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땐 생산손실만 3,160억 원이라더니
파업 땐 생산손실만 3,160억 원이라더니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9.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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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회생계획안에선 “파업 영향 크지 않아” … 한 달여 만에 뒤바뀐 입장
쌍용자동차가 15일 제출한 회생계획안에서 파업으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이 크지 않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회생계획안에서 “장기 파업으로 인한 피해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 임직원이 정상조업 및 판매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장기 파업에 따른 계속기업가치 영향은 약 -318억 원 정도로, 여전히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3,572억 원 상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불과 한 달여 사이에 180도 바뀐 쌍용자동차 사측의 입장이다. 파업이 마무리되기 직전인 지난 8월 4일자 일간신문엔 일제히 파업으로 인한 손실이 얼마라는 기사가 실렸다. 파업 기간 동안 1만4,590대의 생산차질과 3,16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것. 이 금액에는 시설피해액 200억 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간신문들의 기사에서 수치가 동일하다는 것은 사측이 이런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보다 앞선 7월 21일에도 1만1,520대를 생산하지 못해 2,456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파업 기간 동안의 손실은 생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졌을 경우를 가정해 집계됐지만, 파업에 들어가기 이전에도 쌍용자동차는 휴무를 반복해야 할 만큼 가동률이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손실액의 크기는 과장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과장함으로써 파업에 동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애썼다.

반면, 이번 회생계획안에서는 파업이 계속기업가치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나 그 손실액이 계속기업가치와 동일한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사측의 입장이 파업 기간과 비교해 정반대로 바뀐 것만은 틀림없다.

파업 당시와 현재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과장해서 발표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이번엔 정반대로 계속기업가치에 미치는 파업의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