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노조와의 통합 작업 추진하겠다”
“서울지하철노조와의 통합 작업 추진하겠다”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9.09.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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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 힘을 키우는 방법
사회적 회계, 민자 9호선 문제 집중 부각시킬 것
서울도시철도공사노동조합 허인 위원장

 

허인 위원장은? 1996년 서울도시철도공사 입사 / 2001년 역무본부장 / 2002년 서울도시철도공사노조 6대 위원장 / 2005년 민주노총 공공연맹 부위원장 / 2009년 서울도시철도공사노조 10대 위원장 당선

 

노동계에서 한국노총도 민주노총도 아닌 제3노총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은 여러 차례 있어왔으나 올해처럼 구체적으로 진행된 적은 없었던 듯하다. 서울지하철노조 정연수 위원장을 중심으로 전국지하철연맹 건설 - 지방공기업노조협의회 건설 - 제3노총 건설이라는 플랜은 지난 7월 29일 전까지만 해도 차질 없이 진행돼 내년에는 제3노총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그러나 서울지하철노조 정연수 위원장의 계획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지하철연맹 건설의 핵심 축이었던 서울도시철도노조 하원준 위원장이 신임 위원장 선거에서 결선투표에도 오르지 못하고 낙마한 것이다.

하원준 전 위원장을 밀어내고 새로운 위원장에 당선된 이가 바로 허인 위원장이다. 이른바 ‘민주파’로 분류되는 허인 위원장의 당선으로 서울도시철도노조는 4년 만에 민주파 집행부를 탄생시켰다.

이에 대해 허 위원장은 “사측의 구조조정 가속화,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노조 탄압 등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 기류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전임 하 위원장이 추진했던 지하철연맹을 거부하고 민주노총 중심의 활동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먼저 서울지하철노조 혹은 부산지하철노조와의 통합을 통한 소산별 체계를 구축해 공공운수연맹 산별 건설의 밑거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측의 창의혁신 프로그램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당선된 허인 집행부가 향후 현장의 이해와 요구를 어떻게 풀어갈 것이며, 규모 있는 사업장 노조로서 노동운동 내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에 대해 허인 위원장을 직접 만나 들어봤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 선거 이야기부터 해보자. 이번 선거는 민주파로 대변되는 허인 후보와 합리적 노동운동을 지향하는 하원준, 김남일 후보와의 3파전이었는데 누구도 허 후보가 당선되리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개표 결과는 예상 외였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번 선거는 전임 위원장 시리즈(김남일 후보는 8대, 하원준 후보는 3대·4대·9대, 허인 후보는 6대 보궐 위원장 출신)였다. 기본적으로 노동조합 선거라는 것이 수성은 매우 힘들다. 현 집행부보다는 도전하는 집행부가 여러 가지 유리한 지점들이 있는데, 조합원들이 과거 6대 집행부의 기억을 잊지 않은 측면들이 있는 것 같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6대 보궐 집행부 기간 동안 다이내믹한 과정들이 여러 번 있었다. 당선되자마자 이명박 정부에서 했던 연장운행에 대해 선로점거투쟁으로 맞섰고,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조합원들을 상호 간에 차별적, 경쟁적 구도로 만들었던 개인 성과급에 대해 균등분배를 시도했던 기억들이 조합원에게 좋게 남아있지 않았나 싶다.

현장에서 사측의 주도로 변화 바람이 급격하게 오기 시작한 것이 8대 김남일 집행부부터 시작됐고, 그 정점이 9대 하원준 집행부까지 이어졌다. 계속되는 구조조정 압박으로 조합원들의 절망감이 피크로 올라온 상황이라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또한 우리들의 약점이었던 사용자 측과의 대립적인 이미지가 거꾸로 현장 조합원들의 절망이 최고조에 다다라 더 이상 나빠질 게 있느냐는 상황이 되자 원칙적인 힘을 가지고 있고 조합원을 단결시킬 수 있는 집행부가 돼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바람으로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상대 후보들이 방심한 측면도 있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측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조합원의 동의나 소통 없이 심하게 몰아붙인 것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이 컸고, 노동조합이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자기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에 대해 조합의 존재 이유에 대한 물음을 조합원들 스스로가 던진 것이라고 본다.”

