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지부 "회사는 약속을 지켜라"
기아차지부 "회사는 약속을 지켜라"
  • 권석정 기자
  • 승인 2009.07.2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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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파업 후 상경투쟁…주간연속2교대제ㆍ월급제 실시 촉구
지부, 24일 교섭 여하에 따라 투쟁 수위 높여갈 예정

▲  23일 서울로 상경한 기아차지부 조합원들이 현대ㆍ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진행된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석정 기자 sjkwon@laborplus.co.kr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지부장 김종석, 이하 기아차지부)가 23일 전면 파업 돌입과 함께 본사가 있는 서울로 상경투쟁을 전개했다.

이날 8시 30분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 기아차지부는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현대ㆍ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5개 지회(화성지회, 소하지회, 광주지회, 판매지회, 정비지회) 및 전국 분회 소속 조합원 5천여 명(경찰 추산 3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투쟁결의대회를 진행했다.

현재 임금협상을 진행 중인 기아차지부는 기본급 8만7,709원(5.5%) 인상, 주간연속2교대제 및 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측은 임금 동결과 함께 올해 9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노사가 합의한 주간연속2교대제를 내년 9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측은 지난 4월 16일, 기아차지부의 임금협상 요구안 발송 이후 본교섭 13회, 실무교섭 4회 등 총 17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기아차지부는 이달 15, 16일 주야간 6시간씩의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21일 주야 4시간, 22일 주야 6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23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지부 김종석 지부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회사측은 이미 2005년에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를 합의했지만 아직까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불 꺼진 기아차 생산라인을 다시 돌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지부는 지부장이 사퇴한 상태고, 대우차지부는 잠정합의안이 통과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기아차지부의 임금협상만 남았다”며 “완성차 4사가 하지 못한 투쟁을 홀로 전개하는 것이 두려울 수 있겠지만 화살은 이미 활시위를 떠났다”며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1년 중 가장 더운 날인 ‘대서’였던 이날 전국에서 모인 기아차지부 조합원들은 결의문 낭독 이후 항의서한을 사측에 전달하기 위해 현대ㆍ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 입구로 향했다.

이때 이동하는 대회 참가자들을 전경들이 에워쌌지만 물리적인 마찰은 없었다. 전경버스로 막힌 회사 입구에 다다르자 기아차지부 김명래 사무국장이 항의서한을 제출하기 위해 건물로 들어간 사이 참가자들은 인도와 도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이어나갔다.

약식집회에서 소하지회 남문우 지회장은 “기아차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해외공장은 지금도 가동되고 있다”며 “국내공장은 고령화, 장기근속으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회사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판매지회 김보경 지회장은 “쌍용차가 무너지면 기아차, 현대차 생산직이 무너지고, 대우자판이 무너지면 기아, 현대의 판매직도 위기에 몰릴 것”이라며 “우리도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고 결의를 촉구했다.

김명래 사무국장이 항의서한을 전달한 후 월급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에 대한 요구가 담긴 리본을 가로수에 묶는 퍼포먼스로 이날 결의대회는 마무리됐다.

한편 기아차 노사는 24일 오전 11시 경기도 광명 소하리 공장에서 14차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아차지부는 교섭에 진전이 없을 경우 투쟁수위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