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3개월, 다시 初心으로
작심 3개월, 다시 初心으로
  • 취재팀장 정우성
  • 승인 2010.03.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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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노동조합 활동가 한 분과 술자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참여와혁신>의 열렬한 애독자인 이 분은 술자리 도중 조심스럽게 <참여와혁신>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처음 <참여와혁신>을 접했을 때 勞나 社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약 1년 전부턴가요? 노동계에 치우친 글을 쓰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런 언론사들은 진보매체란 이름으로 이미 많이 있지 않나요? 노동계에 치우친 글이 노동운동을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몇 개월 전부터 간혹 독자들의 이런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만 직접 현장 활동가에게 듣게 되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너무 안이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사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는, 현장과 밀착한 기사를 만들겠다는 것이 <참여와혁신>의 모토였지만 현장과 괴리됐던 것은 바로 우리라는 생각을 하니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2010년을 시작하며 <참여와혁신>은 ‘노동자 정신, 기업가 정신, 레이버플러스 정신’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현장의, 삶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작심 3개월이 되버렸습니다. 어느 샌가 <참여와혁신>에 현장은 없고 관념만 넘쳐나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고귀한 조언에 항상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작심 3개월을 때려치우고 지난 1월에 선언했던 대로 ‘노동자 정신, 기업가 정신, 레이버플러스 정신’에 입각해 치열한 현장 속에서 기사를 쓰겠습니다.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드리고 판단은 독자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못미더우시겠지만 다시 한 번 지켜봐주십시오.

이번 호에는 노동자 개인의 삶에 깊이 들어가 보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특히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금호타이어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 정리해고 이후 삶의 변화를 알고 싶어 쌍용자동차와 캐리어 해고노동자들도 만났습니다. 모든 노동자들의 걱정은 역시 가족이었습니다. 부모와 아내, 그리고 자식들을 걱정하는 노동자들의 얼굴은 고통스러웠지만 희망까지 버리진 않았더군요.

그리고 20대 청년들도 만나봤습니다. 스펙에 얽매인, 알바로 대학생활을 꾸려나가는 그들을 보며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할 일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또한 희망이 사람을 전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희망에 대한 의지가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생각하며 희망을 일구는, 실천하는 삶을 우리 스스로에게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