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노동계가 ‘나눔의 네트워크’를 만들 때
이제 노동계가 ‘나눔의 네트워크’를 만들 때
  • 함지윤 기자
  • 승인 2005.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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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III] ‘행복한 일터와 나눔을 위한 연대’ 준비위원회 출범키로
노조 상황 맞춰 끝전 모으기, 사랑의 밥 나누기 등 계획

노동계가 휘청거린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조금 잠잠해질만 하면 비리 사건이 터지고,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 노동운동의 뿌리였던 도덕성과 연대가 흔들리면서 노동계는 요즘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을 외면하고, 임단협 투쟁 중심의 노동조합 활동은 한계에 달했다는 이야기가 노동계 내에서 심심찮게 들린다. 내부의 조합원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노동조합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것은 노동조합 활동가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노동운동의 현실 속에서 제시된 하나의 방향인 나눔을 위한 연대가 그 첫 발을 내딛을 준비를 시작했다. 그간 각각의 노동조합은 드러나지 않게 소외계층을 위해 다양한 나눔 활동을 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단위 노조 차원의 나눔 활동을 외부로 알려내어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길을 닦아가야 할 때이다. 나눔과 연대라는 노동운동의 뿌리의 재발견을 통해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앞장설 때이다. 이를 통해 한국의 노동운동은 서민, 대중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나눔을 적극 실천해왔던 노동조합 위원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눔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그리고 ‘(가칭)행복한 일터와 나눔을 위한 연대 준비위원회’를 결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김덕철 SK텔레콤노조 위원장, 서학수 롯데알미늄노조 위원장, 오현수 공공노련 위원장, 하희섭 광주은행노조 위원장이, 집행위원장은 박병규 전 금속산업연맹 부위원장이 맡기로 했다.


나눔 활동에 대한 공유는 단순히 ‘봉사활동’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시대적 흐름을 선도하는 노동운동의 새로운 방향 모색이라는 고민이 담겨 있는 것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통한 연대의 틀 확장과 노동운동 길찾기가 그 첫 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좌담 참석자
김덕철 SK텔레콤노조 위원장     박병규 전 금속산업연맹 부위원장     서학수 롯데알미늄노조 위원장
오현수 공공노련 위원장     이용수 <참여와혁신> 발행인

 


박병규_ 그동안 저희들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있다고 해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 15년 전에 현장에 계신 분들과 이런 비슷한 일을 해 본적이 있다. 그 때는 그렇게 오래하지 못했다. 노조 일하면서 많이 해야 하는데 생각만 있지 잘 안 된다. 노조 일에 쫓기다 보니까. 제가 있던 기아자동차노조도 한 달에 200만원 정도 전달하고 했었는데, 전달만 했지 그대로 끝나버린 것 같다.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서학수_ 기업 단위에서 종교별, 부서별, 공장별로 나눔 활동을 하고 있다. 노조에서 앞장서서 같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3년이 되었다. 공장별로 불우단체 한 곳씩 정해서 가족동반으로 희망자 접수받아 방문 활동하고 있다.

 

끝전 모으기도 하고 특정한 날을 정해서 신청 받아서 봉사활동 간다. 노동조합에서 주관하는 것이 많다. 이제는 금적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봉사활동 위주로 적극적으로 몸으로 하는 것으로 많이 하고 있는 편이다. 망년회 비용 3만원이 나오는데 그 중 2만원으로 쌀을 사서 가까운 곳에 영세한 분들 임대아파트 찾아가서 어디서 왔는지,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고 그냥 초인종 누르고 한 포씩 드리기도 한다.


