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위원장, 도대체 무슨 이야기 나눴을까?
두 위원장, 도대체 무슨 이야기 나눴을까?
  • 정우성 기자
  • 승인 2009.09.0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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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춘-임성규 30분간 비공개 회동…내용에 대해선 양측 모두 함구
복수노조ㆍ전임자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한 듯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오른쪽)이 한국노총을 방문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을 안내하며 걸어가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과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이 30여 분간 배석자 없이 대화를 나눴지만 그 내용에 대해 양측 모두 함구하고 있어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3일 오후,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이 이날 한국노총 회관 내 현대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전국농민회총연맹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차 한국노총을 방문해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과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배석자 없이 진행된 양 노총 위원장의 만남은 한국노총 위원장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게도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양 노총 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웃음으로만 답했다.

이에 대해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은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노총을 방문했다가 장 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나눴기 때문에 기자들에게 할 말이 없었을 것”이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강충호 한국노총 선전홍보본부장도 “양 노총 위원장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전혀 들은 바가 없다”며 “그냥 개인적인 만남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반면 인사 차원의 사적인 만남이라는 양 노총의 주장과는 달리 전날인 2일, 민주노총 실무진이 이날의 만남을 위해 한국노총을 방문했다는 점을 미뤄볼 때 단순히 사적인 만남은 아니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또한 복수노조ㆍ전임자 문제가 하반기 노동계의 핵심 현안으로 다가왔고 공익위원안이 제출되어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사정위 상무위원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양 노총 위원장이 단지 사적인 이야기를 위해 만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런 이유로 양 노총 위원장은 복수노조ㆍ전임자 문제에 대한 양 노총의 의견을 교환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전임자ㆍ복수노조 문제에 있어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노조가 많이 소속된 민주노총과 중소 영세사업장 노조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한국노총은 전임자 수와 임금 지급 문제에 있어서 입장이 조금 다르다.

또한 복수노조 문제에 있어서도 양 노총이 상대방 노총 소속 사업장을 공격할 경우 현장의 혼란이 가중된다는 점도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여하튼 양 노총 위원장 회동의 내용이 무엇이냐는 진위 여부는 앞으로 양 노총이 어떤 행보를 펼치는 지를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