합리적 노동운동 진영의 장점도 받아들여야

- 2008년에는 사측의 창의혁신 프로그램 강행으로 하원준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불신임 투표로 이어졌지만 결국 부결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서울도시철도 조합원들이 보수화되고 있다고 판단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에 더욱 놀라는 것 같다.

“노조 조합원들의 보수화에 대해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보수화라는 것이 전 사회적인 흐름과 맥을 같이하는 측면들이 크고, 요즘은 노동조합의 교육이나 일상 활동보다는 일반적인 매스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고 거기에 따르는 사고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특별히 보수화다, 아니다 라고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당시 조합원들의 57% 정도가 불신임에 찬성했으나 67%를 넘겨야 불신임이 통과되는 것인데, 그건 도시철도가 아니라 어느 사업장이든 어렵다. 집권을 하고 있다는 프리미엄도 있고, 공사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높은 수치가 나온 것이다.

문제는 불신임 투표 부결로 조합원들 사이에 절망감, 패배의식이 팽배해 이번 선거에서 조합원들이 우리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었다. 그런데 현장에 쭉 다녀보고 점차 조합원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이번엔 민주파의 당선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 있었다.

특히 공공부문 노조 조합원들은 상대적으로 타 분야 보다 안정희구적인 성향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것을 사용자가 자신의 경영전략으로 끌어들이지 못하면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 결과로 선택했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진보적 성향을 보였다기보다는 하나의 계기 속에서 나름대로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 조합원들의 이번 선택은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해 강성노조를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지하철노조 김영후 집행부의 몰락과 같이 강성노조라는 이미지에만 신경 쓸 경우 오히려 정상적인 조합 활동이 불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

“내가 농담으로 천재지변이 일어나거나, 개인적인 신상 문제가 있지 않는 한 2년 꽉 채우겠다고 하는데 주위에서는 말씀하신 그런 걱정을 많이 한다. 서울지하철노조에 김영후 집행부가 들어섰을 때 당시 내외부적으로 좋은 측면들이 있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중압감에 너무 시달렸고, 힘을 모아 한판 붙어보고 그 결과로서 승부를 본다는 생각들이 컸던 것 같다.

당시 외부적인 조건에 대한 고민이 많이 결여된 측면들이 있고 소위 민주 집행부라는 이름이 가지는 도덕적 결벽성의 측면도 있었다. 또한 내부의 여러 목소리들을 중화시켜 하나로 만드는 것이 집행부의 역할인데 그것에 대한 자세가 미흡한 점도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세게 이야기 하고 강하게 이야기하는 쪽으로 몰아간 측면이 있었고, 전략을 잘못 세운 측면도 있었던 것 같다. 소위 사용자와 대립적이지 않은, 합리적 노동운동 진영이 갖고 있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배려와 양보로 ‘더불어 함께 살자’

- 현재 공사의 창의혁신 프로그램은 계속 진행 중이며 노조에서는 퇴출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하는 직무재교육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직무재교육에 대해 노조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다. 특히 1기(서울지하철)에서 넘어온 선배들에 대한 공채 후배들의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이 문제는 이번 선거 슬로건인 ‘더불어 함께 살자’의 핵심 포인트다. 선배들에 대해서는 퇴물취급하고 그 사람들이 나가야 하위직급들이 승진하고 조직에 활력도 생긴다는 잘못된 생각, 동료들과의 내부 실적 경쟁으로 동료들을 밟아야 내가 올라간다는 생각, 퇴직금의 불평등 문제 등 조직 내부의 갈등들이 상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현장이 갈가리 찢기고 있다.

우리들이 유세하면서 강조했던 것은 그렇게 하면 다 죽는다는 것이다. 하나로 뭉쳐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노조가 그 역할을 똑바로 못했기 때문에 현장이 이렇게 됐고,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현장의 공감을 얻은 부분도 있다.

여기에 직능 간 업무가 다르다보니 이 때문에 나타나는 갈등도 있다. 선배와 후배, 직능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내부 통합을 이루기 위해 노조 집행부를 중심으로 배려와 양보를 통해 구심점을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주요 슬로건이었다.”

