 한나라당을 통한 출마는 계속 유효한 것인가.

“한국노총 정치위원회의 큰 틀은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위에서는 한나라당과 함께 가는데 여기서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활성화 시키느냐이다.”

혼자 별동대처럼 소리 질러봤자 되는 것 없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장석춘 위원장은 기자간담회 때 “왜 자기만 만나면 정책협약 언제 깰 거냐고 묻느냐”고 답답해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서 한국노총은 한나라당과 정책협약을 같이 한다고 했는데 경기본부가 ‘우리는 민주노동당과 한다’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 그건 조직이 아니다. 단, 한두 군데 예외지역이 있으면 그것은 인정해야 될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한국노총은 한나라당과 정책협약을 같이 한다고 했는데 경기본부가 ‘우리는 민주노동당과 한다’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니냐? 그건 조직이 아니다. 단, 한두 군데 예외지역이 있으면 그것은 인정해야 될 것이다.

경기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지역지부가 많고 16개 지역지부가 제각각 특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00당 후보가 우리 정책 위원장은 아닌데 우리 노동계에 우호적이라면 우리도 도울 것이다. 한국노총에 친노동 세력을 많이 두겠다는 얘기다. 지방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느끼는 것인데 현재 시의원 도의원들의 역할이 크다.

수원노총에 가봤는가? 거기는 교육 사업을 활발하게 한다. 어떨 때는 아침 7시부터 아주머니들이 줄 선다. 한때는 ‘노동’ 글자가 앞에 붙으니까 사람들이 내심 꺼려했었다. 하지만 강사진이 좋은 것을 확인한 후에는 아침부터 줄 선다.

그곳이 정자지구, 수원에서 잘 사는 곳 중 하나인데도 많이들 찾아주신다. 그것은 수원지역지부가 시민들 사이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운동을 색안경 끼고 안 좋게 보던 사람들이 점점 노동운동하는 사람들이 이런 것도 한다며 좋게 보신다. 즉, 사회적 인식이 좋아지는 것이다.

억압받는 사회였을 때에는 노동운동이 자신들의 분노를 대신해준다는 생각들이 있었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오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연대감이다. 단체가 내는 목소리가 인정받는 목소리가 되려면 연대감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 혼자 별동대처럼 소리 질러봤자 되는 것은 없다.

수원지부가 좋은 사례이다. 지역본부들이 어려운 곳은 같이 협조를 하고, 그런 사업들을 시민 속에서 계속 해나가는 부분이 많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제 노동운동은 담을 허물고 나가서 시민의 고통도 분담해야 한다.”

지역밀착형 사업을 확산 시키고 본부가 중심으로 그런 것들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해나가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시의 행정기관이 할 사업을 우리가 대신 해줌으로써 그들에게 노동계를 지원해줄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다. 정치적 노선이라는 큰 틀이 있긴 하지만 기본은 많이 참여하는 것이다. 참여 안 해 본 사람들은 아무리 설득해도 노동운동하는 사람들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노동절에 마라톤을 한 것에 대해서도 불평이 많았다. ‘무슨 참가비를 내느냐’하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였다. ‘그날 민주노총은 집회하는데 우리는 이게 뭐하는 거냐?’ 그런 말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말 안한다. 그런 행동들이 매스컴을 타고 가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았기 때문이다. 슬슬 바뀌어가고 있다.”

사업주들도 경총에서 교육을 시켜야한다 

2월에 노사민정 대타협이 이뤄졌다. 이에 대한 평가와 함께 지역차원의 이행점검을 위한 계획이 있는가.

“그렇지 않아도 내일 모레 경기지역 노사정 포럼이 있다. 현재 여러 곳에 가서 ‘우리 노동계는 고통을 분담할 자세가 되어있으니 절대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고용유지 지켜 달라’고 얘기한다. 부도난 회사한테 고용을 지켜달라면 안 되겠지만 사정이 나쁘지 않은데도 제도를 악용하는 사업장이 있다. ‘요즘 같은 때 안 자르면 다행이지, 무슨 임금이냐’하는 악덕 사업장들이 있으면 노총은 투쟁해야 한다.

약속은 지켜야 한다. 그러면 우리도 고통 분담할 것이다. IMF 겪으면서 다 경험해본 일이다. 그때 노동계가 큰일 했다. 임금 삭감, 상여금 반납, 휴가 반납 다 해봤다. 그 뒤에 원칙을 지키는 좋은 경영자들은 다 원상복구 시켜줬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노동부가 철저하게 조사를 해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된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노동부가 나서서 금융에서 불이익을 준다던지 하는 제재가 필요하다.

사업주들에게도 경총에서 교육을 시켜야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노무담당자라도 불러서 교육을 시켜야 한다. 그러한 부분도 포럼에서 얘기하려고 한다. 경총사람들도 오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직접 하려고 한다.”

의장께서는 오랫동안 노동운동에 몸담고 계셨다. 노동운동이 변해야 한다고 하는데 현재 노동운동의 문제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벽을 허물고 같이 다 끌어안는 노동운동으로 가야한다.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을 움직여야 하고, 말로만 연대가 아닌, 매듭을 지어 같이 갈 수 있어야 한다. 말로만 어렵다고 하지 말고 진짜 어려울 때 같이 움직여 보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소식을 접하면 직접 가서 만나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는 노동운동을 해야 되지 않겠나. 여기는 국회가 아니다. 앉아서 법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노동운동에서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고다.”

박남식 의장 약력

1956년 용인 출생 / 1975년 SK케미칼 입사 / SK케미칼 6, 9, 10, 12대 위원장 / 현 전국섬유유통연맹 부위원장 / 경기도 생활씨름협회 회장 / 경기도 씨름협회 부회장 / 현 수원시 육상경기연맹 후원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