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에 응해 주세요. 세상을 향해 두드리는 문을 열어주세요”
“대화에 응해 주세요. 세상을 향해 두드리는 문을 열어주세요”
  • 함지윤 기자
  • 승인 2005.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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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김선화 청소년특별회의 경남추진단 창립단장

-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는 학생들의 촛불집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청소년들은 ‘내신등급제’나 ‘두발자유화’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문제제기가 어른들의 언어로만 전해진다고 불만스러워 하기도 해요. 그런 청소년들을 지켜보는 어른들은 “감히”라고도 하고, “역시 어리다”라고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이 모든 것이 시작이고, 과정이 되리라 생각해요. 그들은 말을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들은 어른과, 세상과 이야기를 하려는 거예요. 그들이 청하는 대화가 공허한 혼잣말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화가 이루어지려면 그들의 말만 들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무시해서도 안 되죠."

 

- ‘두발자유화’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나

 

"소수의 나쁜 행동들은 크게 부풀려지고, 모든 청소년들의 이야기인양 확대가 돼요. ‘두발자유화’도 그런 맥락이 아닐까요? 소수의 잘못된 행동들을 우려하여 다수 청소년들의 권리마저 애초에 차압되는 것 같아요."

 

- 고3 수험생으로서 우리나라 입시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선 장기적이고 안정적이지 못한 교육정책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교육부 장관은 학기마다 바뀌고, 그 때마다 정책도 함께 바뀌잖아요. 언제 바뀔지 모르는 정책에 많은 청소년들이 매달려 있으니 그게 정말 큰 문제죠.


수능이란 것도 그래요. 그 날의 컨디션 등 여러 가지 조건이나 상황에 의해서 많은 시간 열심히 준비해왔던 그 시간이 모두 허사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공부 말고도 잘하는 것이 있지만, 세상과 사람들이 한 개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수능 점수나 학벌이다 보니 정작 자신들의 특기를 살리지 못하고 관심 없는 공부에만 매달려야 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을 알 기회도 주었으면 좋겠어요."

 

- 청소년들이 사회와 어른들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화가 아닐까요? 학교생활을 예로 들면, 교장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고 싶거나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선 여러 과정이 필요해요. 담임 선생님을 거치고, 학생부 선생님 또는 학년주임 선생님을 거치고, 교감 선생님을 거치고…. 이렇게 여러 단계를 넘어야 해요. 그 단계를 다 넘었다고 해서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러한 과정들 속에서 ‘두발자유화’도 ‘야간자율학습’도 ‘자유’라는 이름 아래 ‘타율’이 되고 말지요.


이렇듯 우리 청소년들이 청하는 대화는 외면되거나 아니면 외치는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 뿐이에요. 이것은 우리에게 대화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대화는 누군가만 말하고, 누군가는 묵묵히 들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전하는 그런 대화가 필요해요.

대화에 응해주세요! 세상을 향해 두드리는 그 문을 열어주세요. 행복해지려고 하는 우리에게 권리를 주세요. 우리가 해야 할 것을 우리가 선택하게 해 주세요. 대한민국의 ‘고딩’은, ‘청소년’은 어리지 않아요. 우리는 우리의 선택에 책임질 수 있어요. 우리의 것을 우리가 선택하여, 그 선택으로 인해 대한민국 청소년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