그리고 노동조합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봉사활동이 지속될 수 있게 제도적으로 해 놓았다. 끝전 모으기는 조합원 외에 임직원 전원이 참여한다. 올해는 소년소녀가장 4명 정도를 정해서 대학 졸업할 때까지 지원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오늘 이렇게 참석한 것은 같이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동참할 수 있는 부분은 동참하고자 한다. 제가 제일 꺼려하는 것은 표면화되는 부분이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공개적으로 해도 되는지 조심스럽다. 지금도 전 가족이 장기기증을 해 놓았는데, 이것을 점차적으로 조합원들에게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강요는 아니고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되니까. 좋은 쪽으로 이야기가 된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

 

노동운동이 앞장서서 따뜻한 사회 만들자


김덕철_ 이런 자리 나와서 이런 말을 하는 게 부끄럽다. 노동운동에 첫 발을 딛을 때부터 노동운동이 뭔가 더불어 사는 사회,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되는 데 동참해야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했다.

 

그 당시에 자판기 수익사업이 있었는데, 100% 다 소년소녀가장을 도왔다. 마음은 있는데, 업무가 바빠서 행동이 따라주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 단발적으로 끝내지 말고, 노동운동을 하는 사회적 리더들이 관심을 갖고 앞장서서 나눔을 펼칠 수 있는 역할을 마련했으면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꿈이라면 남을 돕고 싶은 것일 것이다. 하지만 머리의 생각만큼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다. 그런 따뜻한 사회, 소외계층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계기를 여기서부터 마련했으면 한다.

 

오현수_ 사회적으로나 각 기업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 것 같다. 노조들도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로 사회공헌활동을 해왔다. 그것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나눔을 실천하는 노동조합이란 컨셉을 가지고 <참여와혁신>이 추진하고 있다.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이 체계적으로 결합이 됨으로써 시민사회운동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운동 자체가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확한 운동방향이 제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의 노조운동 위기가 조직이기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사회공헌활동 자체가 어떻게 보면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형식적 측면이 있었다. 노동조합의 사회공헌활동은, 노동운동자체가 서민·노동자 대중을 결합해 내는 운동이다 보니까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다.


주변의 동지들보다 많은 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도로공사에서 조합 활동을 하면서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했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톨게이트에서 성금모금도 하고. 지금도 동아리나 조합원끼리 정기적으로 사회복지 시설에 찾아가 참여하고 있다. 도로공사 같은 경우 전국에 사업장이 있어서 인근 사회복지시설에 찾아가 봉사활동하고 있다. 녹색교통운동과 함께 교통사고 유자녀 돕기도 했다.

 

한국노총과 함께 북한동포 비료보내기 등 그때그때 사회현안 문제와 관련한 사회공헌활동도 해 왔다. 많은 조직들이 똑같이 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젠 이러한 운동을 체계적으로 결속시켜 냄으로써 장기적으로 많은 노조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서 노동조합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국, 국민행복지수 바닥권


이용수_ 예전부터 노동조합을 만나면 주민과 함께하는 노조운동, 주위를 돌아보는 노조운동을 하라고 권유했다. 남들에게 하라고 하고 우리는 안 할 수 있느냐 해서 작년부터 10여 명의 독거노인을 돕고 있다.

 

오늘 자리를 준비하면서 보니까 국민이 느끼는 행복지수를 발표한 게 있더라. 미국이 15위이고, 대한민국이 47위이다. 반면에 아주 가난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가 1위이고, 멕시코가 2위라고 나왔다. 이런 것을 볼 때 돈만이 행복은 아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부참여를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한 게 있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할 때 돈으로 기부한 사람이 느끼는 행복감은 62이고, 기부참여를 하지 않은 사람은 52라고 한다.

 

자원봉사를 참여했을 때 62점이고 참여하지 않았을 때가 행복지수가 54점이라고 한다. 행복은 나누는 데서 얻어지는 게 아니겠나. 개인별로 하는 것보다 노조라는 거대한 조직이 체계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통해 자리를 만들게 됐다.

 

박병규_ 요즘 자원봉사의 특징은 자신의 장점을 나누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나눔은 항상 노조운동의 뿌리이다. 각자 하고 계신 일을 말씀하셨는데, 반성도 되고 깜짝 놀랄만한 일도 듣게 되었다.

