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리 나무를 꿈꿉니다
상수리 나무를 꿈꿉니다
  • 하승립 기자
  • 승인 2005.07.10 00:00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집장 하승립
너무 흔해서 글로 써 놓으면 낡은 느낌이 드는 말들이 있습니다. ‘세월이 살 같다’는 말도 그 중 하나겠지요.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이보다 잘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요.


지난해 이맘 때 <참여와혁신>이 작은 씨앗 하나를 뿌렸습니다. 행복한 일터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큰 꿈을 그 씨앗 속에 품고 말이죠. 그리고 열두 달이 흘렀습니다. 1248쪽 책 구석구석에 정성을 담아 물을 주고 잡초를 골라냈습니다.


아직은 이 씨앗이 나무가 되지 못했습니다. 따가운 뙤약볕을 피할 그늘도 아직은 만들지 못합니다. 세찬 비바람에도 끄떡없을 만큼 넉넉해지지도 못했습니다. 여려서 바람에 휘청이고 뿌리가 깊지 못해 심한 비라도 올라치면 위태롭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입니다. <참여와혁신>은 여전히 꿈꿉니다. 뿌리를 더 깊숙이 내리고, 키도 더 키우고, 덩치도 키워 단단해지고픈 꿈을 꿉니다. <참여와혁신>이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 언제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쉬어가겠지요. 먼 길 떠나는 사람들은 우뚝 솟은 그 나무를 보고 방향을 잡을 수 있겠지요.


<참여와혁신>은 상수리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상수리 나무는 그 열매를 먹을 수도 있고, 또 가축의 사료로도 쓰입니다. 잎은 누에를 기르는데 유용하게 쓰이지요. 나무는 좋은 건축자재입니다. 그리고 상수리 나무는 ‘참숯’의 재료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이 유용한 쓰임이 있는 것이지요.


노동하는 사람들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게 삶을, 가족을 생각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까지 <참여와혁신>은 더욱 부쩍부쩍 자라나갈 것입니다. <참여와혁신>에 물을 주는 것도, 그 열매를 먹는 것도, 또 건축재나 땔감으로 쓰는 것도 모두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지난 1년 간 아낌 없는 사랑과 질책을 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제 저희는 다시 출발선에 서겠습니다.

 

7월호에서는 창간특집으로 노사관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한국의 노사관계를 움직이는 것은 누구인지, 그리고 앞으로의 노사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십시오. 이 조사는 매년 계속될 것입니다. 한국 노사관계가 어떤 변화를 겪는지 지켜봐 주십시오.


아울러 <참여와혁신> 1년 간의 발자취도 되돌아봤습니다.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기사는 복기도 해봤습니다. ‘아, 그 기사! ’ 이런 게 있으신가요?


나눔과 연대를 위한 첫 발도 내딛습니다. 노동계가 먼저 나서서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고민해봤습니다. 여러분도 그 고민에 함께 하시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