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면 이긴다”
“하나가 되면 이긴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11.0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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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노조말살 땐 12월 총파업
주말 양대 노총 릴레이 노동자대회 열려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5만여 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09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내년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대규모 집회가 잇따라 열려 정부와 노동계가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7일 한국노총이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대규모 노동자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8일 오후 민주노총이 같은 장소에서 5만여 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만6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09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복수노조나 전임자 문제는 노사가 알아서 할 일이지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정부가 노조를 말살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다음달 80만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총파업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전태열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왼쪽)가 임성규 위원장의 부축을 받은 채로 연대사를 하고 있다. ⓒ 봉재석 기자 jsbong@laborplus.co.kr
이날 임성규 위원장의 부축을 받아 무대에 오른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는 “이명박이 경제를 살린답시고 착각하고 달려드는데 여러분들이 온갖 것을 다 만들고 대한민국을 만들어온 이들”이라며, “한국을 살려온 노동자들을 짐승 취급하는데 전체 노동자가 힘을 모아 인간다운 권리를 꼭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여사는 특히 “여러분이 피땀을 흘린 대가는 절대로 헛되지 않다”며 “하나가 돼라. 하나가 되면 산다. 하나가 되면 이긴다”고 단결을 강조했다.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은 대회 마지막에 집단 낭독한 결의문에서 ▲ 복수노조 자율교섭과 전임자임금 노사자율 쟁취 ▲ 노동기본권 쟁취 ▲ 구조조정·신자유주의 시장화 정책 저지와 사회공공성 쟁취 ▲ 비정규법·최저임금법 개악 저지와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 쟁취 ▲ 전 국민에 대한 실업안전망 확충 민생예산 확보 ▲ 범국민적 반이명박 연대투쟁 전개 등을 결의했다.

민주노총의 이날 전국노동자대회는 오후 5시30분께 별다른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해산했다.

복수노조 창구단일화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시행에 대해 노동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정부는 이를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강행하려 하고 있어 노정간의 긴장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양대 노총은 릴레이 노동자대회에 이어 각각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노정간의 충돌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임성규 위원장의 '특별한 감사'에 담긴 의미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8일 열린 노동자대회 대회사에 앞서 특별히 언급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일종의 'Special thanks'인 셈인데 이 속에는 현재 민주노총이 처한 현실과 고민이 녹아 있었다.

가장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한 대상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였다. 이소선 여사는 해마다 민주노총 노동자대회를 찾는다. 이 대회의 명칭부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민주노총 노동자대회'다. 이른바 '노동운동의 위기'가 거론될 때마다 항상 같이 언급되는 것이 '전태일 정신의 부활'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최근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 속에 계속 밀려온 민주노총의 상황과 맞닿은 감사인사라고도 할 수 있다.

더구나 이소선 여사 본인이 언급했듯이 어쩌면 이번이 이소선 여사가 참석하는 마지막 노동자대회가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담겨 있다. 고령에 건강이 좋지 못한 이소선 여사는 최근 거동마저 불편한 상황이다.

두 번째로 언급한 것은 파업을 진행중인 노동연구원노동조합에 대한 감사와 연대였다. 박기성 노동연구원장이 잇따른 '설화'를 일으키고 있는 상태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자대회 현장에서 대회사를 하기에 앞서 거론한 것이다.

이것은 박기성 원장 개인에 대한 문제제기라기보다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앞세워 노동을 등한시하는 현 정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회장에 참석한 통합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을 모두 일으켜 세워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KT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이후 지속적인 '공세'에 시달려온 임성규 위원장과 민주노총으로서는 13만 통합공무원노조가 상급단체를 민주노총으로 결정한 것이 더없이 고마운 일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