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수용’이 갈등을 에너지로 바꾼다
‘이해’와 ‘수용’이 갈등을 에너지로 바꾼다
  • 김한준_ 성공리더스협회 회장
  • 승인 2005.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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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협력 통해 자기 강점을 발휘하는 것이 ‘시너지’

김한준
성공리더스협회 회장
생산1팀 K팀장은 조직개편 이후 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팀에서 가장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팀의 분위기를 이끌고 동료들과 술좌석도 자주 갖는 L과장과, 생산 1팀에서만 분석적인 사고를 지닌 5년차 J과장, 입사 4년차인 L대리. 


상반기에 생산1팀의 실적이 좋아 본부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어 신규 직원 1명을 배정받기도 하였다. 무더웠던 여름도 지나 이젠 가을의 문턱에 서있는 9월이다. 회의가 10분 정도 지났을 무렵  L과장이 갑자기 제의를 한다.

 

L과장 : 팀장님! 이번에 신규로 발령받은 직원도 있고 9월도 시작되었으니 주말을 이용해 1박2일간 야유회나 가시면 어떠시겠어요?
K팀장 : 야유회? 꼭 가야 하나?
L과장 : 신입사원도 들어왔으니 환영도 하고 분위기도 살리기엔 좋지 않을까요?
K팀장 : 그래! 어디로 가면 좋겠나?
L과장 : 그렇죠?  가까운 곳은 가 봤으니 이번엔 먼 계곡으로 가면 좋겠는데요.


K팀장과 L과장의 대화를 듣고 있던 J과장이 다음과 같이 질문을 한다.
J과장 : 그러면 어디로 가실지 생각해 보셨어요?
L과장 : 글쎄, 정확하게 아직 생각은 안 해봤는데….
J과장 : 갈 땐 무엇으로 이동하죠?
L과장 : 자가용으로 삼삼오오 이동하든지 버스를 대여하든지 하지 뭐
J과장 : 기거할 숙소는요?
L과장 : 콘도나 아님 민박 아니면 그 근방에 숙소를 찾아 봐야죠.
J과장 : 회비는요?
L과장 : 팀 비용으로 하고, 안 되면 일부 갹출하지 뭐.


L과장과 J과장이 한참 동안 이런 대화를 나누던 중에 화가 난 J과장이 큰 소리로 말한다.
L과장 : 이번일 없던 걸로 합시다. 하려면 자네가 해. 팀장님! 회의나 하시죠.
J과장 :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야유회를 갈려면 이 정도는 확인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안 그래? L대리?
L대리 :  (가만히 앉아서 분위기만 살핀다)

 

 

이 글을 읽고, 또 지금까지 연재한 내용을 정리해보면, 사람들마다 행동유형 패턴과 스타일들이 다르기 때문에 회사와 가정, 모임에서 조차 행동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그들 각자의 선호도에 따라 표현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L과장의 입장에서 보면, 신입사원도 들어왔고 또한 새로운 마음으로 단합대회 형식의 야유회나 한 번 가자고 제안하면 “참 좋은 아이디어네요”라고 동료들이 말을 해 줄 것으로 기대 하고 말 한 것인데,  J과장의 “회비가 얼마인데요?”, “콘도는요?”, “이동수단은?”이라는 합리적인 사고의 제안에 화가 났을 법도 하다.


J과장의 입장에서 보면, 야유회를 가기로 했는데 숙박 장소가 없으면 불합리하다고 판단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사실을 알아보고 결정해야 된다는 것이다.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에서도 마찬가지. 각 유형들은 얼마나 서로 잘 어울릴 수 있을까 ? 


L과장은 주로 “I(사교형)성향이 있으며 J과장은 C(신중형) 성향이 있다.  I형과  C형은 과업수행에 있어서 보완적인 편이다. 사교형 성향은 신중형 성향으로부터 구체적 사실과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신중형 성향은 사교형성향의 새로운 아이디어, 설득력, 사교성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성격유형에 따라 우선순위와 판단 기준이 다르다

 

반면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면 서로의 우선순위가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사교형 성향은 사람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반해, 신중형 성향은 그 일의 기준과 정확성, 표준에 기초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편이다.  또한 신중형은 사교형의 말을 듣고 일을 수행하는 편이지만 사교형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단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에 불과할 뿐이다.


사교형의 남편이 부인에게 말한다. “여보, 다음 주말쯤 가족들과 가까운 데라도 다녀옵시다.” 신중형의 부인은 주말 스케줄을 비워두고 며칠 동안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며 준비한다. 주말 아침에 부인이 말한다.
“오늘 몇 시에 갈 거예요? 아이 우유와 먹을 것을 챙겨야 하니까”


남편이 말한다. “오늘?  나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 데…?” 부인 입장에서 보면 어이가 없다.  하지만 남편은 본인의 말을 그렇게 까지 받아들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부인이 보기에는 남편이 너무 산만하고 말이 많으며 비조직적으로 비추어진다. 그러나 남편이 보기에 부인은 너무 비사교적이고 느리며 지나치게 엄격하기 때문에 융통성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점들을 볼 때 서로 다른 유형에 대해 편견을 갖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우리는 자신과는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 자기의 강점을 발휘하면서 보다 생산적인 관계를 이룰 수 있다. 그렇게 얻어진 조화와 협력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관계 효율성이며, 시너지(Synergy)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 이해와 수용이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기여를 기꺼이 인정하는 것이다. 이 이해와 수용이 서로의 차이에서 오는 긴장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시작이자 핵심이다.

 

 Jun’s tip

L 과장의 성향이 사교형 성향이기에 그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여 “참 좋은 아이디어네요. 역시 과장님이시네요. 그런데 언제, 어디로, 이동방법에 대해서 서로 얘기해 보시면 어떠세요. 더 좋은 곳이 있으시면 의견을 주시고요.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라고 대화를 나누었으면 회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졌을 것이다.


K 팀장 또한 마찬가지로 “꼭 가야 하나? 그래! 어디로 가면 좋겠나?”라는 식의 D(주도형) 성향을 버리고 사교형 성향에 맞는 대화를 유도해 간다면 더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