- 특히 조직 내부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집행부의 생각을 잘 전달하고 현장에서 이를 이끌어낼 수 있는 중간 간부가 필요한데 허인 집행부의 경우 조직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분히 그런 우려를 하실 수 있고 다른 후보들이 선거 전략의 하나로 그런 루머를 퍼뜨리기도 했다. 그렇지만, 사실 2002년 보궐 위원장을 할 때는 지금보다 더 조직력이 안 좋았다.

그럼에도 대규모사업장에서 집행부가 가지는 프리미엄은 상당히 크다. 즉 노조 중앙을 통하지 않고서는 개별 어떤 지부나 분회조직이 힘을 쓸 수 없는 위계가 분명한 조직이 바로 노동조합이다. 별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 집행부가 충분하게 내용을 설득할 수 있다면 다는 아니더라도 많은 조합원들이 우리 정책에 따라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측은 경쟁을 모토로 하고 있고 우린 단결을 모토로 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이번 집행부는 조합원들하고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을 강조하고 실천하려고 한다. 원래 노조 활동을 직접 밤낮으로 뛰어다니는 스타일로 해서 그런지 조직력이 취약하거나 분회활동이 미진한데는 직접 찾아다니며 극복할 예정이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사회적 회계 도입과 9호선 문제 집중 부각시킬 것

- 서울지하철노조나 도시철도노조나 사측이 계속해서 구조조정을 주장하는 근거는 비효율, 즉 적자가 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공공성을 주장하며 방어하고 있는데 어찌 보면 논리적 평행선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있다.

“정부가 가져야 될 기본적 마인드하고 기업과 CEO의 마인드는 결코 같이 갈 수 없는 부분이다. 개별 기업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자신의 목적이고 정부는 수익극대화 측면만 강조하다보면 소비시장의 문제, 공공복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소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걸 전체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기재나 마인드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혼동되고 있다. 정부도 CEO 마인드로 접근하다보니까 뒤죽박죽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까 공공의 영역에 대한 나름대로의 가치정립이 전혀 안 돼 있는 상황이라고 보이는데, 그래도 예전과 다르게 시민들의 생각이나 의식들이 그런 측면에서는 많이 발전되어 있다고 본다. 예전엔 공공의 영역이나 민주주의 질서 안에서 정부와 시민 사이에 쿠션(민주세력, 시민단체, 운동권 등)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과의 공방이 있었지만 현재는 정부와 개인이라고 하는 시민들의 직접적인 충돌들이 여러 군데서 발생하다보니까 이건 아니지 않냐 하는 의식들이 나타나는 것 같다. 촛불집회처럼.

인천공항철도와 민자 9호선을 보면 알 수 있다. 9호선과 공기업으로서의 지하철을 명확하게 비교선택하면 충분히 시민들이 의식할 수 있다고 보고 이미 시민의식은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전략적으로 9호선 문제를 시민사회에 지속적으로 제기하려 하고 있다.

9호선의 경우 기본요금을 1500원부터 하고 싶어 했다. 현재 오세훈 시장이 누르고는 있지만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내년 서울시장 선거 끝나면 바로 인상될 것이다. 또한 9호선은 건설부터 3조5천억 정도가 투입이 됐지만 그 중에 현재 9호선을 운영하는 컨소시엄 회사는 자본금 5천억만 가지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30년 동안의 운영 수익 보장과 자본금 5천억 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서줬다. 완전히 땅 짚고 헤엄치는 거다.

여기에 도시철도 적자 문제를 대비해보면 명확하다. 기존 지하철의 적자는 당연하다고 보는 것이다. 적자가 있으니 줄여야 한다. 즉 적자라고 하는 회계를 자본주의 경영 회계로만 바라보면 항상 그런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말해 사회적 회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지하철이 건설되면 주변 지가, 부동산 상승이 어마어마하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보상은 없고 우리는 건설만 해놓고 모든 것을 운임에서만 의존하게 된다. 운임도 사회적 통제로 올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며 또 다른 문제는 무임권 문제가 있다. 실제 적자 부분 중 가장 큰 것이 무임권 문제다.

