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파 갈등 해소가 관건”…박 "본조 간부들의 역량 다시 물을 때“
오는 21일에 치러질 제6기 금속노조 임원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들이 처음으로 서로의 정책과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금속노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는 2일 오후 여의도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호 1번 박유기-구자오-김영재(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처장 순) 후보조와 기호 2번 김창한-박상철-나용곤 후보조의 정책과 전망에 대해 묻는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각 후보들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금속노조 중앙선관위에서 준비한 6개 질문에 답변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또한 각 후보들이 상대 후보에게 30초씩 질문하면 상대 후보들이 3분 동안 답변하고, 추가 질문이 있을 시 다시 30초의 질문, 1분30초의 추가 답변으로 서로 간 토론을 벌일 수 있는 상호지정토론도 마련됐다.
기호 1번 박유기 후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2006년 현대자동차노조를 이끌어오면서 15만 금속노조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지들을 만나 설득해 온 결과 2007년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이뤄낸 적이 있다”며 “지금 단결이 무너지고 노조정신이 후퇴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단결과 연대로 다시 서는 금속노조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기호 2번 김창한 후보는 “2001년 금속노조 출범 이후 간부들은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운동을 전개해왔다”며 “힘들었지만 그래도 금속노조의 조합원이며 간부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2007년 금속노조는 4만에서 15만으로 확대되면서 큰 희망을 갖게 됐지만 대공장과 중소사업장 동지들 간의 분열로 교섭과 투쟁이 제대로 돌파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의 힘으로 산별노조를 다시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공장 노조 간부들과의 관계 개선 나설 것"
이번 토론회의 질문은 대공장 관련 질문, 복수노조와 전임자임금금지 문제를 각 후보에게 묻는 것을 시작으로 교섭분야와 현장 강화분야, 고용‧임금문제, 경제분야, 조직운영분야 순으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대공장 노조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김창한 후보는 “금속노조가 4만 조합원일 때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서로 존중하며 어려운 동지를 함께 이끌었지만 대공장노조가 들어서고 나서 냉소적으로 변한 측면이 있다”며 “갑자기 획일적인 원칙으로는 힘들 것이며 대공장 간부들과의 관계 개선에 역점을 두고 산별의식을 고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복수노조와 전임자임금지급 금지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박유기 후보는 “복수노조 자체는 기업단위에서 해야 한다고 민주노총이 주장했던 것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면서도 “문제는 교섭창구 단일화에 있다. 어용노조를 통해 민주노조의 교섭권과 파업권을 뺏으려는 만큼 반드시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임자임금을 노사자율이 아니라 법으로 금지하는 경우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일”이라며 “말만 전국총파업이란 '뻥파업'으로는 힘들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현장에서부터 진정한 파업투쟁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직혁신을 위해 본조 운영혁신을 할 수 있는 방법과 정치능력이나 현황대응능력 고취시킬 방법’을 묻는 질문에 김창한 후보는 “본조는 60여명의 공간이 아닌 14만 산별정책과 전략, 전술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여기서 논의가 출발해야 한다”며 “현재 간부들이 지쳐있어 운영체제의 문제를 실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능력을 의심치는 않지만 도덕성과 조합원을 대하는 태도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지역지부 전환문제 강행처리는 패권주의"
한편 박유기 후보는 금속노조 간부의 집행력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박 후보는 “기업지부로 인해 나타날 수 있었던 지역지부 전환문제를 표결처리 강행이라는 패권주의를 이용해 지역선거도 못하게 만들었다”며 “기본과 원칙에 충실했는지, 현실에서 발현됐나를 따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간부와 위원장 역량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를 생산하고 지역, 기업지회와 토론하고 조합원의 공감 얻어서 지도부의 위상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으며 두 후보측의 마무리 발언으로 끝을 맺었다.
마무리 발언에서 김창한 후보는 “산별적 조직운영 혁신 없이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며 “정파조직에 휘둘리지 않는 대중운동과 조합원 중심운동”을 내세웠다.
박유기 후보는 “껍데기가 아닌 진정한 생각과 행동이 모여 한길로 나아갈 때 현실이 이뤄질 것”이라며 “함께 이루는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금속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생방송됐으며, 이후 녹화 CD로 만들어져 각 지부나 지회에 배포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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