 

최근에 노조가 안팎으로 굉장히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늘 여기서 이야기 나온 것을 보면 이런 많은 활동들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감춰져 버린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런 활동들이 계속 오르내렸더라면 최근의 문제로 노조가 이렇게 흔들렸을까 하는 생각이 내심 들었다.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을 내세우는 것이 좋은 것만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 일들이 일회적이고 아는 사람만 하고 있어서 큰 힘으로 나타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파업은 모여서 하니까 말이 있고, 봉사활동은 개별적으로 하다보니까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서학수_ 자살률이 선진국일수록 높고, 가난한 나라일수록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은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생산부서의 비정규직으로 시작해서 인사총무까지 다양한 부서에서 일을 했다. 노동운동과 봉사활동은 자기를 희생하고, 양보하고, 버림으로써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나를 버리면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 위원장을 그만두고 경비실에서 근무하더라도 최고의 경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금전적인 활동은 단명한다. 조합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체계적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활동을 표면화 시키려면 금전적 문제도 중요하지만, 참여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노동운동을 해야 한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안 해 본 사람은 못 느낀다. 전철타고 다니면서 지하도 장애우에게 백원, 천원 나누는 것과 TV의 ‘사랑의 리퀘스트’ ARS 모금도 대부분 서민들이 참여한다. 부자가 몇 억을 내는 것보다 더 많은 보람을 느낀다.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조직은 끝


김덕철_ 우려하는 부분이 현재 노동환경이다. 모임이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부정적으로 비춰지는 부분보다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은데 언론이 부정적인 면만 강조한다. 좋은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에 현재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다. 주위를 보면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분들과 연대를 통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노동운동도 시민운동도 마찬가지다.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조직은 끝난 것이다. 연대를 통한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고 본다. 주위의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분들과 연대를 통해 규모를 확대하는 쪽으로 포인트를 잡는 게 좋지 않으냐.

 

오현수_ 노동운동이 변화가 많은 것 같다. 80년대에는 서민대중과 결합하는 노동운동이었는데, IMF를 거치면서 조직이기주의가 만연한 이익집단으로 변모된 것 같다. 비정규직 문제도 정규직을 전제하지 않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한국 노동운동의 위기는 조직이기주의에서 비롯되었다. 노동운동의식이 시대적 환경 변화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일단 나부터 살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현재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안전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자기한테까지 오는 저지선, 바리게이트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서학수_ 그 점이 국민들에게 가장 비판받는 것이 아니겠느냐. 뒤돌아보는 노동운동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경우 비정규직도 임금이나 단협도 똑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뒤돌아보면서 운동을 하면 지탄을 받을 이유가 없다. 연봉직, 계약직도 우리가 끌어안아야 하는 부분이다. 사회적으로 소외받은 계층에 대해 우리가 나눔으로써, 노동조합이 이런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당연히 인사 듣는 쪽으로 흐름이 가게 된다. 우리 잘났다고 기자들에게 기사 써 달라고 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우리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겠느냐, 그렇게 본다.

 

연대의 동기를 만들어 나가자


오현수_ 밥퍼주기 운동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참여하기 전과 그 밥을 먹어본 것과는 다르다. 의례적으로 왔다가 직접 참여를 통해 인식을 하게 된다. 자기가 참여를 해보고 난 다음에 자기 차례가 되지 않았는데도 가족들과 같이 와서 참여하고, 그것을 통해 집 안의 아이가 달라지고 아내가 달라지게 되더라. 참여를 통해서 알리지 않으면 모른다. 나라님은 절대로 가난을 구제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모르기 때문이다. 의식은 하고 있으면서도 계기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프로그램만 형성이 되면 노조가 잊어버려도 꾸준히 이어지더라. 노동조합이 동기부여만 해 주면 자연스럽게 진행되더라. 연대를 통한 계기를 자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음만 있고 어떻게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프로그램을 제시해 주는 것을 여기에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박병규_ 현장의 대공장 노동자들도 노조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다. 이미 자기들만의 생각이 있다. 과거에는 노조 간부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었으나 지금은 아니다. 왜냐하면 노동조합이 뻔한 활동만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이 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예를 들어 노동조합이 임단협을 한다고 하면 조합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판단하고 있다.

