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수는 있어도 버릴 수 없는 것은 ‘양심’
죽을 수는 있어도 버릴 수 없는 것은 ‘양심’
  • 안형진 기자
  • 승인 2009.07.06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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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1천5백여 명 결의대회…시국선언은 ‘국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의무’
▲ 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표현의 자유 보장! 시국선언 탄압중지!' 전교조 전국 분회장 결의대회에 참가한 교사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위원장 정진후)은 5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전국분회장 결의대회를 열어 각 노동·시민단체와 연대해 투쟁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무더위 속에서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교조 각 지부 1천5백여명의 교사가 참석한 가운데 전교조 정진후 위원장의 입장 발표와 전교조 전 위원장단의 지지발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손영태, 이하 공무원노조),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이하 민주공무원노조, 위원장 정헌재),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시민·사회 단체의 연대발언과 문예 공연이 이어졌다.

결의대회는 전교조 전 위원장단 9명의 입장발표로 문을 열었다. 이들은 “현 시국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제시한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정당함을 확신한다”며 “이명박 정부는 군사독재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전교조 정진후 위원장은 “우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옳은 것은 옳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가르쳐야 하는 교사의 양심으로서 충고하고 요구했던 것”이라며 “이 땅의 교사로서 우리의 양심만은 결코 버릴 수 없다. 그것이 국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의무이며 전교조의 역사다. 그것 하나만은 죽어도 지키겠다”고 결의했다.

한편 연대발언에 나선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장은숙 회장은 “이명박 정권은 전 국민이 투사가 되야 정신을 차릴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밟을수록 더 강인하게 살아난다는 것을 이명박 정부는 알아야 하고 느껴야 한다”고 경고했다.

공무원노조 권정환 부위원장은 “민주공화국은 하고 싶은 말할 수 있고, 말해도 처벌받지 않는 나라인데, 이를 부정하고 반 국가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정부다”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전교조의 시국선언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싸울 것을 선언한다”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민주공무원노조 현인덕 부위원장 또한 “옳은 것은 옳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하는 것은 교사의 양심”이라며 “전교조를 뒤따르고, 전교조 처벌을 좌시하지 않으며 연대투쟁을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마지막으로 전교조 16개시도 지부장은 “40만 교사와 함께 민주주의 수호 교사 선언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교과부 장관에게 강력하게 요구를 전달하고,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하며 대회를 마무리 지었다.

전교조 엄민용 대변인은 “7월 중순 경 향후 시국선언을 계획하고 있는 공무원노조와 함께 결의대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공무원법을 적용받는 전교조, 공무원노조와 정부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