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이끄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
“리더십은 ‘이끄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
  • 박경화 기자
  • 승인 2005.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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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신을 바로 세우고, 노하우와 가치관을 나누자
LS전선 교육훈련팀 엄기성 과장

자기계발의 욕구는 자신의 직무에 대한 가치 부여에서 시작된다.’
LS전선(옛 LG전선) 교육훈련팀 엄기성(35) 과장이
10년 동안 교육업무를 담당해 오면서 터득한 동기부여의 원칙이다. 최근 들어 각 기업이 ‘자기 주도적 학습’을 교육훈련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직무가 조직 전체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01. 자신의 직무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라


현재 LS전선에는 135개 직무가 있다. 다양한 직무에 맞게 역량개발과 교육수요를 파악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엄기성 과장의 주요 업무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학습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하는 학습이 기업교육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엄 과장은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자기 일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직무에 대한 가치 부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80%, 조직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이 20%쯤 된다고 봅니다. 특히, 어떤 직무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직무 자체의 경중보다 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을 통해 느끼는 것이 더 많죠. 결국 내 일의 가치는 내가 만들어 간다는 겁니다.”


그래서 엄 과장은 기회가 있을 때면 후배들에게 스스로의 노력으로 맡고 있는 직무 자체의 가치를 더욱 높이라고 주문한다. 예를 들어 총무쪽 일을 맡고 있는 사람이라면 회사 자산관리 등을 위한 법적 자문을 외부 전문가에 구할 것이 아니라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획득해 스스로의 가치와 직무의 가치를 함께 높이라고 조언해 준다.

 

02. 제대로 분석해야 똑바로 전달할 수 있다


평소에는 전사적인 교육 프로그램 기획 등을 맡지만 연초 신임과장이나 신임대리들을 대상으로 직급필수 교육이 시작되면 엄 과장은 강사로 변신한다. 이때가 되면 조용하고 차분하던 그는 180도 다른 사람이 된다. 자기 안에 힘이 있어야 상대방에게 힘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


강의에 앞서 그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학습자 분석이다.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누구에게 전달할 것인가’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강사라면 전문성은 기본일 테고, 강의할 대상에 대한 분석을 꼼꼼하게 해야 합니다. 아무리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뛰어나도 상대방의 상황과 수준에 맞게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거든요.”


엄 과장은 이것이 교육뿐 아니라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기초라고 말한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대화해야 할 사람의 수준과 특징, 평소의 생각 등을 잘 알고 시작해야 대화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

 

03. ‘전달’보다 ‘상호교감’에 초점을 둔다


어느 기업에서나 있는 일이지만, 10여 년 전에는 교육 때, 교육생들이 중간에 ‘도망가는’ 일도 심심치 않았다. 엄 과장은 “특히나 생산직 직원들에게는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이 무척 고역일 수밖에 없다”며 “교육이든, 대화든 상대방이 지루해 한다면 그것을 이끌고 있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교육이 일방적 전달이 아니라 상호작용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영상자료나 유머 등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것이 꼭 올바른 해결책은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시간 때우기’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엄 과장은 보조적인 수단은 결정적 효과를 줄 수 있을 때 한 번 정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충고 한다. 그 외의 것은 주로 강의 속에서 해결한다. 예를 들어, 회사의 경영 현황에 관한 교육이라면 곳곳에 중요한 지표를 괄호로 처리하고 이를 교육생들이 맞추도록 하는 것 등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혼자서 일방적으로 떠드는 대화나, 상대방이 지루해 하는 대화, 본질적인 내용보다는 곁가지로 새는 대화는 실패한 대화라는 게 엄 과장의 설명이다.

 

04. 평소의 행동이 중요하다


엄기성 과장은 신입사원 때부터 작은 모듈을 만들어서 강의를 맡아왔다. 때문에 사람들 앞에 서는 일,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에 대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오랜 경험 끝에 몇 가지의 ‘스킬’을 터득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평소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시간이 갈수록 더 깊이 느끼게 된다.


“제가 사내강사 역할을 할 때면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 대부분 평소에 저를 잘 알고 있는 동료, 선·후배 들이에요. 프리젠테이션 스킬이나 몸짓, 언변이 아무리 뛰어나도 평소 제 행동이 신뢰할 만한 것이 못 되면 강의 내용도 신뢰를 받지 못하죠.”
그래서 그는 강의 준비보다는 평소의 언행에 더 많이 신경을 쏟는다.

 

05. 리더십의 개념을 ‘영향력’으로 바꾸자


최근 교육훈련팀은 직무교육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팀워크, 리더십 등의 ‘휴먼 스킬’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직적 조직문화가 수평적 문화로 진화해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포지션 파워’라고 해서 부장, 팀장 등의 ‘자리’ 자체가 리더십의 상징이었죠. 하지만 조직이 점점 수평화 되면서 위치 자체에서 나오는 권한이나 힘이 많이 축소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리더십의 개념을 ‘영향력’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리더십은 리더(이끄는 자)와 팔로워(따르는 자)가 고정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영향력은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또 옆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엄기성 과장이 생각하는 영향력의 핵심은 ‘나눔’이다. “리더십이란 자기를 바로 세우고 남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나누느냐 하면, 시간을 나누는 거죠. 특히 후배들과 시간을 많이 나눠야 하고요. 그 다음으로 정보와 자료, 자신의 노하우와 가치관을 나눔으로써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