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다 자르고 모터쇼 웬말이냐”
“비정규직 다 자르고 모터쇼 웬말이냐”
  • 권석정 기자
  • 승인 2009.04.0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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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비정규직, 모터쇼 앞 고용보장 기자회견
모닝에 선지 뿌려 … 기자회견 후 전원 연행

▲ 4월 3일 모터쇼가 진행 중인 일산 킨텍스 앞에서 금속비정규투쟁본부의 조합원들이 기자회견 중 모닝 승용차에 선지를 끼얹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권석정 기자 sjkwon@laborplus.co.kr

총고용보장-노동자살리기 금속비정규투쟁본부(본부장 김형우)는 3일 오전 서울모터쇼가 진행 중인 일산 킨텍스 앞에서 ‘비정규 노동자 대량해고 임금삭감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쌍용차비정규직지회, GM대우차비정규직지회,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등 완성차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금속비정규투쟁본부는 기자회견에서 “서울모터쇼는 신기술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노동자 탄압을 자랑하는 쇼”라며 “정부와 자본은 경제위기 책임을 피땀 흘려 일한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강제해고를 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장 증언이 이어졌다. 쌍용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7년 동안 손톱이 날아가고 용접불똥이 바지 속으로 튀는 현장에서 잔업·특근 안 빠지고 일했지만 돌아온 건 해고통지서였다”며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조합원도 “지난해 모닝이 60만대 넘게 팔렸는데 우리 노동자에게 2,500원짜리 물병만을 줬다”며 “모닝이 잘 나가 일손이 부족해도 노동강도만 올라가기 때문에 동희오토에는 빈자리가 생겨도 들어올 사람이 없다”고 고발했다.

금속비정규투쟁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몽구 회장은 900억짜리 전용비행기를 사면서도 월급 100만원이 아까워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며 “일자리 빼앗기를 하고 있는 정부와 자본에 맞서 총고용 보장을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비정규투쟁본부는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모닝에 선지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 4월 3일 모터쇼가 진행 중인 일산 킨텍스 앞에서 금속비정규투쟁본부의 조합원들이 기자회견 후 경찰들에게 강제로 연행되고 있다. ⓒ권석정 기자 sjkwon@laborplus.co.kr

기자회견 후 금속노조 결의대회 참석을 위해 이동하던 노동자들은 일산경찰서 소속 경찰병력에 의해 전원 연행 됐다. 이 과정에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져 모터쇼 행사장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연행 과정에서 여성 조합원 2명이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연행된 조합원들은 3일 오후 7시 현재 고양경찰서와 일산경찰서로 분산 수용된 채 각각 집시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밖에서 소동이 벌어지는 동안 킨텍스 건물 안에서는 2009서울모터쇼 개막식이 진행됐다. 개막식에는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각 부처의 장관들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윤여철 회장(현대자동차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