사측이 매번 이야기하듯 적자를 흑자로 돌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요금 올리고 무임권 제값 받으면 이미 흑자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이고 공기업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이런 가치에 대해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고 그냥 시장논리로만 시민들에게 전파를 하는데 지금은 이를 점점 더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

시민들은 창의혁신 프로그램의 불편함에 대해 직접 느끼고 있는 중이다. 현재 도시철도 각 역에는 역무원이 거의 없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아무리 사람 자르는 것도 좋지만 최소한 기계화된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사람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한결같이 이야기를 한다.

이런 것들이 공공부문의 가치를 인정해야 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지금은 이명박 정권이나 신자유주의적 보수주의 정책이 진행되면서 불편을 느끼는 시민들의 반발이 높아지고 있어 그 안에서 향후의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충분히 커졌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회사 이익과 시민 이익 상충될 때, 시민 편에 설 것

- 그러나 조합원들의 고민은 그러한 공공적 문제보다는 임금, 복지 등에 많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결국 조합원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이런 부분들도 힘을 받을 것 같다. 소통을 위한 고민은 무엇이 있는가?

“공공적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조합원들이 의식적으로 우리는 공기업이고 공공적인 역할을 해야 되고 이런 것이 각 조합원들의 인식에 뿌리박혀야만 공공적인 노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문제는 현장에서 자부심이라고 표현되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다. 내가 이 직장에 다니는 존재이유라고 하는 것이 뭐냐 했을 때 시민들의 편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나의 보람으로 온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기본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임금, 근로조건도 높았으면 하는 자기 이익적인 관심과, 직장인으로서 또는 공기업 종사자로서 가지는 자부심이 같이 가면 좋은데 현실적으로는 근로조건 등이 사회적인 제약 속에서 어렵다는 것을 조합원들은 다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직장에서 마음 놓고 안정적으로 일했으면 좋겠다, 즉 고용이 안정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이다. 조합원들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교육들을 집중적으로 할 생각이다.

이전 집행부들과는 다르게 우리는 도시철도 외부 단체와의 연대를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그런 활동들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외부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교육이나 토론회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극복해볼 생각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것과 이용자 혹은 시민단체 등이 바라보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와의 소통을 통해 내부를 다지려고 한다. 이것을 통해 9호선 문제, 무인자동화 문제 등을 직접적으로 부각하고 서울시에 있는 시민단체와 연대활동도 지속적으로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 창의혁신 프로그램은 교대근무를 줄이고 일근을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조합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문제에서 봤을 때 이런 프로그램은 필요한 것이 아닌가?

“공사 경영진들의 허구적 논리라고 본다. 사측은 지금도 지하에 있는 것을 지상으로 올리고 야간근무도 줄여 집에서 편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이 조합원들에게 설득이 되냐 하면 실제 설득이 안 된다. 왜냐하면 야간에 일이 줄어든 만큼 주간의 노동 강도는 훨씬 세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생산을 통해 성과를 내는 사업장이 아니고 소방서나 경찰과 같이 기본적인 유지·보수를 통해 안정화된 시스템을 꾸준히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보이지 않고 현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사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는 그게 아니라 창의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인건비 절감을 하려 하는 것이다.

사측에서 주장하듯이 야간 근무를 줄이면 결국에는 시민 안전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외부에서는 잘 모르겠지만 오후 10시부터 그 다음날 아침 7시30분까지 역사에는 공익요원 하나, 직원 하나만 근무할 뿐이다. 이에 대해 일반 시민들은 잘 모른다.

예를 들어 야간에 취객이나 여러 가지 사고들이 발생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역무실 안에 그냥 숨어서 여러 가지 민원을 적극적으로 대처 못하고 오히려 피해있는 상황이다. 계속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밝혀지겠지만 지금 서울지하철도 마찬가지고 이런 실정이다.

그 자체는 시민들에 대한 여러 위험요소가 된다. 만일 사측의 논리라고 한다면 자동화로 인해 아무도 야간에 근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주간에 할 일 다 하고 야간에는 시민들이 알아서 하건 말건 신경 쓰지 말라는 이런 논리는 결과적으로는 회사의 이익과 시민의 이익이 상충되어 나타나는 결과다.

