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기관이 노사관계까지 개입하나?”
“금융감독기관이 노사관계까지 개입하나?”
  • 김관모 기자
  • 승인 2009.09.07 17:58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노조, 정부의 노사관계개입 규탄 기자회견 개최
전체 지부 5일간 천막농성 돌입키로 결의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정부의 노사관계 개입 저지 및 자율교섭 쟁취 투쟁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양병민, 이하 금융노조)과 은행연합회(회장 신동규)의 금융산별교섭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노사 간 자율교섭에 금융당국이 노골적으로 개입해 노동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노조는 7일 오후 금융감독원(원장 김종창) 앞에서 지부 대표자들과 함께 ‘정부의 노사관계 개입 저지 및 자율교섭 쟁취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원활한 노사관계가 진행되도록 대응키 위해 이번 주부터 철야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은행연합회와 함께 8월 20일까지 6차에 걸쳐 산별교섭을 진행하면서 임금동결과 연차휴가 등 양보교섭을 벌이며 일자리 창출에 합의코자 했지만 은행연합회는 금융노조의 요구안을 거부하고 ▲ 신입사원 임금 20% 삭감 ▲ 기존 직원 매월 급여 5% 반납 및 연차휴가 50% 의무사용 등을 주장해 갈등을 빚어 왔다.

또한 은행연합회는 은행 및 기관장들로부터 위임받은 교섭권을 개별 은행장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언하며 산별 교섭의 틀을 깨려는 행위를 지속해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금융권 임금교섭이 대각선 교섭으로 본격 진행될 예정이어서 금융노사간 산별교섭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사측은 금융노조가 2년 연속 임금동결 등 양보교섭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이루어진 산별중앙교섭의 틀을 깨는 불명예를 자초하고 있다”며 “이번 교섭의 파행은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의 노골적인 개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양병민 위원장은 “금융노조는 그동안 산별교섭은 사회적 합의라는 인식으로 임금동결과 반납이라는 양보교섭에 임했지만 사용자는 이를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삭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금융경제정책 규탄이나 노동정책 관철을 위한 싸움도 아닌 노사관계 개입을 막기 위해 집회를 해야 하는 상황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등 금융시장을 감독할 곳이 노사교섭에 개입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한심스런 일‘이라며 "이와 같은 노사교섭의 개입은 금융경제에 도움은 커녕 발전의 저해만 가져올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따라서 금융노조는 ▲ 금융당국의 금융노사 자율관계 개입 저지 ▲ 산별 중앙교섭 재개 ▲ 고용과 임금 안정, 비정규직 정규직화, 신규인력 채용을 주장하며 9월 7일부터 11일까지 철야농성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또한 금융노조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회장 진동수)에 개별노사관계에 개입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번 결의대회에 앞서 금융노조는 오전 은행연합회 빌딩 1층에 천막을 설치하고 총력투쟁 출정식을 가졌으며, 일부 지부들도 이에 동참해 천막농성에 돌입키로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