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15년만에 직장폐쇄 단행
금호타이어, 15년만에 직장폐쇄 단행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8.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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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지회, 전면파업으로 맞불…일단 교섭 진행
▲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회사의 직장폐쇄에 전면파업으로 맞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25일 있었던 금호타이어지회의 총파업 전야제 모습 ⓒ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올해 임금교섭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금호타이어(사장 김종호)가 25일 새벽 4시부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번 직장폐쇄는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대표지회장 고광석)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쟁의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것이다. 금호타이어가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은 지난 94년 이후 15년 만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심각한 경영위기에 노조의 장기간 쟁의행위까지 더해져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할 수 없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며 “쟁의행위가 중단되면 회사도 직장폐쇄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직장폐쇄에 맞서 금호타이어지회는 이날 긴급지침을 내리고 휴무조와 방산요원을 포함한 전 조합원이 전면파업을 벌여 오후 3시에 광주공장 운동장에 집결해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 5월 11일부터 2009년 임금교섭을 시작해 지금까지 19차례의 본교섭과 6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4일에는 회사가 700여 명의 정리해고 대상자 명단을 금호타이어지회에 통보한 바 있다.

금호타이어는 임금 동결과 인력조정, 각종 복지축소 등을 받아들이거나 정리해고를 받아들이라는 안을 제시한 바 있으나, 금호타이어지회는 이에 대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안이라며 일축한 바 있다. 또 금호타이어지회는 대의원대회 결정에 따라 전면파업과 부분파업, 생산량조정(태업)을 혼합한 쟁의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회사의 직장폐쇄에 전면파업으로 맞서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25일 있었던 금호타이어지회의 총파업 전야제 모습 ⓒ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한편 금호타이어 노사는 25일 오전 11시 현재 직장폐쇄에도 불구하고 교섭을 진행 중이다.

이날 열리는 교섭과 관련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오늘 교섭에서 노조가 수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고 있으나 회사에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어떻게든 결론은 나겠지만 회사는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지회는 이에 대해 “직장폐쇄는 노조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려는 계획”이라며, “일단 합법적인 틀 안에서 쟁의행위를 유지하며 추후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리해고를 둘러싼 금호타이어 노사의 갈등이 자칫 쌍용자동차에서처럼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2신] 25일 교섭 합의점 못 찾아 … 26일 다시 교섭

금호타이어 노사가 직장폐쇄와 전면파업으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25일 열린 교섭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교섭에서 금호타이어지회는 기존에 7.48% 인상을 요구하던 임금을 동결하고 2008년 성과금 지급 요구를 삭제한 수정안을 제시했다. 금호타이어지회는 또 수정안에서 2009년 성과금을 결산 이후 논의하고 곡성 교통비와 평택 벽지수당을 삭제하는 대신 실질임금 하락분 보전과 무노동무임금 보전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실질임금 보전과 무노동무임금 보전은 불가하다”며 “노동조합이 아직도 회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 듯하다”고 수정안을 거부했다. 대신 회사는 기존의 6개항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이날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논의를 중단함에 따라 26일 오전 10시에 다시 만나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교섭이 중단되면서 회사 측은 공장가동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