에너지 절약도 마찬가지다. 에너지 절약해서 몇 십억, 몇 백억 아꼈다고 하는데 서울지하철과 비교했을 때 승강장에 서 있으면 서울지하철이 훨씬 시원하다. 이게 결국 에너지 절약이다.

이런 것이 바로 개별 기업가의 마인드다. 우린 이것을 통해서 85억, 300억 절감했다고 하지만 절감한 만큼 손해는 시민이 보는 것이다. 덥고 짜증나고 불쾌한 시민들의 감정은 당장 돈으로 계산되지 않으니까 손해는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해야 할 것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시민들에게 알려내고, 이것은 공공기업으로서 잘못하고 있다는 논리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일단 지하철만이라도 통합해야

- 민주파의 당선으로 전임 하원준 위원장과 함께 지하철노조 정연수 위원장이 주도했던 ‘제3노총’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허 위원장의 경우 제3노총을 거부하고 지하철노조와의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전까지 조직발전 전략에서 서울지하철과 서울도시철도 집행부 간에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 하원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도시철도노조는 지하철 노동조합들을 연맹체로 만들어서 제3노총, 민주노총, 한국노총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독자적 세력화를 하자는 내용이었고 서울지하철노조 정연수 위원장은 과거에 배일도 위원장이 추진했던 전국지방공기업연맹이라는 것을 꾸준히 추진하려 해 서로 간에 이해관계가 충돌했었다. 실제로 제3노총과 관련한 부분에서 하원준 위원장은 별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적극적인 것은 정연수 위원장이었다.

우리들이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은 지금 새로운 연맹체 건설은 사실상 힘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연맹체의 느슨한 조직으로는 단결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일단 서울에 있는 지하철노조 간 통합을 먼저 하자는 것이다.

지금 산별노조나 노동조합들이 발전 전망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차후에 복수노조, 전임자 문제도 그렇고 이 변화되는 흐름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우리 힘을 키우는 것이고 실질적으로 힘을 가질 수 있는 조직체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먼저 서울지하철노조와, 아니면 부산지하철노조와 우리가 통합을 해 하나를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바로 받아들여지진 않을 테지만, 앞으로 그 부분도 꾸준히 추진할 생각을 하고 있다.

이 그림의 1단계는 업종산별의 그림이 될 것이고, 우리는 이것을 전체 운동사라는 측면에서 산별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살기 위한 기본적인 생존전략이고, 산별의 운동정신에는 못 미치지만 이것을 핵심의 기본 토대로 만들어 놓고 이것을 튼튼하게 해 전체 공공부문이 함께 가는 산별노조로 가야되는 것으로 그것에 대한 초석을 만드는 것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이것이 산별이라고 말하기에는 부끄럽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도 산별 전환을 위한 다각도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 이 계획과 배치되는 것은 아닌가?

“내가 2005년부터 공공연맹 부위원장 재직 시 공공부문 산별노조 건설 기획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산별 건설과 관련해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했었다. 그런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하철 쪽이 어려워서 먼저 통합부터 한다는 이야기를 외부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러운 측면은 있다.

기껏 산별 논의를 만들어놓고 현장 복귀해서 소위 말하는 A/S도 전혀 못했지만 지금 공공운수연맹이 진행하는 것을 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 이상을 높게 가지고 큰 틀로 조직하려 했지만 몇 가지 좌초된 측면들이 있고 공공노조가 만들어지고, 운수노조가 만들어지면서 최초에 기획했던 것과는 다르게 내부 역학관계로 양쪽으로 찢어지면서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는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여러 혼란이 일어나는 상황에 와있다.

그런 부분들로 인해 당분간 통합을 위한 전체적인 지도력이나 향후 프로그램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여러 가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당장 도시철도노조는 공공운수연맹의 조직 재편 과정에 참여하기보다는 지하철 부문부터 정리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 그런 의미에서 통합을 적극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민주노총이 싸우는 만큼 조합원들에게 돌아가는 몫 있어

- 민주노총 중심의 활동을 가져가겠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번 말씀하셨다. 그러나 지금 민주노총 운동은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도 많다. 특히 KT노조가 조합원 95%의 찬성으로 탈퇴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지금 민주노총의 운동을 돌아보고 반성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민주노총의 활동이 역사적 전환점에 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자본과 노동, 민주와 반민주의 대립전선의 최선두에서 역사적 책무를 해왔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스스로 그 책무를 자임한 측면보다는 역사나 정세에서 내몰린 측면들이 있다고 본다. 내가 그 자리에 선 게 아니라 계속 뒤에서 밀다보니 성질이 급하고 조직적 동력이 있어 어쩌다보니 맨 앞에 선 것이고 맨 앞에서 서서 생각지도 않았던 나름대로의 위상이 선 것이다.

