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그 딜레마
복수노조, 그 딜레마
  • 박석모 기자
  • 승인 2009.11.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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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모 smpark@laborplus.co.kr
아무래도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는 올해 안에 노사정간의 ‘합의’에 도달하기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물리적으로 시행까지 채 두 달도 남지 않았지만 노사정 각각의 입장은 아직까지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지요.

지난 10월호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한 <참여와혁신>은 이 문제에 대한 노사 각 당사자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10월 13일 민주노총을 찾았습니다.

사실 복수노조를 허용하라는 이야기는 민주노총 결성 이전부터 이른바 ‘민주노조운동’ 진영의 오랜 요구였습니다. 헌데 하부영 전 울산본부장 같이 민주노조운동에 오랫동안 헌신해왔던 이들 중 일부가 이번엔 복수노조 허용이 민주노조운동을 파괴하려는 칼날이 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임성규 위원장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현장의 정서를 보면 조합원 중 약 80%는 복수노조에 반대할 거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하시더군요. 이게 민주노총의 현재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그만큼 민주노총이 자신감과 패기를 잃어버린 게 아닐까 생각됐습니다.

물론 덩치가, 그리고 영향력이 커진만큼 고려해야 할 지점들이 더 많아진 것일 수도 있겠지요. 복수노조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닐 겁니다. 민주노총만의 이야기도 아니겠지요. 과거에 했던 말이 되레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겠습니까? 인터뷰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어쨌든, 노사정 6자회담이 시작됐습니다. 여기에서 전향적인 ‘합의’에 도달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그 합의가 어떤 것이 됐든, 이제는 ‘허언’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취사선택>은 취재기자들의 취재후기를 담아내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