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사망' 쌍용차 사태, 어디로?
'조합원 사망' 쌍용차 사태, 어디로?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5.2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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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 두고 노사 팽팽…대립 격화 우려
쌍용자동차 사태가 해결의 길을 찾지 못한 채 노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파업에 참가 중이던 조합원이 사망해 대립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27일 오전 11시40분께,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조합원 엄 모씨(42. 조립4팀)가 끝내 사망했다. 엄 씨는 지난 23일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지부장 한상균, 이하 쌍용차지부)는 “두 자녀를 둔 엄 씨가 임금체불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아왔다”며 “이로 인한 신경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병이 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쌍용차지부는 계속해서 “해고는 살인”이라며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회사도 살고 노동자도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이와 관련해 신차개발자금 마련, 복지축소, 일자리 나누기, 비정규직 유지를 위한 기금마련 등 다양한 고통분담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회사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삼일회계법인이 기업가치 실사 결과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높다”고 발표한 것은 정리해고 등 기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전제로 한 얘기라는 것.

이에 따라 쌍용자동차는 경영정상화방안에서 밝혔던 ‘잉여인력’ 2,646명에 대한 감원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쌍용자동차는 이미 지난 4월말 1차 희망퇴직을 신청 받은 데 이어 지난 25일까지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2차 신청 때는 모두 1,000여 명의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는 2,646명 중 희망퇴직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정리해고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이번 조합원 사망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사망에 대해 정확한 경위와 조사가 아직 종료되지 않았고 사망원인이 회사의 인력구조조정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할 만한 어떤 정황도 확인되고 있지 않은 상태”라며 “회사는 파업참석 여부와 관련해 어떤 회유나 협박을 가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망원인이 인력조정 및 파업참석과 관련한 스트레스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 개인의 죽음을 다른 의도로 확대해나가고자 하는 것으로 고인의 명예에 누가 될 수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이와 관련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추가 자금지원은 어렵다”고 밝혀 회사의 정리해고 강행을 종용하고 있는 형국이다.

채권단과 회사의 정리해고 강행에 맞서 쌍용차지부에서는 비정규직을 포함한 3명의 간부가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으며, 지난 21일부터는 총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또 22일부터는 정문을 컨테이너 박스로 막고 ‘옥쇄파업’을 진행 중이다. 쌍용차지부는 희망퇴직 신청서를 냈던 조합원들도 총파업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옥쇄파업에 참가 중인 조합원은 모두 2,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쌍용차지부는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조합원의 사망사건과 관련 28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 강행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이 노사간의 대립을 격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어 노사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