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된 전교조
'스무살' 된 전교조
  • 권석정 기자
  • 승인 2009.05.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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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창립 20주년 맞아…"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정진후, 이하 전교조)은 18일 오전 전교조 회의실에서 ‘전교조 창립 20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진후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교조의 처음 10년은 전교조합법화를 위해 노력하며 도덕성에 근거해 참교육을 뿌리내리는 시기였고 두 번째 10년은 교육여건·제도개선·교사권위신장을 위해 노력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 위원장은 “그동안 전교조는 권위주의적 정부에 의해 독점되던 교육에 맞서 교사, 학생, 학부모와 국민을 교육의 주체로 세우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을 혁신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소감과 함께 반성을 표명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일부 사안에 대해 전교조 중심적인 시각으로 투쟁하고 활동한 측면도 있었다”며 “유일한 교육개혁 세력임에도 부분적인 문제로 대립하다가 정작 절박한 과제를 실현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특히 “ DJ, 노무현 정부 하에서 전교조의 요구들이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며 “진전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정 위원장은 현재의 교육정책에 대해 “경제만능 교육정책으로 총체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학교 혁신을 위해서 ▲ 전근대적 교장 임용제도 혁신 ▲ 개별화지도가 가능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 새로운 교육철학에 의한 교육과정 재구조화 등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앞으로의 활동방향에 대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과 소통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실천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 기초학력부진학생 지도 ▲ 무료급식운동 ▲ 아이들의 건강권 확보 ▲ 저소득 층 자녀를 위한 공부방 지원 사업 ▲ 사회연대기금 조성 등을 확대해나갈 것을 밝혔다.

한편, 기자회견문 낭독 후 객석에서는 “이제까지의 활동에 비해 새로운 내용이나 그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현재 이명박 정권은 모호한 표현을 통해 교육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며 “투표권을 행사하는 국민들이 교육의 실상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앞으로 전교조는 모든 잘못된 교육정책의 실상과 그것이 미칠 영향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위원장이 “정부의 특권교육 등 교육문제를 다루는 논의기구를 조성해 국민들에게 교육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이 투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히자 객석에서는 현재 주경복 후보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전교조 서울지부 조합원들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이제껏 낙선한 후보 진영에 대해 사법처리를 강행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지난 선거 때 당황한 이명박 정권이 전교조를 탄압함으로써 민심을 누르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성폭력사건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정 위원장은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동안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해 변명하지 않았다”며 “현재 전교조의 조직문화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 외부기관에 점검을 의뢰한 상태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민주노총 탈퇴설’에 대해 정 위원장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고 “그러한 소문은 민주노총을 음해하려는 시도로 알고 있다. 당혹스럽다”고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