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사 2009년 중앙교섭 조인
금속노사 2009년 중앙교섭 조인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09.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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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빠진 반쪽 중앙교섭 평가도
차기 집행부 교섭틀·교섭시기 집중 문제 풀어야
▲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의 2009년 중앙교섭 조인식을 마친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오른쪽)과 신쌍식 사용자협의회 회장직무대행이 악수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금속산업 노사가 17일 오후 2009년 중앙교섭 조인식을 개최했다. 지난 3월 17일 상견례를 한 지 꼭 6달 만이다. 올해 중앙교섭은 이날 조인식을 끝으로 완전히 마무리됐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함께 던져주고 있다.

17일 오후 2시 금속노조 회의실에서는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을 비롯한 각 지부장 등 13명의 노측 교섭위원들과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 신쌍식 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10명의 사측 교섭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속노조 이익재 단체교섭국장의 사회로 조인식이 열렸다.

이날 조인식에서 신쌍식 회장 직무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상향조정되고 경기도 회복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노동시장은 아직 이를 체감하기 힘들다”며 운을 뗀 뒤 “아직 교섭 중인 지부도 있는데, 앞으로는 더 나은 교섭구조개선을 마련하기위한 토론도 해보자”고 제안했다.

정갑득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경제위기로 인해 올해 힘든 교섭이 됐다”고 평한 뒤 “6기 임원 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업종교섭 형태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니 다음 교섭에서는 더 나은 교섭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노측 교섭위원으로 참여했던 박용규 단체교섭실장은 “올해 중앙교섭에서는 완성차 사측의 중앙교섭 참가를 이슈로 제기하지도 못했다”면서 “업종별 교섭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법을 통해 대공장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올해는 중앙교섭이 쌍용차투쟁에 가려 변두리에 놓이는 등 경제공황 하에서 교섭의 위상이 낮아졌지만, 이 상황에서도 비정규직을 우선 해고하는 관행을 제한할 수 있도록 산별협약에 명문화 한 것은 성과”라고 평했다.

박 실장의 평가처럼 지난 2007년과 2008년에는 완성차 사측으로부터 중앙교섭에 참가한다는 확약서를 받아내기도 했지만, 올해는 완성차의 중앙교섭 참가를 이슈로 제기하지도 못했을 만큼 중앙교섭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금속노조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완성차 소속이고, 완성차의 영향이 큰 협력업체, 부품업체 조합원까지 포함하면 금속노조 조합원의 절대다수가 자동차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차가 참여하지 않는 중앙교섭은 아무리 교섭을 잘 해도 반쪽에 그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

금속노조 역시 이런 현실에 대한 대안으로 무조건 중앙교섭에 참여하라고 요구하기보다 업종별 교섭 등 기업별 교섭을 뛰어넘는 다양한 형식의 교섭틀을 구상하고 있고, 현재 진행 중인 6기 임원선거에서는 이런 내용이 공약으로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대공장과 중소사업장의 교섭시기가 서로 다르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역지부들은 단협의 유효기간이 3월 31일까지로 돼 있어 4월에는 상견례를 해야 하지만, 기업지부들은 유효기간이 이와 달라 4월에 상견례를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

이와 관련 박 실장은 “차기 집행부는 대공장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교섭틀을 고민하는 한편, 서로 다른 교섭시기를 일치시킬 수 있도록 정확한 조직진단에 근거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조인식을 끝으로 5기 집행부의 공식적인 집행이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이런 과제들은 6기 집행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