 

그야말로 노조간부와 조합원 간의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대도 없어져 버렸다. 조직이기주의, 인간미가 없다고 하는데 정말로 이 사람들이 인간미가 없어져 버린 것이냐 하면 또 그런 것은 아니다. 라인에서 쉬는 시간에 TV를 볼 때가 있는데 인간극장 비슷한 것을 보면 40~50 넘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린다. 그것이 말하는 것이 무엇이냐면 그만큼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한 계약관계 이상은 아닌 것이다. 노동조합이 감동을 주지 못하니까 자기 조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노조가 하기 나름인 것 같다.

 

조합원들의 행복지수를 올리자


이용수_ 감동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노조가 끝전 모으기를 해서 어디를 도와주었더라도 조합원들은 못 느낀다. 조합원들의 행복지수가 올라가지 않는다. 어떻게 조합원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한 감정과 감동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가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 왔지만, 현재 우리의 조건으로 볼 때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알려내야 한다.


지금 노동조합이 비리의 온상으로 매도당하고 있지만, 노동조합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선행들이 같이 알려졌을 때 적어도 모든 노동조합이 불순한 세력, 조직으로 매도당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잘못된 것은 단죄를 받아야 하고 변화되어야 한다. 조합원들이 감동을 공유할 수 있는 그러한 것들이 필요하다.


노동조합이 나눔을 실천했을 경우 거기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복지예산하면 거의 눈 먼 돈으로 생각한다. 복지단체들도 눈 먼 돈을 악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것들이 왜 발생하느냐. 운영이 잘못되고, 관리가 잘못됐다고 본다. 사실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것이 아주 많다. 나눔 활동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하는 방향까지 진전되고 접근되었을 때, 노동조합이 작은 실수를 하더라도 양해되지 않을까 한다.

 

박병규_ 사례에 대한 공유를 하고,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했으면 한다.

 

이용수_ 지금 전국에 자원봉사자가 51만 명 정도 된다. 사회복지시설도 5970개 정도 있다. 그리고 크게 협의체나 중심체가 되고 있는 곳은 4곳 정도 있다. 자원봉사센터가 248개 시·군·구에 있고,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있으며,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한국자원봉사협의회가 있다.

 

작년과 재작년 1인당 평균 기부액을 비교해 보았는데 2003년에 한국인 1인당 5만7700원, 2004년에는 8만2400원으로 3만원 정도 늘어났다. 경기가 무척 안 좋다는데도 기부액은 3만원 정도 올랐다. 그리고 2003년에 자원봉사자가 14만 명이었는데, 2004년에는 23만 명이다. 9만 명이 늘어났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23만 명 중에서 거의 40%가 학생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보다 학점 때문에 의무적으로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60%가 6개월 만에 그만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에 대해서 고민할 부분이 있다. 과연 어떠한 부분을 고민해서 조합원들이나 가족들이 봉사활동에 연속성을 가지고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행복함을 느끼고 주위에 권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몇 번 하다가 제풀에 지치지 않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노조 조직률이 11%라고 한다. 한국사회에서 정말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11%에 육박한다. 147만 명 정도는 생활보호대상자로 공적 부조를 받고 있지만, 370만 명은 거의 차상위 계층으로 아무런 도움을 받고 있지 못하다. 그 중에 120만 명 정도는 의료보험을 체납해서 의료혜택도 못 받고 있다. 130만 명 정도는 어린아이다. 130만 중 40만 정도는 식사 세 끼를 다 못 먹는 아이들이다. 주변의 상황은 11%의 노조원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박병규_ 오늘 많은 얘기들이 나왔다. 나눔 활동의 원칙에 대해서도 동의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여기 모인 분들의 뜻을 모아서 ‘행복한 일터와 나눔을 위한 연대’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