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교섭결렬…다시 대치국면
쌍용차 교섭결렬…다시 대치국면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8.03 18:55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측, 단전 이어 차체공장 진입 시도…경찰, 병력 투입 준비 마쳐
▲ 쌍용자동차 노사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경찰과 사측이 지게차를 앞세우고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설치한 장애물을 제거하고 있다.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어렵게 성사된 노사간 교섭이 사측의 결렬선언으로 중단된 가운데, 평화적 사태 해결의 길을 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쌍용자동차 사태가 또다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7월 30일부터 시작된 노사 교섭은 8월 2일 새벽 사측의 결렬선언 때까지 정회를 거듭하면서 4일간 7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진통이 있었지만 교섭을 통해 일부 사항들이 합의에 이르는 등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평화적인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지부장 한상균, 이하 쌍용차지부)와 경찰, 사측 직원들 사이의 물리적 충돌도 중단된 채 협상 결과를 기다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새벽 4시 30분께 사측은 7차 교섭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결렬과 함께 “추가 협상은 없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2일부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는 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결렬을 선언한 사측은 2일 정오께부터 도장공장의 전기공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도료가 굳지 않도록 순환시켜주는 설비도 중단될 상황에 처해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도장공장의 도료가 굳으면 설비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가동까지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파업기간에도 도료 순환 설비를 가동하기 위한 전기는 계속 공급됐다.

교섭이 결렬된 지 만 하루가 지난 3일 오전 10시 30분경부터 경찰과 사측 직원들이 지게차를 앞세운 채 도장공장과 근접한 차체공장 진입을 위해 인원을 투입하면서 또다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3일 오후 3시 30분 현재 경찰과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평소 27~30개 중대였던 배치 인원을 40개 중대로 늘리면서 공권력 투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경찰은 “공권력 투입 준비는 끝났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진입 시점을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며 “사측 직원들이 도장공장 진입을 시도할 경우 병력을 투입해 불상사를 막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2일 교섭 결렬선언 이후 3일 오전까지 점거파업에서 이탈한 조합원은 모두 9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은 도장공장에서 빠져나와 사측에 개별적으로 희망퇴직 또는 무급휴직 의사를 밝힌 후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렵게 성사된 노사간 교섭이 중단됨에 따라 향후 쌍용자동차 사태가 어디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