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공장 진입 이틀 만에 철수
쌍용차, 공장 진입 이틀 만에 철수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6.28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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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공장 지키기 어렵다”
경찰이 위험 방치 … 불만 표시
쌍용자동차 사측이 공장 진입 이틀 만에 임직원들을 전원 철수시켰다.

쌍용자동차 이유일,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27일 오후 10시께 평택공장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임직원은 더 이상 우리 스스로만의 힘으로는 일터를 지켜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공장을 떠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사측은 “스스로 직장을 보호하고 생산을 재개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지난 26일 공장으로 진입했지만 노조원들과 충돌로 6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더 이상 ‘맨손’으로 공장을 지켜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철수하기로 했다”고 철수 이유를 밝혔다.

또 “외부 세력만은 반드시 차단해 주겠다는 경찰당국의 말과는 달리 공장 내부는 이미 온갖 외부 세력이 집결, 더욱 극단적인 행위를 종용하고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쌍용자동차 사측은 또 경찰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경찰 병력은 해고자들의 폭력에 적극 대처하기는커녕 야간에 경찰 병력을 철수시킴으로써 직원들을 위험사태에 방치하고 있다”면서 “경찰력을 믿고 맨몸으로 더 이상 이 공장을 지켜내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더 이상 평택공장 진입을 시도하지 않을 방침이며, 회사의 파산여부는 최종안을 노조 측이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는 말을 남기고 정문을 통해 철수했다. 공장에 진입해 있던 사측 임직원 3천여 명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모두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이날 오후 10시45분께 평택공장 주변에 배치했던 15개 중대 1,500여 명의 병력을 모두 철수시켰다.

이날 사측이 철수를 결정한 것은 파업 중인 조합원들의 저항이 완강한 데다, 이들이 거점으로 삼고 있는 도장공장 안에 인화물질이 쌓여 있는 상태에서 강제 진입을 시도할 경우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사측 임직원이 모두 철수함에 따라 고조되던 긴장은 어느 정도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틀 동안의 공장 진입과 대치로 노사간의 감정이 더욱 악화된 만큼 사태 해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