지금은 계속 앞에만 서 있는 상황에서 나는 이 정도라고 떳떳하게 이야기할 내부 상황이 아니다. 역사적인 터닝 포인트에 와 있는 것은 우리 모두 인식하고 있지만, 이런 국면에서 정부나 보수언론에서 이용하는 측면이 크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해서 운동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투쟁 중심의 내용들을 바꿔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문제는 현재 역사적 국면에서 민주노총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 예전과 같이 모든 조직을 집중시켜 최전선에 나가는 역할을 할 것인지, 다른 조직들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전반적인 맏형 역할을 하면서 동생들이 클 수 있는 방패막이가 될 시스템으로 바꿀 것인지, 이런 내부의 고민들은 이미 늦은 측면이 있지만 지금이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도하게 투쟁적이라거나 여러 부정적 측면이 있기 때문에 민주노총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그러면 그 외 조직인 한국노총이 노동자들의 역사 속에서 떳떳한가. 또 지금은 떳떳하냐고 하면 전혀 아니다.

여기에 제3노총이라는 세력들, 소위 말하면 이명박 정권과 뉴라이트라고 하는 조직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은 노동자 조직이 아니다. 고려할 대상도 아닌 것이다.

그러면 결과적으로는 많이 낡고 헤졌지만 민주노총이라는 옷을 새롭게 지어서 그 안에서 살아야 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데 그럼에도 민주노총이 제 역할을 못한다면 그때 가서는 우리들도 분명하게 선택을 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제 3자가 민주노총을 평가할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 과거 도시철도노조 집행부도 4년 넘게 조합비 한 푼 내지 않았고, 활동도 전혀 안 했는데 민주노총을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 그러나 민주노총이 현장 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받아 안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투쟁 중심이 문제가 아니라 현장 조합원과 상층부와의 괴리감을 극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잘못하면 내부 현안은 신경 쓰지 않고 정치적 투쟁에 조합원들을 내모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들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런데 잘 보면 그런 비판을 하는 조직은 대부분 민주노총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조직이 아니다.

오히려 시스템화 되고 거대화된 조직에서는 거의 민주노총 방침을 따른 적이 별로 없지만 소규모로, 정말로 의사소통이 잘되는 그런 조직들이 열심히 민주노총 집회건 투쟁이건 전면적으로 결합했다.

완성차나 금속 같은 경우 그나마 역할을 해주지만 그것조차도 자신들의 임단협 일정 등에 편승해 면피 정도 하는 상태였다. 조직이 이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이 계속 어떤 투쟁이나 계획, 일정에 대해서 제시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는 된다. 정부와 총자본이라고 하는 것이 같은 입장에서 공격해오는 상태에서 안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실 힘만 있으면 다 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가 힘이 없고 이것을 이용해서 중간에서 계속 내부 싸움을 붙이는 세력 때문에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노총이 싸우는 성과만큼 사실 개별 조합원들에게 돌아오는 것들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 대해서도 조합원들에게 계속 알려내고 이야기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욕심은 버려야 한다. 해야 함에도 역량 상 할 수 없는 부분은 할 수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하고, 힘을 가져야 힘을 쓸 수 있는 것이니까 일단 내부에서 힘을 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당선되면서 민주노총이나 외부에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쉽게 승부를 보거나 단기간에 위력적 모습으로 정리할 생각을 하지 말고 현재 이 국면에서 보였던 결과 자체가 그 자체만으로 여러 가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쉽게 전술을 활용해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어렵지만 내부 힘을 다지는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고 우리끼리 잘 살자는 측면이 아니라 외부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우리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과정들을 같이 고민해서 최소한 서울지역에서는 지역사업과 도시철도노조 이익들이 배치되지 않고 함께 간다는 것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조합원들도 인식할 수 있는 활로들을 만들어 갈 생각을 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기쁨 주는 프로그램 만들어야

- 그러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활동가들의 충분히 존재해야 하는데 지금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들의 대부분이 이러한 활동가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허리가 튼튼해야 하지만 중간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할 생각인가?

