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사슬 VS 협력 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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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와혁신
  • 승인 2004.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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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제품-부품업체 간 협력 관계, 지역 제조업 살려


제조업 강화 프로젝트(AMP)는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 지역경제문제연구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위스컨신 전략센터의 스탭과, 시카고대학, 미시건 기술센터가 공동으로 구성한 연구 컨소시엄이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기업으로 하여금 “하이 로드(High-Road)” 대 “로우 로드(Low-Road)”의 경쟁 전략을 채택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제조업 강화 프로젝트는 특히 부품 제조·공급업체들을 주시하고 있다. 주로 중서부 위쪽에 집중되어 있는 이 산업은 전반적으로 미국 제조업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


제조업 강화 프로젝트는 주로 알프레드 슬로운 재단의 후원을 받으며 ‘위스컨신 제조업 육성 파트너십’으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는다. ‘위스컨신 제조업 육성 파트너십’은 중소기업의 지원을 위해 상무부가 설치한 ‘연방 제조업 육성 프로그램’의 위스컨신지역 지부다.


중소 부품업체 중심의 제조업 육성정책
제조업 강화 프로젝트는 부품 제조업 중에서도 특히 고객-공급자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급자는 대개 500명 미만의 노동자를 두고 금속 및 플라스틱 부품을 가공하는 소규모 제조업체들로 금속 가공업체 및 자동차부품 공급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 공급자들의 고객은 보통 자동차, 가전제품, 광산, 운송, 농업 장비 등을 생산 판매하는 완제품업체다.
전체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 동안 부품 제조업의 고객-공급자 관계도 크게 변화했다. 불안정한 시장 수요와 경쟁 심화, 빠른 기술 변화로 인해 완제품업체는 늘어나는 작업 물량을 부품 공급업체에 아웃소싱하는 한편 자체 생산 기반은 축소시켰다. 불과 1세대 전만 해도 완제품업체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총 가치 중 부품 공급업계의 제품 비중은 약 40퍼센트를 차지했다. 오늘날에는 부품 공급업계의 완제품 평균 점유율이 약 80%에 달한다.


이처럼 부품공급업계가 완제품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완제품업계는 자연스럽게 부품 공급업체에 납품 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한편 품질과 책임, 점차 복잡해지고 있는 반조립 작업 처리 능력 유지에 관해 우려를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주로 서로 간의 긴장 관계 속에 유지된다. 완제품업계가 이러한 긴장을 처리하는 방법과 부품 공급업계의 대응은 앞으로 미국 제조업의 지형도를 결정할 것이다.


이 관계는 완제품업체가 구매결정 시 최저가격 획득을 우선순위에 두는 ‘로우 로드’(low-road)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완제품업체가 공급업체를 자사의 연장선으로 취급하여 지속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수립하고 부품 공급업체의 생산능력 향상을 지원하는 한편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 이득을 공유하는 ‘하이 로드’(high-road)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당장은 ‘로우 로드’ 시나리오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완제품업체가 자본집약적이고 생산성이 높으며 고임금 체계인 반면, 이보다 노동집약적이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공급업체는 이익과 임금이 더 적은 경향이 있다. 더불어, 납품 단가 인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부품 공급업체는 사업에서 낙오될 위험이 있다. 그 대안으로 인건비를 더욱 삭감하여 완제품업체의 압력에 대처하는 방법도 있다. 이것이 ‘로우 로드’ 방법의 전형이다.

 

완제품업계, “부품 공급업체 질 높이자” 발벗고 나서
한때 중서부 주민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일자리들은 현재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다. 교육의 기회가 제한된 소수의 노동자들에게 이 위협은 더 심각하다.
하지만 완제품업계와 부품 공급업계간의 협력을 촉진하면 이 추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 1990년대 후반, ‘위스컨신 제조업 육성 파트너십’은 존 디어와 할리 데이비슨을 비롯한 6곳의 대표적인 완제품업체들로 구성된 ‘위스컨신 제조업 육성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공급업체 교육 프로그램을 발족했다.

 
첫 해에만 50곳의 공급 업체에서 1600명의 직원들을 파견했으며, 이들은 실적을 향상시키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법을 배웠다. 위스컨신 전략센터는 이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공급업체들이 공정을 현대화하고 생산성과 품질, 납기 및 비용 면에서 확실한 발전을 보여준 사실을 발견했다. 임금 인상과 공장의 안전성 향상이 뒤따랐다. 완제품 OEM업계와 공급업계, 노동자 모두 이 교육의 혜택을 입은 것이다.


제조업 강화프로젝트는 이러한 노력을 확대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부품 제조업은 위스컨신뿐 아니라 자매 지역인 오하이오, 일리노이, 미시건, 인디애나에서도 중요한 입지를 갖고 있다. 프로젝트 진행자들은 인터뷰와 데이터 분석, 기타 기법을 사용해서 지역 내 부품 제조 및 공급업계의 성공 가능성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를 파악한다. 또한 이 결과를 독일, 이탈리아, 덴마크 등 다른 국가의 동료들과 비교해 본다.


또 이 프로젝트는 미국 노동총연맹의 연구소와 연계하여 공급업체로의 변신이 노동자와 노조에 미친 영향과, 노동자들이 고실적, 고생산성, 고임금 일자리의 ‘하이 로드’ 방식을 채택할 수 있도록 노조가 어떻게 도움을 주었는지 연구하고 있다.


현재 부품 제조·공급업체는 미국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위스컨신에서 약 7만5천 개의 일자리(이 지역 내구재 제조업 고용 전체의 약 20%)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는 2백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이들이 완제품업계와의 연계를 강화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영업이익과 생산성을 늘리면서 완제품업계의 요구에도 일조하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일자리 보호와 경제 발전전략의 초점을 부품 제조 및 공급업체에 맞추는 것은 지역경제를 총체적으로 강화하는 하나의 현실적 대안이다.

 

로우 로드(low-road)  : 인력감축과 저비용에 기초한 전통적인 경영합리화 전략
하이 로드(high-road) : 노조와 노동자의 참여하에 생산성과 품질향상, 고급기술과 고숙련

                                       노동자의 고용안정, 고임금에 기초한 경영전략

 

 

Joel Rogers는 뉴스위크지 선정, 21C 미국정치·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100인 중 한 사람입니다.
현재 위스컨신 메디슨 대학의 법학, 정치학, 사회학 교수로 재직중이며 위스컨신 전략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