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함께’ ‘조합원과 함께’ ‘모두 다함께’ 좋은 세상 만들겠습니다
‘국민과 함께’ ‘조합원과 함께’ ‘모두 다함께’ 좋은 세상 만들겠습니다
  • 성지은 기자
  • 승인 2009.06.0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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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노사 상생 보여줄 것
이항구 전국체신노동조합 위원장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지난 2008년 4월, 보궐선거를 통해 1년 여 동안 체신노조를 이끌어 온 이항구 위원장이 지난 4월, 27대 위원장 선거에서 96.3%의 압도적 지지로 재선됐다.

‘국민과 함께’, ‘조합원과 함께’, ‘모두 다 함께하는 좋은 세상 만들기’라는 방향을 제시하며 임기 시작의 첫 포문을 사회공헌활동으로 연 이항구 위원장은 “선거 결과는 경제 위기 속에서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조직이 하나 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했기 때문”이라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는 우리 조합원들과 국민이 서로 공감하고 조합원과 노동조합이 공감하며 노사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더불어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으로 가는 길 만든다

- 이번 선거 결과 압도적 지지로 당선되셨는데 지난 활동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반면 부담감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참 곤혹스런 질문이에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데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 1년간 공감을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각 지방본부를 이끌어 가고 있는 리더들을 설득하며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그것을 지부장들, 대의원들을 비롯한 조합원 여러분들께서 많이 이해하고 따라 준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시기에 내부가 분열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전체 지방본부가 하나가 되도록 조직통합에 주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우리가 당면한 현안해결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조합원들의 의지에 부합할 수 있는 활동을 해 나가겠습니다.”

- 그만큼 조합원들의 기대가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 동안 향후 계획을 세우고 밑그림을 그리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진짜 현 집행부의 능력, 역할을 보여줘야 하는데 먼저 지난 1년간의 성과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임기 동안은 보궐선거로 1년이란 짧은 기간이기에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거두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우정사업체제 개편 문제로 인해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 대응해 온 것이 주효해서 아직까지 이 문제는 정부에서 제기하지 않고 있기에 성과라면 성과일 수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현업에서 부족한 인력충원이나 상위계급의 확대가 제일 바라는 사항이고 경영평가를 비롯한 잘못된 제도의 개선 등이 절실한 요구인데, 사실 경제위기 속에서 정부의 예산절감 방침으로 이 문제의 해결이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현재 우리 우정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 공공부문에서 11년 연속으로 고객 만족도 1위를 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 조직은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개인의 능력과 시스템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4만5천여 명 전체 가족이 개미처럼 일 해서 이룩한 결과입니다. 작년 1년간 그것을 지속적으로 알려왔고,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더는 못해도 떨어지는 건 있을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일해 왔습니다.”

- 임기의 시작을 봉사활동으로 하셨습니다. ‘집배원의 선행’은 우리가 심심치 않게 접하는 따뜻한 소식 중 하나인데, 이를 이토록 강조하시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집배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녀요. 그러면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모두 보게 됩니다. 바쁜 도시에서야 그러기 힘들겠지만 누구네 집이 젓가락이 몇 개가 있는지, 어제는 몸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도 계속 아픈지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그것이 사람의 본성이고 순수한 우리 조합원들의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합본부에서 이러한 좋은 점들을 많이 알리고 또 앞장서서 해 나가면서 제대로, 인정받을 때까지 하자는 겁니다. 국민들이 ‘저 사람들 정말 힘들게 열심히 일 하는구나’ 하는 공감을 해 주신다면 또 그것은 우체국이 더 잘 되는 것이고 다시 우리 조합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환경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 반대로 보자면 우리 조합원들이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질 좋은 서비스로 다가갈 수 있는 환경에서 일을 한다면 노동조합에 대한 부정적 인식, 그리고 공공 부문에 대한 편견 속에서 ‘내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과 기업의 발전, 그리고 사회로 흐르는 따뜻한 마음은 따로 있지 않다고 봅니다.”

믿음과 상생으로 현안 해결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 인력정체 해소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우정청 설립 등 체신노조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현안들이 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많은 노력을 해오셨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쉽지 않습니다. 경제 위기로 인해 정부에서 예산절감을 추진하고 있는데, 우체국은 우편물이 줄어든다고 해서 노동강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정부의 정원동결 방침으로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인정돼야 하는데 설득이 어려워 답답한 심정입니다.

어떻게든지 정부 부처와 관계자, 그리고 국민에게 우리 상황을 제대로 알려내려고 합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역시 쉽지 않지만 경제가 회복되면 정부를 상대로 긴밀한 교섭을 벌여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입니다.

우정청 설립은 정부조직을 고쳐야 하는 사안이기에 최근 의원입법으로 발의되어 있긴 하나 폭넓은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공사화나 민영화보다는 오히려 우정사업본부를 우정청으로 승격시키는 것이 국가적으로나 우정사업에 유익하다고 봅니다.

불합리한 인사 제도를 해소하는 것은 우리 조합원들의 오래된 바람인데, 열심히 일하고 경력이 생기고 능력이 상승되면 당연히 직급도, 호봉도 높아져야 조직이 활성화 될 것이고 또한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합원의 큰 바람인 만큼 중요 현안으로 안고 노동조합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할 과제입니다.”

노동조건 저하, 있을 수 없어

-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현실적 대안 없이 법이 시행될 경우 큰 혼란과 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경제위기로 인해 노동계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이 되지 않고 고립된 상황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복수노조 전임자임금에 대해 걱정이 많습니다. 이 사안은 우리조합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기에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전체 노동계가 힘을 모아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전임자 문제의 경우 임금지급이 중단되면 살아남을 조합이 그리 많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내년으로 시행이 다가온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조합은 이미 공약한 것처럼 조합의 재정자립방안을 강구하고자 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대안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그런 대책이 없이는 현재의 조직력을 지속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복수노조 문제는 그에 따른 부수적인 혼란과 파생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노동운동에 큰 손실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도 여러모로 부담이 되는 부분입니다. 당장 우리 우체국의 경우 조직대상이 다른 2개의 노조(체신노조와 지식경제부노조)가 존재하는데, 단일노조일 때보다 복잡하고 여러 가지 조율해야 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우리조합도 당장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다른 노조와 조직상의 경쟁을 하거나 협의해야 할 부분들이 많이 발생하지 않겠습니까? 향후 노동자의 상황이 더욱 열악해지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며 사회 전반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데 그나마 노동조합마저 무너진다면 앞으로 큰 혼란이 올 것으로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