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안 회사에 위임했더니 사측이 거부?
임금안 회사에 위임했더니 사측이 거부?
  • 김관모 기자
  • 승인 2009.09.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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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보 노사의 '이상한' 임금교섭…노조, 결국 쟁의 결의

전국손해보험노조 LIG손해보험지부(위원장 국준호)의 인터넷 게시판은 지금 난리가 났다. 지난 6월부터 LIG손해보험 노사가 진행하던 실무교섭이 끝내 결렬된 데에 국준호 위원장이 담화문을 게시판에 발표하자 5,000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 이는 총 조합원 수 2,067명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조합원은 물론 다른 노조마저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노조의 투쟁 선포와 폭발적인 관심은 교섭과정에서 “LIG손해보험지부가 성과급제와 고용안정제도를 TFT에서 논의하는 전제조건으로 임금안을 회사에 위임키로 했음에도 회사측이 거부했다”는 내용에 따른 것.

LIG손해보험 노사는 지난 6월 4일을 시작으로 8차에 걸친 실무 교섭을 벌여왔다. 하지만 회사측은 경제 위기와 경쟁력 고취를 이유로 성과급제 최대 10% 확대와 임금동결을 필두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LIG손해보험지부도 “회사의 어려움을 직원에게 떠넘긴다”며 반발하는 한편 복리후생 및 제도개선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는 2차에 걸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과정마저 결렬됐다. 그러자 LIG손해보험지부는 조정기간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교섭을 통해 임금동결을 전제로 한 교섭수정안까지 제시했지만 회사의 총괄회의에서 결국 거부당하고 말았다.

결국 LIG손해보험지부는 회사 경영진의 개정안 내용에 반발하며 지난 8월 2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열고 총 조합원 2067명 중 1728명이 투표해 72.6%(제적 60.7%)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LIG손해보험지부는 ▲ 회사의 제도 개선안 철회 ▲ 근로기준법 준수 ▲ 독단 및 독선 경영 시정 ▲ 직원사기진작을 위한 격려 및 보상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했다.

LIG손해보험지부 김필모 부위원장은 “회사가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성과급제를 강조하지만 실은 경영진의 정책변경과 방만한 운영의 원인이 더 크다”며 “다만 무조건 못 받아들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개선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그걸 회사가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부위원장은 “간담회와 분회 총회를 벌이는 한편 천막투쟁과 준법투쟁을 함께 병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앞으로 전 조합원 총회를 열어 구체적인 임투일정과 내용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