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지금 전쟁 중
쌍용차는 지금 전쟁 중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8.05 17:15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 2차 진압작전, 도장2공장만 남아… 진압 중단 각계 요구 이어져
ⓒ <노동과세계>
경찰이 5일 새벽 5시50분경부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지부장 한상균, 이하 쌍용차지부)가 점거하고 있는 공장 건물들에 대해 2차 진압작전을 펴면서 대치 중이던 조합원이 옥상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는가 하면 10여 명의 조합원이 연행되는 등 곳곳에서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오늘(5일) 새벽 5시50분경(쌍용차지부 주장 5시30분)부터 쌍용차지부의 거점인 도장2공장과 인접한 조립3/4공장을 시작으로 어제(4일)에 이어 2차 진압작전을 시작했다. 오후 2시 현재 경찰은 도장2공장과 복지동을 제외한 모든 건물을 장악했다.

경찰은 2차 진압작전을 위해 지난 2월의 용산참사 당시 사용됐던 대형 크레인에 매달린 컨테이너 박스를 동원했다. 또 헬기가 저공비행을 하면서 최루액을 분사하는 등 경찰의 조립3/4공장 진입을 지원했다. 조립3/4공장을 지키던 100여 명의 파업 조합원들은 화염병과 새총 등으로 경찰을 저지했으나, 결국 8시10분께 컨테이너 박스를 타고 옥상에 내려선 200여 명의 경찰특공대에 조립3/4공장을 내주고 도장2공장으로 후퇴했다.

이 과정에서 사다리가 부러지면서 후퇴하던 조합원 2명(일부 언론 3명)이 추락했다. 쌍용차지부는 추락한 조합원들이 8시20분께 추락할 때부터 9시20분경 후송될 때까지 약 1시간여 동안 사측의 구급차 진입 방해로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쌍용차지부는 또 용역과 사측 직원들이 쏜 발사물에 맞은 조합원 2명도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 <노동과세계>
쌍용차지부는 병원으로 옮겨진 조합원 중 1명은 척추 3, 4번이 골절돼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모두 경상만 입었다고 발표하는 등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또 도장1공장 끝부분에 위치한 예비군대대와 복지동에 인접한 차체2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가 불을 끄고 있으나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의 진압과정을 취재하고 있는 연합뉴스는 쌍용차지부가 후퇴하면서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조립3/4공장을 장악한 경찰은 오전 9시50분께 헬기 레펠을 통해 도장1공장 옥상으로 진입을 시도해 20여 분 만에 장악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지부 파업 조합원들은 모두 도장2공장으로 집결한 상태이며, 경찰은 도장2공장과 복지동을 제외한 모든 건물을 장악했다. 현재 복지동과 도장2공장은 2,500여 명의 경찰이 완전히 둘러싼 상태이다. 또 이날 진압작전에서 경찰은 쌍용차지부 조합원 16명을 연행해 안성경찰서와 평택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오전 9시경에는 사측 직원들이 쌍용자동차 정문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천막들을 강제로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사측 직원들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폭력을 휘둘러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들의 폭력에도 방관으로 일관했다.

ⓒ <노동과세계>
오전 동안의 격렬한 충돌은 점심시간 무렵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오후 1시께 건빵으로 식사를 했다. 오후 3시 현재 쌍용차지부와 경찰은 대치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진압작전으로 경찰은 모두 40여 명의 경찰측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강희락 경찰청장은 “노조원 해산 작전 완료 시점을 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노조원들이 모여 있는 도장2공장과 복지동 진입은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5일 “기존의 진압작전으로 이미 큰 인명피해가 일어났다. 경찰은 농성자와 진압대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위험한 강제진압을 최대한 자제하라”며 긴급구제 조치를 경기지방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공권력 투입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성명도 이어졌다.

한편 쌍용자동차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는 이날 오후 4시 예정대로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에 조기파산신청서를 제출했다. 협동회는 또 우량자산만을 모아 ‘굿 쌍용’으로 재탄생시키는 방안도 함께 제출했다. 다만 노사 양측을 상대로 내기로 했던 10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은 보류했다.

이들의 조기파산신청은 법적인 효력을 가지지는 못하지만 채권단이 쌍용자동차의 파산을 촉구하는 것인 만큼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