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선택 지혜를 발휘하자
사교육 선택 지혜를 발휘하자
  • 조진표
  • 승인 2010.03.0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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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 맞는 학습방법 따로 있다
올바른 학습습관이 사교육비를 절감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사교육 공화국’에 살고 있음을 쉽게 실감할 수 있다. 사교육 공화국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무조건적인 ‘사교육 의존증’, ‘사교육 만능주의’다. 여기에는 사교육이 비싼 만큼 반드시 제값을 할 거라는 맹신이 숨어있다. 물론, 이 같은 믿음은 착시 현상 탓이다.

ⓒ 와이즈멘토

개인과외? 그룹과외? 무엇이 좋을까?

‘사교육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사교육 유형에 따른 학습효과를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아래의 그림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가장 일반적인 학습의 방법을 나열한 것이다. 1:1 개인과외는 타인의존도가 가장 높은 학습방법이고, 비용이 가장 비싸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지식전달 효율은 상대적으로 다른 학습법에 비해 높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인터넷 강의 등은 비용은 저렴하지만 지식전달 효율이 낮아 자기주도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적합한 방법이다.

학습 방법론적으로는 ‘사교육이 무조건 안 좋다’라고 할 수만은 없다. 골프를 처음 배운다고 생각해 보자. 레슨비용이 비싸 자기주도 학습을 한다고, 실내 골프 연습장에 가서 계속 혼자 연습하는 것보다 초기에 집중적으로 개인레슨을 받는 것이 훨씬 더 빠르고 경제적으로 골프를 익히는 방법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공교육은 30명이 넘는 학생들이 동시에 배우는 대형 강의에 해당된다. 대형 강의를 소화할만한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되지 않거나, 학교의 수준을 뛰어넘는 높은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교육을 통한 학습 방식이 맞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사교육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의 학습능력에 맞게 과외의 단점인 비용지출을 최소화하고 장점인 지식전달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짠다면 투자대비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경제적인 사교육 선택의 방법은 무엇일까?

과외보다는 복습시간이 더 중요하다

강남학생들이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유명학원이 많아서라기보다는 강남학생들의 전반적인 학습시간이 다른 지역 학생들보다 많기 때문이다. 과외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기 전에 현재 아이가 학교에서 배우거나 학원에서 배우는 것을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복습시간이 확보되어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돈은 돈대로 쓰면서 아이의 성적이 오르지 않는 집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이것저것 많이 하기는 하지만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이 아이에게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공통점을 어렵지 않게 발견한다. 현재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내용들에 대한 복습이 이뤄지고도 시간이 남을 경우에만 과외를 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돈만 낭비하게 된다.

학원강사의 개인과외는 가급적 피하라

서울을 기준으로 대학생의 개인과외비는 몇 년째 오르지 않고 그대로인 반면 일반 학원비가 크게 올라 대학생 개인과외비와 학원비가 엇비슷해졌다. 여전히 비싸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서는 싸졌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전문 과외선생님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개인과외비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여전히 높다. 보통의 학부모들은 점수가 너무 안 나올 때 안타까운 마음에 전문 과외선생님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교수법이 뛰어난 유명강사는 절대 개인과외를 하지 않는다. 학원에서 강의를 할 때 더 큰 수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외전문 강사의 과외는 투자대비 효과면에서 많이 떨어진다. 그리고 신고도 되지 않은 불법과외일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유명 대입종합학원에서 재수를 해 본 경험이 있는 대학생의 개인과외를 받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쨁 상위권은 인터넷 강의로 옮겨가라

상위권 학생들도 간혹 과외를 받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특정과목이 다른 과목에 비해서 유독 점수가 나오지 않는 경우에 그 과목에 한하여 과외를 단기적으로 받는 것은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혹시나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마음에 상위권 성적을 보임에도 학원을 전전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사교육 중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터넷강의를 듣는 것이 더 좋다. 메가스터디처럼 비싼 인터넷 강의가 부담된다면 메가스터디 강사들 못지않게 유명학원 강사들이 강의를 하고 있으면서 매우 저렴한 강남구청 인터넷강의나 EBS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하위권은 명문대 출신보다는 성실한 선생님을 우선시하라

사교육시장에는 명문대 프리미엄이 심하다. 대학생 개인과외를 하더라도 명문대 재학생이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명문대 출신 선생님이 많은 학원은 학생들로 붐빈다. 하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명문대 출신 선생님을 찾아다니면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중하위권의 성적을 보이는 학생들에게는 아주 어려운 문제를 푸는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습관을 바로 잡아줄 성실한 선생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줄 학원을 찾아라. 그것이 비용대비 효과를 늘리는 길이다.

영어, 수학을 제외하고는 적성에 신경 써라

학습능력도 타고난 능력 중 하나이다. 타고난 범위 내에서는 꾸준히 향상 가능하지만 그 범위를 넘어서는 기적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부모는 기적을 바라기 때문에 교육비가 과도하게 지출된다. 꼭 사교육을 시키고 싶다면 아이의 평생을 괴롭히는 영어를, 더 추가시킬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아이를 고3때까지 괴롭히는 수학을 시키는 것이 좋다. 그런데 수학과 영어 점수가 사교육을 시켜도 안 나올 때 학부모들은 다른 과목에 눈을 돌리는 데 사실은 영어, 수학을 시켰는데도 점수가 안 나온다면 학습능력보다는 다른 더 좋은 능력이 아이에게 있다라는 뜻으로 해석을 해야 한다. 감성을 키우기 위한 예체능과목을 제외하고 영어, 수학 이 외의 다른 과목에 장기적으로 돈을 쓰는 것은 낭비라고 보면 된다.

좋은 습관이 돈이다

어릴 때 독서습관과 책상 앞에 잘 앉아 있는 습관만 제대로 들여도 막대한 사교육비가 절약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다 똑같이 공교육을 시작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입학 전까지 얼마나 가정에서 습관을 잘 만들어 왔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그나마 초등학교 때는 다른 사람과의 차이가 적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라도 계획 세우는 습관, 독서습관, 복습습관 등을 들여놓으면 중학교 이후의 과외비가 많이 절감 될 수 있다. 우리가 너무나 많이 들어왔던 당연한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사교육비 절감의 가장 큰 요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