“가장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우리와 같이 사회적인 진보를 지향하고 사용자와 대립하는 집단에는 활동가들이 잘 안 들어오려고 하는 것도 있다. 다른 집단은 보상이 확실한데 우리는 사실 보상이 없는 것 아니냐.

그럼 우리는 어떤 보상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들이 보여줄 수 있는 보상이란 삶의 의미를 더 느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사람이 살아가는데 새롭게 느끼고, 새로운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다시 느끼는 것만큼 사실 가장 큰 기쁨이 어디 있겠나.

그동안은 운동의 질서나 활동가들의 질서 속에서 정파적 질서 혹은 질서와 규율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서로를 강제하는 측면 속에 서로 반목하고 상처를 주는 역사가 있었다. 그 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떨어져 나갔는데, 지금은 그런 것은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사람들을 우리와 같이 활동할 수 있게 하는데 있어서는 앞에서 언급한 그런 기쁨들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아이들의 교육이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소한 이렇게 사는 것이 올바르다거나, 이런 사람들이 좀 더 모이는 관계들을 형성하는 것이 나은 삶이라는 이야기들을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관계들을 만들 생각이다.

현재의 삶은 개인 하나하나를 경쟁으로 내몰 수밖에 없는 관계들로 꽉 짜여 있다. 그러다 보니 생각은 올바르지만 일상생활이나 활동은 경쟁적 사회에 찌들어 있다. 이런 괴리를 줄여주는 역할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조금은 돈을 못 벌고, 조금은 어렵게 살아도 기본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 행복을 지향하는 것이 우리가 함께 사는 삶이란 것을 보여줄 것이다. 노조의 활동, 일상 조직화 프로그램 보다는 새로운 대안적 질서를 살아가는 모습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생각이다.

특히나 조합원들의 가장 많은 고민 중 하나가 아이들의 교육문제인데, 조합원들도 모순을 가지고 있다. 내 아이가 학교에 가서 학원 다니고 해서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공부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대안학교를 찾거나 대안 교육을 고민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런 지점들을 파고 들어가서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이후 삶의 비전 등에 대해 부모들이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 등을 실시하려고 한다.

또 하나는 내 아이가 아토피나 여타의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고민을 하지만 현실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잘 모른다. 여기에 소비자로서의 소비패턴이나 지식, 상식들을 어떻게 가져 갈 것인지 이런 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초청해서 고민을 나누고 깨닫는 과정들을 통해 이 사회에서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계속 던질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가질 생각이다.

물론 나 혼자 고민했던 여러 가지 생각이지만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노동조합이 어렵고 힘들 때는 노조 외부로 발을 옮겨서 다시 바라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본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시민의 요구와 조합원의 요구 최대한 일치시켜야”

- 인터뷰를 정리하며 앞으로 도시철도노조가 지향하려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총평을 해 달라.

“도시철도노조에 대해 지하철노조라는 것, 규모가 있다는 것 등으로 외부의 기대치가 높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작은 조직이라 기본적으로 해야 될 것은 조합원들의 삶이나, 자부심을 향상시키고 서울시민이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인프라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향상시키는 방향을 찾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다.

우리는 시민적 요구와 조합원 요구를 최대한 일치시키는 방향을 기본적인 목표로 세우는 것이며, 더불어 서울시라고 하는 지자체 조직에서 가진 역할이 있기 때문에 서울시를 민주적, 진보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역할들을 하는 것이 기본적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그런 것을 기본 방향을 설정해놓고 조합원의 노동조건이나 복지, 임금 등을 그 과정에서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며, 그 과정들이 우리가 지향하는 형태로 나타나도록 할 것이다.

이런 것을 사회적 노동운동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아직 한국사회에서 이런 것이 실험된 적이 별로 없어 제대로 정립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역사회와 밀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도시철도, 또 그것을 만드는데 매개 역할을 하는 노동조합, 이것이 현재 우리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